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칸느광고제와 광고트렌드

 

지난 토요일 2010년 칸느광고제가 막을 내렸다. 세계경제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작년 칸느의 분위기가 반등을 했다고 대체로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실제 내 자신이 피부로 느낀 분위기는 작년과 비교하여 그리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았다. 내가 아는 외국 친구들이 많이 오지 않았고, 다른 외국 친구들과도 어울릴 기회를 갖기 힘든 상황이었기에 그런지는 몰라도 오히려 참가자들 간의 유대감과 일체감을 높이는 역할에서는 후퇴하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도 들었다.

 

칸느광고제는 크리에이티브의 축제라고 보통 얘기를 하는데, 작년 칸느광고제 참가 후에 발표하기도 했지만, ‘크리에이티브’란 단어 자체를 좀 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는 생각은 이번 참관을 통하여 더욱 강해졌다. (작년 칸느 참관기 형태로 제일기획 사보에 실은 졸문 참조-http://www.cheil.co.kr/upload/kr/magazine/20100510/200907_11.pdf) 사실 이번의 크리에이티비티-창조성-은 전통적인 의미에서는 더욱 약해진 느낌을 받았다. 문제를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파고 들어가 정의하는 깊이나 그것을 해결하는 창조적인 반전(反轉)으로 열광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작품을 찾기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이번 칸느광고제의 특징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가 애매했다. 그래서 크리에이티브와는 거리가 있게 느껴지고 인식되는 숫자로 한번 이번 칸느광고제의 성격과 그를 통해 세계광고계의 변화하는 윤곽과 트렌드를 잡아보기로 했다.

 

1. 참관자 수 : 8,000명

작년의 7,000명 정도 수준에서 10% 이상이 증가한 숫자이다. 작년 제일기획 사보에도 썼지만 10,000을 넘긴 재작년이 이례적인 해였다는 데 나는 동의한다. 어쩌면 이렇게 변동이 심한 참관자의 숫자 자체가 광고계가 얼마나 경기에 민감한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2. 광고주 참관자 수 : 800명 이상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칸느광고제는 광고계의, 더 좁히면 광고계에서도 크리에이티브의 축제였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크리에이티브의 축제라고 하기 힘들다. 수상작들도 보면 전통적인 크리에이티브보다는 새로운 매체의 개발과 이용을 내세운 것들에 주는 경우가 많다. 광고주 측의 참관자 수가 해마다 꾸준히 늘어서 올해 10%를 돌파했다고 한다. 광고주의 입김이 그만큼 세졌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며, 광고계의 독립성이 약해지고, 광고주에 대한 의존도 그래서 전체적인 경기변동의 여파를 크게 입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3. 미국 광고계 참관자 수 : 900명 이상

전체 참관자의 10% 이상이 또한 미국에서 왔다. 광고계에서의 미국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라고 본다. 작년같은 경우 미국 참관자는 600명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작년은 10% 미만이었던 셈이다. 그만큼 미국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앙지로서 크게 타격을 입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거기서 이제는 10%를 훌쩍 넘고, 자신들도 1/3 이상으로 참관자 수가 증가한 것은 미래 경기를 밝게 예측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4. 출품작 감소한 카테고리 : TV(-7.5%), 옥외(-15%)

총 22,652개의 작품이 춤품되어 작년 대비 7%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09년은 충격적으로 ’08년 대비 출품작이 20% 이상 감소했단다. 그렇게 증가하는데 TV와 옥외(Outdoor) 부문만 상당한 비율로 감소했다. 두 부문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는 다른 매체들이 계속 새로이 태어나고 있고, 칸느의 경쟁 카테고리가 늘어난 데서 기인한 것으로, 그들의 영향력 자체가 그렇게 현저히 줄고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크리에이티브 사람들의 관심이 약간 분산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5. 한국 참관자 : 약 50명

얼추 추산한 숫자이다. 작년에는 최대로 잡아도 30명 정도였다. 한국 기업들의 출품작도 대거 늘어났지만 성과는 극히 미미하다. 그래도 30세 미만의 젊은 광고인드르이 경영무대인 ‘영 라이온스(Young Lions)'의 필름 부문에서 제일기획의 두 친구가 금상을 탔다. 그들의 성취와 두 배로 늘어난 한국 참관단의 숫자가 한국 광고계의 위상을 높이고 알리는 것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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