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광고인이라고 얘기하는게 맞을 수도 있겠다. 원래 제일기획 친구들을 위하여 만든 추천도서 목록이었다. 그렇지만 한국인으로서 글로벌 시대를 제대로 살기 위해 필요한 도서 목록같다는 소수의 평에 힘입어 이곳에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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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각의 지도, 리처드 니스벳(Richard E. Nisbett) 지음/최인철 옮김, 김영사, 2004

(원저 : The Geography of Thought, 2003)

 

현재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의 석좌교수로 재직중인 리처드 니스벳이 주로 자신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하여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방식과 지각방식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지의 여부를 캐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어떤 점에서 다른가, 어떻게 하면 서로 잘 조화있게 어울릴 수 있는가를 탐색한 책이다.

글로벌 시대의 소비자 연구에서 기본은 인종이나 각 지역의 민족, 국민들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어느 때 보면 지나치게 다른 점만을 강조하거나, 한쪽으로 중앙집중적으로 몰아가기만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은 차이를 파헤치면서 그 차이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광고에서의 레이아웃과 배경, 자연에 대한 동양인과 서양인의 서로 다른 반응을 보여 주는 실험 같은 것은 우리의 일과 바로 연계되어 매우 흥미롭다.

 

2. 오리엔탈리즘,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Said)著 박홍규 譯, 1991 원판, 2000년  증보판, 교보문고

 

서양 중심의 역사, 문화, 사고에 일침을 가한 에드워드 사이드의 기념비적인 저작이다. 우리 자신이 서양인이 타자로서 동양이라는 틀 속에 우리를 넣어 두었는데, 스스로 그네들이 만들어 놓은 스테레오타입의 고정된 틀에 들어가거나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우리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진정한 자신을 캐어 나가는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의 공략을 위해서, 외국의 소비자들을 규정하는 데, 서로 다르다는 점과 함께 같은 점에도 착안할 수 있는, 보다 높고 넓은 차원에서 그들을 조망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지금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고, 갈수록 가치가 커질 책이다. 번역자인 박홍규 교수의 우리 사회와 인문학적인 풍토에 대한 울분과 대책에 관한 토로도 가슴을 때린다. 박홍규 교수의 글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관련하여 다음 책을 함께 읽으면 이해와 공감의 폭이 더욱 커질 것이다.

- "박홍규의 에드워드 사이드 읽기", 박홍규, 우물이 있는 집, 2003

 

3. 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mail을 주고 받다, 김용석 / 이승환, 휴머니스트, 2001

 

이태리 로마의 그레고리안대학에서 철학교수를 지낸 김용석 선생과 고려대학교 철학과에서 중국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승환 교수가 3개월여에 걸쳐서 이메일과 직접 대담을 통하여, 서로의 학문적 출발점으로서 동양과 서양을 여러 관점에서 비교하고, 그들의 비유를 들자면 살을 섞고 함께 노래하는 콘서트를 연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인간의 심리적 기저와 환경의 영향에 초점을 맞춘 "생각의 지도", 서양에 의한 억압 지배체제의 고발이 두드러지는 "오리엔탈리즘"과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동양과 서양을 철학적 바탕으로부터 고찰할 수 있고 사유해 볼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다른 출발점으로부터 모색하여 같은 방향으로의 합의에 이르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감동은 그렇게 남과 다르게,튀는 데서 나오는 것보다, 그런 다른 단계를 넘어서 서로 같은 모습을 찾아내고 만들어 내는 데서 더욱 커진다.

 

4.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요기 베라(Yogi Berra저, 송재우 역, 시유시, 2001

 

1946년부터 1963년까지, 뉴욕 양키즈(New York Yankees)가 1949년부터의 5연패를 포함하여 월드시리즈를 여덟번이나 장악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누릴 때에 주전포수로 활약했던 요기 베라(Yogi Berra)의 인생 철학을 담은 책이다. 요기 베라는 플레이 자체는 아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팀플레이어 형의 포수였고, 필요할 때면 꼭 한 방씩 때려 주는 장타력도 있고, 그러면서도 거의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지 않는 끈질기며 섬세한 면도 있던 그 시대의 양키즈에 맞는 전형적인 짭짤하기 그지없는 선수였다.

이 요기 베라는 독특한 화법(話法)으로 유명하다. 문법이나 단어들의 쓰임새로 서로 맞지 않고 모순되는 것 같이 보이지만, 그래서 차라리 의미를 확실하고 강하게 전달하는 식이었다. 그런 방식의 화법을 일컫는 요기즘(Yogi-ism)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그리고 요기즘은 지나치게 수리적 합리주의를 추구했던 기성세대에 맞서 감성을 전면으로 끌고 나온 60년대 일군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존의 처세나 가치관을 뛰어넘는 그야말로 쿨(Cool)한 철학적 화법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런 요기즘의 대표적인 것들을 통하여 거기에 담긴, 요기 베라의 화려하게 소박한 삶의 편린에서 우러나온 경영철학과 인생철학을 맛볼 수 있는 책이다.

덤으로 요기즘 몇 개는 프리젠테이션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만하다. 실제로 미국의 광고하는 친구들이나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하곤 한다. 대표적인 것 몇 개의 예;

 

      "It ain't over 'till it's over."

보통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번역을 한다. 요기 베라가 1973년 뉴욕 메츠(New York Mets) 감독을 맡고 있을 때, 시즌 중반에 '요기 베라의 시즌은 끝났다'는 기사를 쓴 기자에게 반박하며, 선수들을 모아 놓고 한 얘기라고 한다. "아직 끝난 거 아니니까, 두고 보라" 혹은 "열심히 하자"는 식의 의미이다.  

 

      "I didn't say everything I said."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인터뷰 기사가 물의를 일으키자 자신은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고 하는 말처럼 들린다. 실제 거의 같은 의미의 말. 듣는 사람의 각도에서 보면, 내가 의도한대로 사람들이 나의 말을 받아들여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광고에서 의도했던 메시지를 사람들이 아주 다르게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경우에 쓸 수 있음.

 

      "We have a good time together, even when we're not together."

서로 일편단심으로 해로하고 있는 부인인 카르멘 베라(Carmen Berra)와의 결혼생활을 돌아보며 한 이야기이다. 모순되게 들리지만, 요기 베라의 애틋한 사랑이 오롯이 담겨져 느껴진다

 

제대로 더욱 깊게 요기즘과 인생철학을 보고 싶으면 영어로 된 아래 두 권 책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 "What Time Is It? You Mean Now?", Yogi Berra with Dave Kaplan,

Simon & Schuster, 2002

- "When you come to a Fork in the Road, Take It!", Yogi Berra with Dave  Kaplan, Hyperion, 2001

 

5.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관련 서적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역사서. 역사적인 사실들을 단순하게 파악하는 것도 좋지만, 인물과 사건들을 어떻게 서로 씨줄과 날줄처럼 연계하여 종합적인 그림을 그리고, 해석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자료를 수집하고, 나름대로 분석하며, 평가를 내리고, 유려한 보고서로 토해 내는 근본적으로 우리와 같은 일을 했던 사람으로서 사마천에게 배울 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기"의 번역서와 해설서는 몇 가지가 나와 있는데, 다음의 몇 권을 추천한다.

 

- 사기본기(史記本紀), 이인호 풀어 씀, 사회평론, 2004

쉽게 현대적인 어투에 맞게 풀어 쓰는 것을 목적으로 한양대 중국학부의 이인호 교수가 사기 전체 번역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작업의 첫번째 결실로 왕과 황제들의 얘기를 다룬 "본기(本紀)" 부분을 먼저 내놓았다.

 

-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정범진 외 옮김, 까치(까치 동양학 22~28권)

사기를 완역한 책으로 1993년에 초판이 나왔고, 2002년에 4쇄를 찍었다. 사기 전체를 보기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가장 알맞은 책.

 

- 사기의 탄생-그 3천년의 역사, 천퉁성 지음 장성철 옮김, 청계, 2004

궁형(宮刑)과 사기와의 관계, 사기의 체계는 어떻게 잡혔는가, 사기에 담긴 정치론과 경제론 등에 대한 배경과 내용을 잘 풀어 주었다.

 

6. 만인보(萬人譜) 1~23권, 고은, 창비, 1986년~2006년

 

노벨상 후보로 단골로 지명되는 고은 시인이 1980년초 옥중에서 구상한, 직접 만나거나 역사상의 인물로 책이나 이야기를 통하여 만난 사람들을 시로써 그려 낸 제목 그대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생생하게 살아서 감겨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고, 소재가 된 사람들의 여러 가지 특징 중에서 몇 가지를 집어 내는 눈썰미와 그것을 맛깔스럽게 풀어 내는 다양한 기법에서 적지 않은 가르침과 우리의 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7. 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대담 임헌영, 한길사, 2005

 

리영희 교수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리영희 교수에 대해서 '의식화의 원흉' 혹은 '시대착오적인 사회주의를 붙들고 있는 사람' 등등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라도, 현안 과제에 대해서 수집하는 자료의 양, 그 방대한 양을 질적으로 제고시키는 소화와 해석 능력에 대해서는 시비를 걸지 못한다. 리영희 선생이 본 자료들이란 사실 누구에게나 접근이 허용된 것들이 많았다. 단지 그것의 가치와 이면을 다른 사람들은 제대로 보지 못했을 뿐이다. 우리도 그런 경우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가? 자료의 양, 최신의 시기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치없어 보이는 서로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자료들을 하나로 엮어 우리로 치면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다.

한국 현대사를 한 지식인의 삶을 줄기로 정리하는 것도 이 책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8. 피터 드러커 저서전, 피터 드러커 지음, 이동현 옮김, 한국경제신문, 2006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들 몇몇을 통하여 자신의 일생을 정리한 책이다. 지혜의 화신과도 같은 자신의 친할머니부터 시작하여, 초등학교 때의 선생님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로부터 프로이드, GM의 알프레드 슬로언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편린을 맛 볼 수 있다. 리영희의 "대화"와 더불어 상당히 독특한 형식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다.

피터 드러커의 생애와 함께 우리는 행간에서 19세기의 자취가 남아 있는 2차 대전 전의 유럽의 전통적인 모습, 경영학이 태동하던 2차 대전후의 미국 등 우리가 서구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피터 드러커와 비슷한 이미지를 지니고, 거의 같은 기간의 삶을 누린 유명한 경제학자로 "불확실성의 시대"를 비롯한 수많은 저서를 낸 존 케네스 갈브레이드(John Kenneth Galbraith)교수도 프랭클린 D. 루즈벨트부터 린든 B.존슨까지 자신과 교류했던 유명인들을 중심으로 엮은 자서전을 펴낸 바 있다.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으로 함께 추천한다.

- "Name-Dropping", John K. Galbraith, Mariner Books, 2004

 

9. 미래의 소비자들, 마틴 레이먼드 지음 / 박정숙 옮김, 에코비즈, 2006

 

디자인, 트렌드, 브랜드가 어떻게 서로 연계되어 돌아가는지, 이 세 부분을 아우르는 잡지인 "Viewpoint"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저자가 제목 그대로 미래의 소비자들과 그들의 행태는 어떠할지 예측한 책이다.

우리에게 더욱 의미있는 것은 여러 가지 트렌드들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트렌드를 예측하고 포착하는 조사방법에 관한 기술도 매우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해 준다. 전통적인 정량 위주의 조사 방법에 관하여 상당히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 주고 있다. 100% 받아들일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한 번 짚고 넘어갈 만한 부분이다.

 

10. 혁명을 팝니다, 조지프 히스 & 앤드류 포터 지음 / 윤미경 옮김, 마티, 2006

 

'쿨(Cool)'이란 단어는 우리에게도 일상용어로 자리 잡은 것 같다. 근데 '쿨'이란 개념은, 어떤 행동양식이나 패션이 쿨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로 퍼져서 공유되거나, 착용될 때까지 그렇게 인정 받을 수 있는 것일까? 너바나(Nirvana)의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은 왜 성공의 정점에서 자살을 했을까? 체 게바라(Che Guevara)는 왜 스타벅스를 포함한 수 많은 제품들의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을까? 반(反문)화, 반(反)브랜드, 반(反)세계화의 기수들이 정말 이룬 것은 무엇일까? 등의 질문에 대한 저자의 분석이 재미있다.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관련한 일을 한다고 하면, 가끔은 스스로 제기하고 생각하여야 할 문제들이다. 반브랜드와 반세계화로 가장 알려진 인물 중의 하나로 캐나다 출신의 브랜드의 정수(精髓)와  같은 이름을 지닌,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에 대한 저자들의 통렬한 반박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다. 관련하여 나오미 클라인의 다음 책도 읽을 가치가 있다.

-NO LOGO:브랜드 파워의 진실, 나오미 클라인 지음 / 정현경 옮김, 중앙M&B, 2002

-NO LOGO : Taking Aim at the Brand Bullies, Naomi Klein, Picador, 2000

 (2002년과 2004년판 개정본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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