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의경


 

얼마 전 후배가 알려줘서 채상욱 애널리스트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하나금융투자의 건설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꽤 인지도가 있는 분이라고 합니다.

 

그의 견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향후 임대료(전월세)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열심히 일해서 소득을 올렸는데 임대료를 그보다 더 올리면 헤징이 안 된다. 적당한 규모로 주택시장에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

 

 

◇ 냉혹한(?) 기업이 임대료 시장에 뛰어든다

 

그의 말에 따르면 2016년 주택시장의 주요 이슈로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이라고 합니다. 기존 전월세 시장에서 집주인은 대부분 개인(또는 개인 임대사업자)이었는데 앞으로는 기업이 집주인이 되어 전월세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거죠. 따라서 냉혹한 기업이 임대료를 좌지우지 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답니다.

 

 

◇ 우리나라 주택수 아직도 부족하다

 

여기다 인구 1,000명당 주택수를 봤을 때 우리나라의 집은 364채로 굉장히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미국보다 10%, 일본보다는 무려 25%나 부족하다는 겁니다. 또한 집들이 낡아서 재건축·재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집들은 일시적으로 더 줄어들 것이니 임대료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그래서 집을 사라는 것입니다. 돈을 벌어봤자 임대료 상승으로 다 빨려나가느니 적당한 규모로 집을 사는 편이 낫다는 것이죠.

 

설령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닐지라도, 구입한 집을 전세(또는 월세)주고 자신은 원래대로 전세(또는 월세)로 살지라도, 자신이 주거하는 집의 임대료가 오르면 자신이 소유한 집의 임대료도 오르기 때문에 임대료 상승 리스크를 헤징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또 이렇게 전망합니다.

 

“물론 자산가격이 떨어지는 리스크가 있다. 그러나 장기주택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자산가격이 빠질 가능성은 낮다. 손해날 정도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향후 10년동안 재건축·재개발이 과포화될 가능성이 크고 앞으로는 냉혹한 기업이 임대료를 통제할 것이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도 봐야 할 듯싶습니다.

 

 

♠ 임대료, 기업이 오히려 마음대로 올리기 쉽지 않을 듯

 

우선 개인이 아닌 기업이 임대료 시장을 주도하게 되면 오히려 정부의 입김이 더 잘 먹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기업이 무리하게 임대료를 상승 - 어떨 때는 비록 타당한 임대료 상승일지라도 – 하려 한다면, 이에 대해 서민들의 민생이나 내수진작 등을 이유로 정부가 이를 막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일반 개인(또는 개인 임대사업자)보다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말빨이 더 잘 먹힐 수 있을 테니까요.

 

냉혹한(?) 기업이 임대료를 올린다는데 과연 선거 때 표를 의식해야 할 정부가 이를 가만히 놔둘지 생각해 봐야 할 듯싶습니다

 

 

♠ 가계 빚이 얼만데… 주택가격은 주택보급률 이외에도 다양한 변수에 영향

 

두 번째는 주택가격 전망을 주택의 보급률로만 따질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경제 전체의 디플레이션 압력이나 가계부채의 규모, 가계의 소득수준 및 구매력 등을 따져야 할 것입니다.

 

 

지난 2016년 3월 8일 BIS(국제결제은행)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2015년 3분기 기준)가 GDP 대비 87.2%에 이르러 13년째 신흥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참고로 최근 경제성장률 저조로 힘들어하는 중국의 가계부채는 GDP대비 38.8%이며, 20년 넘게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도 67.5% 수준이라고 하네요.

 

상황이 이럴진대 장기주택수가 부족해서 주택가격이 빠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도 조금 의구심이 듭니다.

 

물론 저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닙니다. 따라서 채상욱 애널리스트의 견해에 대해 심도 깊게 평가할 수준은 되지 못합니다. 따라서 그의 전망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가계부채나 고령화, 디플레이션 등의 여러 변수를 고려했을 때에도 여전히 집값은 빠질 가능성이 낮고 임대료만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한 그의 설명이 궁금합니다.

 

결국 최종의 판단을 해야 할 실거주자의 한 사람으로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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