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랜딩은 언제, 어떻게 하는가? 

언제 기업 차원의 리브랜딩을 해야 하는지 한번 여러가지 사례를 가지고 살펴 보자. 우선 내부에 조직적인 변화가 있고, 그것을 내외에 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노출도와 파급력이 뛰어난 수단이 바로 리브랜딩이 된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경우가 CEO가 바뀌었을 때이다. 특히 내부 인사가 아닌 조직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목적에서 영입된 인사일수록 리브랜딩을 시도할 확률이 높다. IBM이 루 거스너(Louis Gerstner)를, HP가 칼리 피오리나(Carly Fiorina)를 기용하면서 슬로건을 새롭게 제정하고, 대대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펼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두 번째로 외부 환경이 변하면서 그 변화에 대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을 때 리브랜딩 활동이 펼쳐진다. 제품 브랜드이지만 기업을 대표하는 제품으로서 박카스는 1961년의 힘겨웠던 시절을 반영하는 ‘체력증강’이란 기능성 구호와도 같은 브랜드를 내걸으며 알약 형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1962년 복용액으로 제품 형태를 변형시킨 데 이어, ‘체력’에서 좀 더 넓은 형태로 해석할 수 있는 ‘활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생존 자체의 절실함이 관건이 되었던 데서, 경제발전의 시동이 걸린 사회로 이행하며 바뀌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후 ‘활력’은 보다 제품기능에 가까운 ‘피로회복’과 기업 브랜딩 효과를 내는 ‘신바람’으로 나누어져 진화했다. 그리고 이제는 거의 전설적인 사례가 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박카스의 ‘젊음’과 ‘도전’을 키워드로 한 리브랜딩이 이루어졌다. ‘당신은 누군가의 박카스’는 박카스라는 브랜드가 제품을 넘어서 사회적 존재로 기업의 브랜딩 역할까지 나아가도록 했다. 그런 면에서 현재 ‘피로회복’으로 초점을 바꾼 것은 제품의 기능 측면을 강화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기업 브랜드적인 속성을 후퇴시키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쉽다. 두 가지가 조화롭게 집행되어 시너지를 일으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부적인 변화의 방향을 명확하게 하고 그것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에서 리브랜딩이 행해지는 경우가 있다. 1993년 삼성이 기존의 별 세 개를 형상화한 로고로부터 오벌마크로 로고를 바꾼 것은 해외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의지의 표시였다. 그리고 1999년 디지털을 전면에 내세운 슬로건을 제정한 것은 그 때까지의 OEM이나 가격을 주무기로 한 보급품 위주에서 벗어나서 첨단 디지털 제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다.

새로운 슬로건과 함께 삼성의 1999년 리브랜딩 활동을 알리는 주축을 담당한 것은 광고였다. 당시 실제 매출은 미미하지만 디지털의 첨단성을 알리는 제품들을 소재로 한 광고를 대대적으로 집행함으로써 삼성은 자신들의 변화된 전략 방향을 내외에 천명하였다. 바로 앞서 올린 글, "리브랜딩의 범위와 유형"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기업 브랜드를 새롭게 하는 것 역시,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지고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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