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당사자(Stakeholder)는 누구인가?


- 기업브랜드를 중심으로 살펴보기- 

기업 브랜드와 관련한 책이나 논문에는 ‘Stakeholder'란 말이 많이 등장한다. 한국어로는 보통 ’이해당사자‘라고 번역을 한다. 그런데 기업브랜드와 관련한 영역을 넘어서면 경영학 서적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도 거의 쓰이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stakeholder'란 단어 자체는 아주 재미있다. ’stake'는 원래 ‘도박의 판돈이나 내기에 건 돈’을 의미한다. 그것에 가지고 있다는 ‘holder'가 붙어, ’도박판에서 판돈을 보관하는 제 3자‘가 보통 사전에 나와 있는 뜻이다. 그런데 도박 자체가 서로가 이해관계로 묶여서 자웅을 가리는 판이라는 데서 파생되어, ’stake'가 ‘이해관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stakeholder'라고 하면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 즉 이해당사자‘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기업브랜드에서 ‘이해당사자’가 중요한 이유

 

왜 다른 경영학 분야에서는 ‘이해당사자’란 단어가 별로 쓰이지 않는 걸까? 대부분의 경영에서 서로 마주치게 되거나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은 주로 계약에 근거한 ‘거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인사(Human Resources Management)는 기본적으로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계약에서 출발한다. 이외에 수요자와 공급자의 구매/납품계약이 있고, 다른 기업과의 상호협력계약 등 여러 가지 계약들이 기업이 해야 할 일과 영향을 명료하게 정의하여 놓는다. 상호합의된 상태에서 정해진 규칙과 경로를 따라서 관련된 모든 행동을 펼치는 것이 바로 거래관계이다. 다자(多者)간의 계약이 있기는 하지만, 당사자들도 계약서에 명시된 사람들만 해당될 뿐이다.

‘이해당사자’라고 할 때의 ‘stakeholder'에는 그렇게 뚜렷하게 서로 간에 주고받을 것을 명시한 계약서가 없다. 행위에서 누구까지 영향을 받을지 그 범위조차 불명확하다. 위키피디아에 실린 정의도 그저 다음과 같이 두루뭉술할 수밖에 없다. 

Stakeholder (corporate): a person, group, organization, or system who affects or can be affected by an organization's actions  

굳이 해석을 한다면 ‘기업의 활동에 영향을 주거나, 영향을 입는 사람, 단체, 기관, 제도’를 일컫는다. 사람이라면 여기에는 현재의 임직원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가족, 기업이나 공장이 위치한 지역의 주민, 언젠가 해당 기업에 취직할 지도 모르는 사람들까지 넓은 범위의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다. 게다가 언론기관이나 정부와 같이 단체나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 집어넣는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될 것이다. 실제 GE(General Electric) 같은 경우는 기업브랜드의 목표고객과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 Customers / Consumers - Buy from GE

- Investors - Invest in GE

- Employees / Recruits - Work for GE 

결국 모든 사람이 기업브랜드의 고객이라는 얘기다. 고객(Customer)이나 소비자(Consumer)라고 할 때 현재의 고객과 소비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뒤의 투자자나 임직원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사람이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딱히 기업브랜드 활동이라는 것을 명시하시는 않았지만, 나이키도 비슷하게 모든 사람이 자신의 브랜드의 고객이요,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고객임을 그들의 브랜드 미션에서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보여준 바 있다. 

<나이키의 브랜드 미션>

“To bring innovation and inspiration to every athletes* in the world."

* If you have a body, you're an athlete.  

브랜드 미션에 이렇게 자신들의 브랜드 에센스를 잘 담아내서 표현한 경우를 보지 못했다. ‘athlete'을 거의 전문적인 운동선수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거기에 별표를 붙여 문자 그대로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몸뚱아리‘라도 갖고 있다면, 운동선수라면서 자신의 고객층을 명확히 하면서 고객들에게 바로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극히 제한된 쓰임새로 극소수의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라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브랜드 바깥의 세계와 표피 아래로 규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브랜드에서는 위에서 말한대로 표면상으로 연계되고 규정된 이해당사자의 폭이 훨씬 넓기 때문에 그야말로 지역, 인접 제품, 소비자 트렌드, 매체의 변화, 거시경제의 움직임 등 모든 것을 관찰과 탐구의 대상으로 삼고, 스스로 정리하여 자신의 기업브랜드와 어떤 상호영향을 주고받을 것인지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군대에서 야간경계를 서며 전방 관찰할 때의 수칙 중 하나가 처음 좌측의 30도 정도를 보고, 이후 5~10도 정도 다음의 30도와 교차시키면서 시선을 이동하라는 것이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렇게 차근차근 자신의 전방을 모두 관찰한 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같은 행동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한다. 전방에서의 이상 움직임은 단독으로 보다는 연속선상에서 더욱 포착하기 쉽다. 그리고 어떤 연유인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만 대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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