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의 혈액형과 별자리

 

      제작을 담당하는 친구들과 우리 플래너들과의 합동 워크샵에 참여한 적이 있다. 해외의 광고회사로 연수를 다녀 온 한 친구가 그 쪽 광고회사의 예를 들면서, 플래너들이 대학 시절 경영학 뿐만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등의 인간 생활과 본성을 캘 수 있는 다양한 전공을 배경으로 가지고 있어서, 틀에 박힌 접근을 지양하고 폭넓게 접근한다는 얘기를 했다. 그 친구가 절대 우리 플래너들을 폄하하면서 한 얘기는 아니었고, 좀 더 근본적이고 넓게 접근하여 컨셉트를 뽑고, 지원을 부탁한다는 촉구였다. 그런데 당시 나를 포함하여 4명의 플래너가 워크샵에 참석했는데, 경영학 전공자로부터 시작해, 사회학, 심리학을 각각 전공했고, 마지막으로 나 자신은 스스로 '유사 인류학'이라고 표현한 역사학 전공자였다. 그래서 각자의 전공을 밝히면서 제작하는 친구들에게 약간의 농담을 섞어, 플래너들의 전공에 있어서는 맘을 놓으라고 얘기를 했다.

 

      가끔 대학에 강의를 가면 광고회사에 가려면 어떤 전공을 택해야 하는지, 어떤 경로를 거치고, 어떤 준비를 하여야 하는지 묻는 대학생들이 많다. 특히 전공 관련하여 묻는 경우는 자신의 전공은 무엇인데 과연 그런 전공을 가지고도 광고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지,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곤 한다. 경로와 준비는 열심히 하면서 제대로 된 길을 밟고 있다는 위안을 받으려는 측과 정말 제대로 준비 한 번 해 보겠다고 마음을 다지려고 묻는 경우로 나누어진다. 그런데 그 친구들에게 나는 항상 전공은 아무 상관없다는 무책임하게 들리 수 있는 얘기를 건넨다. 사실 광고를 하면서 특정 광고에 대해서는 타겟을 정하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묶어서 보면 모든 대중을 상대로 하게 된다. 모든 대중의, 생활의 전반에 걸쳐서 관심을 가지고 파고 들어야 하는 것이다.

 

      광고를 하고 있는 어느 친구 하나가 자신이 광고계에 몸을 담게 된 계기를, 어느 한 업종에 매달리지 않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그런 업종을 넘어서도 모든 계층, 모든 종류의 세상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고, 그렇게 해야 되기에 광고는 재미가 있다. 물론 어느 순간에는 신문을 보면서 기사보다는 거기에 실린 광고를 먼저 보고, TV를 보면서 남들은 재핑을 하면서 건너 뛰는 광고만 고개를 끄덕이거나 갸우뚱하면서 보는 부작용도 약간 있기는 하다. 어쨌든 오지랖 넓게 여러 군데 기웃거리는 것을 좋아하고, 해야 하는 것이 광고하는 사람들의 속성이자 요건 중의 하나다.

 

      요즘은 많은 회사, 사무실에서 그렇게 하는 것 같은데, 우리 팀에서는 매달 하루를 잡아서 그 달에 생일인 친구들에게 떡볶이, 오뎅, 과자, 케잌 등을 가지고 조촐한 파티를 열어 준다. 그런데 12월과 1월에 유난히 대상자가 많았다. 따져 보니까 팀원의 반수가 12월과 1월생이었다. 생일 가지고 얘기를 하다보니 별자리 얘기가 나오고, 그러다 보니 혈액형까지 번져 갔는데, 혈액형은 더욱 놀랍게도 60% 가까운 수가 B형이었다. 꼭 그대로 믿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웹페이지에서 퍼 온 아래의 B형의 성격을 보면 B형이 광고하는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B형은 호기심이 왕성한 타입. 항상 화제가 풍부하고 창조력이 넘쳐나 기획면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인다. 그러나 집중력이 약해 행동의 일관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조직에 들어가기 보다는 프리랜서 활동이 더 어울린다. 인정이 많아서 눈물도 잘 흘리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친절한 사람이지만 때론 쓸데 없이 참견한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잠시의 짬도 아까워하며 분주히 무언가를 하는 편이다. 상냥함을 무기로 한 플레이 보이. 플레이 걸이 많음.

 

 

      내친 김에 생일로 보는 별자리의 성격도 알아 보자. 우리 팀에서 가장 많은 것이 11월말과 12월 21일까지 걸쳐 있는 사수자리였다. 같은 웹사이트에서 사수자리의 성격을 아래와 같이 얘기했는데, 혈액형 B형보다 더욱 광고와 잘 어울리는 느낌을 준다.

 

사수자리의 사람은 천진난만한 밝음과 다른 일에 일체 신경 쓰지 않고 한 곳으로 돌진하는 행동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격은 온갖 경험을 원하고, 풍부한 지식을 획득해 힘찬 생활인을 만들어 낸다 .깊은 지식을 추구하면서도 그 환경과 정서에 민감한 심취를 보이는 감수성이 있고 때로는 원초적인 본능적 환경에 빠지기도 하는 폭넓은 인생관 때문에 차분하고 단순하고 책임있는 일에 어울리지 않고, 다양한 변화가 있는 일이 좋다.

 

      어차피 광고인들을 대표하는 것은 아닌 우리 팀만의 얘기이고, 재미로 보는 것이기에 혈액형이나 별자리 성격은 좋은 것만 인용했다. 그리고 내 자신이 두 개 다 해당이 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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