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회원 여러분들께!

오랫동안 새 칼럼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뭐라고 책망하셔도 할 말 없습니다. 매사 뛰어나게 잘하진 못해도 꾸준히 열심히 하려 하는데 그 또한 여의치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근래의 제가 그랬던 것이지요. 너그럽게 용서하십시오.

아마 앞으론 예전처럼 정기적으로 한달에 두번은 새 칼럼을 올릴 것입니다.

 

 실은 제가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는 책을 펴 냈습니다. 만 27년에 걸친 제 직장생활의 반성문이자 조직과 세상에 수없이 무너지고 걷어차이면서 터득한 '월급쟁이로 살아남은 작은 지혜들'을 모은 것입니다.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라는 제목은 제가 여자이고 따라서 여자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에서 붙인 것이지만, 실제 내용은 공주를 왕자로 바꿔도 상관 없도록 돼 있습니다. 오랫동안 남성 위주의 조직에서 일하면서 여자라서 서럽고 분한 일도 많았지만, 빽 없고 주변머리 없는 탓에 힘든 경우도 많았거든요.

 

 제 경우 대학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사에 입사할 때까지 이력서를 사오십통은 족히 썼을 겁니다. 신문사에 다니면서 속 상하고 억울하고 분해서 당장 그만두고 싶던 수많은 날들에 썼던 사표를 주머니 속에서 구겨버린 건 "다신 이력서를 쓰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또다시 이력서를 쓰고 사진을 붙이고, 어딘가에서 면접을 하기 위해 쭈그리고 있게 된다는 걸 생각조차 하기 싫었기 때문이지요.

 

 지금은 유행어가 됐지만 저 역시 오랫동안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지냈지요.  당연히 내 차례라고 생각했던 일 남에게 넘어가고, 물 먹고, 남들 승진할 때 못하고, 주위의  차가운 눈초리에 시달리고. 그래서 수도 없이 외로웠지만 저는 삼팔선 사오정 시대에 아직 살아 있습니다. 물론 제 능력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었을 테고 수많은 이들의 도움과 하늘의 보살핌도 있었겠지요.

 

 '공주를...'은 바로 이런 세월 속에서 '하루 참고,이틀 버티고, 사흘 견디면서' 제가 터득한 것들을 거짓 없이, 명분 앞세우지 않고, 솔직하게 적은 것들입니다. 저처럼 가진 것도 빽도 없고,  요령도 없이 그저 앞만 보고 가면 되는 줄 알다 넘어질 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눈꼽만한 힘이라도 보태고자  용기를 내본 것이지요.

 

 책을 내고 보니, 개인적인 얘기를 너무 많이 털어놓은 듯해 부끄럽고 본의 아니게 주위사람들 얘기를 쓴 것같아 민망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 살아가는 얘기를 하면서 스스로의 치부를 내놓지 않는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었고, 주위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은 너그럽게 용서해줄 것으로 믿었습니다.

 

 사는 것 자체가 고단한 세상입니다. 몰라서 참는 거야 그럴 수 있겠지만 알고도 모르는체 하거나 참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오기는 가장 어리석은 정책이 됩니다. 타협과 협상의 차이를 모른채 발끈 하면 십중팔구 손해만 보고 끝나는 게 세상 일이지요.

 

 회사를 그만두면 당장 아무 일이라도 할 수 있고, 더 잘나갈 수도 있으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치 않습니다. "그거야 네 생각이지. 회사 그만두고 잘된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데" 하실지 모르고, 실제 그런 분도 있겠지만 제 경우 아닌 쪽을 훨씬 더 많이 봤습니다. 그만 두려면 철저하게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 하지 분하다고, 억울하다고 덜컥 사표 쓰면 허허벌판에 서기 십상입니다.

 

 '공주를....'은 공주나 왕자로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단 한줄에서만이라도 공감을 느끼고 위안을 얻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몇 가지 제목을 첨부합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올려주신 분 중 10분께는 지난번 책 '맛있는 인생'을 사인해서 증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교보문고를 비롯한 인터넷 서점에 독후감을 올려주신 다음 알려주시는 분들께도 마찬가지로 증정하겠습니다.

 

제 글이 스산한 날을 보내시는 여러분에게 작은 위안과 힘이 되기를,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으로 저 또한 커다란 힘을 얻기를 기도합니다.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 목차

 

*나만 낙동강 오리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누구나 때로 교활하다는 걸 인정하라

*타협과 협상의 차이를 알라

*비새는 집에게 배워라

*아부를 우습게 여기지 말라

*기득권을 공격할 때는 조심하라

*개구리는 개구리로 대접하라

*아는 것도 자꾸 물어라

*험담이나 불평에 동조하지 마라

*선배를 대접하라

*자기 비하는 금물이다

*눈총도 총이다

*상처를 숨겨라.아프다고 징징대지 마라

*과민성 대장염에 걸리지 마라

*경조사를 챙겨라

*동류집단의 압력을 이겨내라

*자꾸 뒤돌아보지 마라.소금기둥이 된다

*착한 여자 콤플레스는 병이다

*실수에 매달리지 마라

*적당히 무게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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