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서의 외국인 모델과 관련하여 SBS TV와 아래와 같이 인터뷰를 했다.




불황 속 광고계, 톱스타 대신 '외국인 모델'로




익살스러운 모델부터 우아한 모델까지. 광고계가 국내 톱스타에서 외국인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광고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서인데요.

국내 광고계는 그동안 톱스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제작비에서 모델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는데요.

경기불황으로 제작비 규모가 축소되자 광고계가 모델료 부담이 적은 외국인 모델을 선호하게 된 겁니다.

[박재항/제일기획 브랜드 마케팅 연구소장 : (외국인 모델이 각광받는 이유?)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쓰는 것 같은 인상을 줄 수가 있고요. 아주 유명한 사람들 말고는 충분히 절약할 수 있는 그런 효과를 가져옵니다.]

외국인 모델이 각광받는 또 다른 이유는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아 스캔들과 인기 하락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점입니다. 제품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그만큼 적다는 얘기인데요.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내는 외국인 모델의 활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상 2/9 방영 ‘생방송 뉴스투데이’)




인터뷰에서 했지만 방송에 나가지 않은 얘기를 몇 가지 CNN의 <Back Story>란 프로그램처럼 나누고 싶다. 원래 질문지에는 없었지만 현장에서 리포터가 한 질문 중의 하나가 “왜 그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가 국내 톱스타 정도의 혹은 그보다도 적은 모델료를 받지요?"라는 것이었다.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 리포터의 질문대로 아카데미상도 타고, 천만 달러 대의 출연료를 받는 영화배우도 요즘의 김연아보다 덜 받고 한국광고를 찍었다.  내가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서의 광고가 그들에게는 그야말로 ‘과외’의 공돈과 같은 성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위 방송에서 ‘스캔들과 인기 하락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점을 얘기했는데, 출연한 외국의 유명 스타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출연하여 광고한 한국 제품이 자신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염려가 거의 없다.




외국에서 광고를 하면 메이커와 모델 간에 아주 세밀하고 엄격한 의무조항을 서로 단다. 모델은 경쟁사 제품을 사용해서는 안 되고, 품위를 지켜야 하며, 인터뷰 등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하고 등등 아주 세밀하다. 그리고 빅스타의 경우 역시 다양한 주문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 제품의 경우 그런 의무조항에서 아주 자유롭기 때문에 홀가분하게 잠깐 일하면 되는 격이라 상대적으로 헐값에 할 수 있다. 예전에 멕 라이언이 한국의 샴푸 광고에 나왔다가 토크쇼-데이비드 레터맨 쇼로 기억하고 있다-에서 그 브랜드를 비하하는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 것이 그들의 마음가짐을 보여 주는 실례이다. 물론 이후에 한국에서 문제가 되자 사과하는 비디오를 보내기는 했지만....




한국 회사의 시각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된다. 한국의 스타는 한번 떴다 하면 여러 회사들이 다투어 구애공세를 펼쳐 몸값을 마구 올린다. 특히 광고주의 높은 분들이 꼭 기용하도록 지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출연료 협상에서 광고회사 측에 아주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반면 외국의 스타들은 그렇게 광고주가 지명을 하는 경우도 드물고, 어쨌든지 간에 일시적인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에서 벗어나 일정한 공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 모델을 쓰는 또 다른 이유로는 상대적인 신선함을 들 수 있다. 한국 톱스타들의 경우 겹치기 출연을 하여 식상감과 혼돈을 줄 수 있고, 모델의 기존 이미지 때문에 내가 알리고 싶은 메시지가 묻혀 버리는 경우도 나타난다. 외국 모델, 특히 무명 모델의 경우 내 메시지에 맞추어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유명 스타들이 고액의 광고 출연료를 받는 것에 대해서 불만은 없다. 그러나 제발 TV 연예 프로그램에 나와서 ‘광고 출연 어쩌고’하는 얘기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별로 웃기지도 않고, 자신은 농담으로 그저 유머로 하는지는 몰라도 광고담당자를 쫓는 언사이다. 그리고 광고에 출연했으면 그 브랜드에 대해서 최소한의 책임감은 좀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그 브랜드를 쓰고, 최소한 경쟁사 제품은 쓰지 않는 예의는 갖추어주었으면 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