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방침에 따라 논술전형의 선발인원은 지속적으로 감소됨에도 불구하고 논술은 여전히 수시에서 상위권 주요대학들의 핵심 전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고려대가 2018학년도 논술전형 폐지를 발표하면서 현행 학생부, 수능, 논술, 특기자라는 4가지 입시 전형 틀이 붕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었다. 이에 맞서 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서울지역 6개 대학 입학처장은 의견서 형식의 보도자료를 통해 "2018학년도 대입전형에서 논술전형 모집 인원을 적정선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입시 전형을 일부 유지하는 이유로 이들은 "대입전형에 관해서는 아무리 좋은 변화일지라도 그 폭과 속도를 적절히 조율해야 수험생, 학부모, 고교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며 "대입전형의 파격적인 변화는 지양한다"고 밝히면서 논술에 대한 논란은 당장은 일단락되었다. 2017학년도 논술전형의 선발인원은 지난해 15.349명에서 14,861명으로 소폭 감소되었고(대교협 전형계획 기준), 이러한 추세는 이후 입시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지만 당분간의 입시결과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더불어 수시의 주요 전형임에도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논술전형의 선발방식은 간단하다. 각 대학이 설정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학생부 교과 성적과 논술의 합산 점수로 최종합격자를 가린다. 대학별 학생부의 반영비율과 실제 반영비율에는 차이가 있지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논술 결과를 통해 합·불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교과 5등급 이내의 지원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대학의 입장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통해 기초학력수준을 검증하고, 고난도의 논술 해결능력을 확인해 보는 것으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논술을 통한 선발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대학이 실시하는 논술은 단순히 답을 구하는 차원을 넘어 응시자의 통합적 사고력과 논리력, 추론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 볼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교과 성적과 관계없이 2등급 2개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만으로도 상위권 대학 진학에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대학과 학생 모두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전형인 만큼 논술전형은 평균 경쟁률은 40~60:1 수준을 상회하며, 일부 학과의 경우 200: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매우 치열한 경쟁이 발생한다. 따라서 논술전형 지원을 고려하는 수험생들은 논술전형의 본질을 이해하고 보다 전략적인 선택과 준비를 통해 목표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수시의 다양한 전형 중에서도 논술은 가장 치열한 경쟁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합격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전형이므로 정시까지 고려하여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충족을 최우선의 목표로 대비전략을 설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목표로 수능 학습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시 진학 대학의 수준도 향상될 것이다. 가장 높은 수능최저학력기준 달성을 요구하는 대학은 연세대다. 인문계는 4과목의 합 6등급 이내, 자연계는 4개 합 8등급을 요구한다. 자연계 의예과는 보통 1등급 2개 이상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달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학과들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달성하게 되면 실제 경쟁률이 매우 낮아져 합격의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경희대, 동국대, 한국외대 등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학의 논술전형은 접수 경쟁률이 매우 높지만 2등급 2개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달성했을 경우 실제 경쟁률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된다. 이는 그만큼 지원에 허수가 많다는 점을 의미하며 추가적으로 상당수 대학들의 논술 일자가 겹치기 때문에 논술고사에 응시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어 실제 경쟁률은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된다. 2017학년도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에는 건국대, 경기대, 광운대, 단국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시립대, 한국항공대, 한양대(서울)가 있다. 이러한 대학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의 경우, 논술 준비로 인해 수능 학습을 등한시하게 되는 상황을 더욱 철저히 경계하며 수능과 논술학습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논술전형의 합격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선호도가 떨어지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수시에 도전하는 재학생들의 경우 입시 경험이 없다 보니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이나 학과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6회 지원이 가능하고 정시 기회도 있다는 생각에 상향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러므로 논술전형에서 비 선호 학과들의 경우 접수 경쟁률뿐만 아니라 실질 경쟁률도 낮게 나타나기 때문에 학과 선택에 의해 논술 유형이 달라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략적으로 비 선호 학과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 또한 논술 일자가 겹치는 대학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좋다. 수능 이후 합격자 발표 기간 전까지 논술 채점 등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학마다 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논술고사는 비슷한 시기에 시행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많은 대학들의 고사 일자가 겹친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비슷한 수준의 대학들은 보통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고사 시간을 조율하지만 대학 간 지원자 풀(pool)이 다르다고 판단되는 대학은 같은 일자와 시간에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9월 모의평가 가채점 결과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정시 진학 예상대학을 꼼꼼하게 확인한 뒤 현실적인 지원 대학을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효율적인 논술 준비의 출발점은 자신에게 유리한 유형으로 논술이 출제되는 대학을 선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문계열 논술은 통합형 논술이 출제된다. 다양한 제시문이 주어지며, 이에 대한 요약, 분석 등의 문제를 출제한다. 대학에 따라서는 외국어 지문이나 수리 문제가 포함된다. 외국어 지문의 경우 수능 영어영역 수준의 제시문이 출제되어 문장 자체의 이해는 어렵지 않은 편이다. 수리 문제는 대학에 따라 상경계열만 별도로 출제되는 경우가 있다. 수리에 해당되는 영역은 보통 확률·통계 문제의 출제 빈도가 높은 편이고, 도표·도형·그래프를 해석하거나 경제학적 개념을 활용하는 경우도 높은 빈도로 확인할 수 있다. 수학 성취도가 높은 학생은 당연히 수리 문제가 출제되는 대학의 논술에 대비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자연계열은 수학만 출제되는 대학과 수학과 과학이 출제되는 대학이 있다. 수학과 과학이 출제되는 경우 일반적으로 수학과 과학(선택)이 분리·출제 되지만 일부 대학은 통합된 개념의 문제를 출제하기도 한다는 점을 참고하자. 과학 논술의 경우 II과목을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II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연계열 논술에서 수학만 출제되는 대표적인 대학에는 서강대, 한양대, 인하대, 아주대 등이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선정하기 위한 판단 기준은 각 대학이 제공하는 모의논술에 있다. 대학이 제공하는 모의논술 책자에는 출제유형, 평가방법, 대비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당해 연도 논술은 모의논술의 출제 유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해당 책자를 통해 도전 가능성을 판단해 보는 과정이 선행된 이후에 논술에 도전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 것이다. 다만 자연계 논술과 인문계 수학 문제는 최근 기존에 비해 난이도가 많이 하향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므로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풀이 법에 접근이 가능하다’라 생각되면 도전해 볼 수 있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합격자들의 논술 점수는 높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고 50%정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도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자. 단, 인문계 논술과 수능 전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의 합격점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점을 논술준비에 앞서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 2017학년도 논술전형 지원 유의사항
논술 전형의 핵심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달성이다. 6월 또는 9월 모의평가 가채점 결과를 통해 지원 대학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달성 가능성을 냉정하게 진단해야 할 것이다. 실제 수능에서 기준 등급의 달성은 수능 당일의 긴장이라는 변수와 영어 과목 등의 출제 난이도 조절 실패로 인해 평소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과도한 욕심 보다는 적정한 수준에서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능 후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진학 예상 가능한 대학과 비슷한 수준, 또는 하향인 수준의 대학 지원 여부를 고려해 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수능에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실수에 대비하여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조금 낮거나 경쟁률이 떨어지는 대학에 지원해 놓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논술은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한 전형임을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수능 이후 출제 유형에 맞춰 논술 특강을 통해 ‘반짝’ 대비하거나 기적적인 합격을 기대하고 있다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정시까지 바라보고 기회를 확장하는 용도로만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 7회차 예고
- 새 학년, 새 학기, 이것만은 놓치지 말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