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2008년 트렌드 다섯 가지




        세계정세에 관한 거시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어떤 색상의 옷이 유행할 것이라는 세부적인 것까지 2008년의 트렌드에 관한 다양한 예측 혹은 예언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얘기하는 트렌드가 이 사회 전체의 것들을 조목조목 담아내고 있지도 못하고, 얼마 정도 일기예보식으로 %의 정확도를 가질지 말하기는 힘들다. 이 글에서 굳이 ‘주의(注意)’라는 경고성 단어는 마케팅을 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문자 그대로 본문은 아니더라도 주석으로라도 마음에 담아 두고 비추어 보거나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활용하라는 면에서 붙인 것이지, 경고의 소리를 내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틀리더라도 약간 도망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대예측! 2008”과 같은 류의 제목은 꼭 맞추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끼는데, 짧은 글이기는 하지만 ‘주의하라’는 어찌 보면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주위를 살피라’ 정도의 의미만을 담으려 한 것으로 이해해 주시길. 그래서 기업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이용할 것인가 하는 부분은 상세하게 다루지는 않고, 대저 여백으로 남겨 두었다.




1. 세대간 간극 심화

        2007년의 최대사건으로 정권교체를 드는 언론들이 많은데, 엄밀하게 얘기하면 이것의 발효는 내년 초부터이다. 그러나 당선자 측에서 선거전부터 얘기했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자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나오고 있다. 그 주역으로 나선 것이 바로 지금은 40대 중반까지로 넘어 갔지만 386세대에게 밀려 은인자중했다고 생각하는 50대 이상의 서울대 송호근 선생의 표현을 빌리면 ‘유신 세대’이다. 이들은 “공동체적 질서와 ‘자수성가’를 섬겼고”, “이념 투쟁이 아니라 ‘경험 투쟁’,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평균적 가치관의 복원 투쟁”을 통하여 대권을 잡았다.

        위에서 언급한 ‘공동체적 질서’와 ‘평균적 가치관의 복원’은 정치적인 의미와 강제를 떠나서도, 이미 인터넷을 통하여 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도 만발한 개인의 의사 표현과 개성, 정치적인 힘을 발현시켜 온 젊은 세대와 부딪히지 않을 수 없다. 예전과 같이 가부장적인 철권을 휘두르며 강압적으로 밀어 붙이지는 않겠지만, 명실상부한 정치주류까지 차지한 존재감만으로도 젊은 세대 일부는 숨 막혀하면서 극단적인 돌파구를 찾게 될 것이다. 가볍게는 철없는 해프닝과 엽기 퍼포먼스에서부터 심각하게는 반(反)사회운동과 행위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

        이러한 대립구도는 기업에게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중장기전략 수립을 위한 정책 부분의 코드와 소비생활을 이끄는 코드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세대간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소재가 하나 있기는 하다.




2. ‘국가’의 재(再)탄생

        ‘70년대의 ’유신‘의 토대이자 목표는 ’국가‘였다. 아주 편협하게 그리고 소수에 의하여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국가라는 개념이, ‘안보’와 ‘경제’라는 두 가지 축으로 나뉘어  모든 행동의 기준으로 강요되었다. 2002년 이래의 젊은 세대로부터 일어난 길거리 응원은 그런 강요된 국가에 대한 키치(kitsch)적인 반발과 재창조의 무대였다. 내년에는 경제 효과를 재는 단위로서 국가라는 잣대가 크게 다시 부각되는 한편 위에서 얘기한 전통가치의 중심으로 ‘국가’의 지위가 복원될 것이다.

        국내의 정치적 지각변동 이외에도 8월의 북경올림픽은 중국의 위협을 더욱 체감하는 이벤트가 될 것이다. 상반기부터 종목별 예선이 전국을 달굴 것으로 예상되고, 올림픽이 한창인 8월 15일의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행사를 통하여 태극기의 물결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의 가볍고 축제와 같은 형태보다는 비장감을 띄고 진행될 이 국가주의의 물결을 기업들은 지역, 마케팅 수단, 시기, 업종 등에 따라서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자칫하면 그 물결에 그냥 휩쓸려 버릴 수가 있다. 유신시대라면 대의명분이라는 동정표라도 가지만, 이제는 글로벌 시장으로 뛰는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낙오자 취급만을 받게 될 것이다.




3. 무방비(無防備-Open) 기업

        원래 무방비도시(Open city)는 군사시설이 없거나 군사작전에 이용될 가능성이 없어서 적의 공격에 대항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선언한 도시를 말한다. 그래서 그런 도시는 공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실상은 이번에 개봉하는 같은 제목의 한국영화에서도 그렇지만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는 ‘Open'의 의미가 강하다.

        기업 투명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기업들의 정보가 속속들이 노출된 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이제는 그 정도를 넘어서 기업들이 가장 손쉬운 공격 대상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기업들의 경우 눈에 잘 띄고, 행정부보다 규모가 제한되어 있으며, 고객에 대해서 약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상대적으로 자금 부문에서 여유 있을 것이라고 여겨져, 기업의 실제 관여 정도를 떠나서 사회적인 이슈에 연루를 넘어서 주요 공격대상이 되기 쉽다. 긍정적으로 보면 사회의 일원으로 기업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것이고, 부정적으로 동네북 신세가 된 것이다. 기업의 사회공헌과 홍보, 이미지전략은 이런 유례없을 거센 공세를 감안하여 수립되어야 한다.




4. Digital 2.0 Way의 확산

        ‘수용하는 소비자’에서 ‘창조하는 소비자’로서 디지털 2.0 소비자에 관한 얘기는 벌써 진부해 질 정도이다. 그러나 제일기획에서 지난 7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소비자의 비중은 2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실제로 자신이 직접 컨텐츠를 순순하게 창조하는 소비자는 또 3%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다른 결과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비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보다 눈여겨 볼 부분은 ‘창조하는 소비자’가 웹을 벗어나서 다른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에 의한 제품의 모니터링은 예전의 출시 제품에 대한 반응 측정 정도를 넘어서, 출시 이전에 시제품 검사의 수준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이미 기술제품 부문에서는 낯설지 않다. 아예 자신의 아이디어를 경매 형태로 붙여서 파트너를 찾아 주는 웹사이트도 활발하다. 이렇게 앞서 가는 창조자로서의 소비자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가 과제이다.




5. 초(超)명품의 등장

        ‘대중적 명품(Masstige)’의 시대는 갔다. ‘명품 브랜드의 하향 평준화’만을 초래했다는 것이 바로 브랜드적 관점에서 내린 몇 년간 명품 확산전략의 성적표이다. 뱁새들이 황새처럼 되기를 바랐는데 결과적으로 황새들의 보폭만 줄여 버렸다. 이제 명품들은 뱁새가 결코 따라 올 수 없는 황새를 키우려 한다. 이는 제법 황새연 하는 뱁새들이 있는 기존 명품들의 전형적인 카테고리보다는 저관여제품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대통령이 바뀐다는 자체만으로도 소비심리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미 신정부의 통신요금 등에서의 요금인하 압박이 노출되었듯이 생필품 부분에서는 가격동결 혹은 인하의 압력이 거세지며, 구매력 증가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는 한편으로 자연스럽게 소비를 촉진시키고, 기업은 초명품을 전혀 예측하지 않았던 카테고리에서 내놓아 예전 명품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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