어느 새 상반기의 마지막 달이 됐습니다.

나이 마흔이면 '몸에 난 상처도 잘 아물지 않으니 마음의 상처야 오죽하랴'고

쓴 시인(이재무)이 있었지요.

마흔이 지난 지 이미 오래이니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작은 스트레스 못이기고 쥐어짠 얼굴의 여드름 자욱 아물기까지  한참 걸리니

마음의 상처 생길 때마다 쓰리고 아프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저 그러려니, 세상 사는 게 다 그렇지,

살다 보면 더한 일도 많은데 일희일비 하지 말아야지 마음 먹어도

좀처럼 마음 가라앉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성실함이 바보스러움으로 비쳐지는 거야

셱스피어 시대에도 그랬다니까 할 수 없다 쳐도

행여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게 될까 애써 무시하는 상황을 보고 듣다 보면

나이 먹어 잊은 줄 알았던 세상에 대한 분노가 솟구치는 것이지요.

 

말로는 지식경영이니 개혁이니 하면서 실제로는

여전히 몇몇 사람들로 장벽 치고 그 속에서

서로 듣기 좋은 말만 하면서 현장의 소리에 귀 막고 있는 게

어디 정치권력 가진 사람들만의 세계이겠는지요.

 

그래도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잖아 하면 할 말 없지만

글쎄, 그럴까요.

제가 보기엔 우리 주위엔 아직도

권위가 아닌 권위주의에 갇혀 있는 사람과 조직이 수두룩해 보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냐구요?

덩샤오핑(등소평)은 젊은 시절도 아닌

60대와 70대에 권좌에서 밀려나는 고통을 겪고도

끝까지 중국의 개혁노선을 이끌고,

90세가 넘도록 어린아이같은 천진한 얼굴로 살았지요.

 

그에게 서방의 어떤 기자가 일생동안 그렇게 많은 좌절을 겪고서도

꿋꿋하게 이겨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낙관'과 '인내'라고 답했답니다.

힘든 일이 닥치면 묵묵히 참고 견디되

별 것 아니고, 따라서 얼마든지 이겨낼 수도 있고,

또 이길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과 태도가

60세가 넘어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냉수마찰과 산책으로

건강을 지키며 복귀를 꿈꿀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는 것이지요.

 

저는 올봄 여러 가지로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

다시 한번 이 '낙관'과 '인내'라는 단어를 되새겨 봅니다.

낙관이 없으면 인내할 수 없겠지요.

 

덩샤오핑만큼 살려면 아직도 40년 이상 더 살아야 하고,

그만큼 못살더라도 25년은 충분히 더 살테니

25년 전, 그야말로 가진 것이라곤 오직 씩씩함뿐이던

시절의 패기와 용기를 되찾아보려 합니다.

 

모든 게 불안하고 불확실했지만

할 수 없는 일이라곤 없다고 믿었던

시절의 낙관적인 태도와 의지를 되찾아

무시로 나를 짓누르는 세월의 무게와, 여자라는 한계를

쾅!  깨부수려 하는 것이지요.

 

물론 그러자면 망서리다 주저앉지 말고

과감하게 밀고 나가야겠지만 말입니다.

해보죠 뭐. 몸과 마음 다 건강한데 뭔들 못하겠습니까.

 

역경을 이기는 힘, 그건 누가 주는 게 아니고

나 스스로 만드는 것일 테니까요.

힘은 바깥 그 어딘가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겠지요. 분명!!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