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社歌)가 표현하는 브랜드

 

             2002년 초 유명 기업들의 사가를 모아 놓은 영국의 한 웹사이트가 선을 보이면서 화제에 올랐던 적이 있다. 사람들의 흥미를 끈 이유는 첨단을 달린다는 기업들이 사가에서 보여 준 단순 저돌적인 가사 및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노래풍 때문이었다. 소제목으로 쓴 것처럼 '모든 것이 브랜드를 표현한다'는 의미로 'Everything speaks'라는 말을 많이 쓴다. 정말 그 말대로 얼마나 불려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들 사가를 보면 각 기업들의 특성들이 반영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유쾌하게 본 것은 최대의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McKinsey)와 이제는 한물간 회사로 치부되지만 한때 가정용 전자기기를 주름잡았던 웨스팅하우스(Westing House)였다. 먼저 맥킨지 사가의 일부분을 보자.

 

We've got ability, we've got power, MCKC works 24 hours!

(능력있고 힘있는 우리, 맥킨지는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지)

The work is worship and as fun as me to see

(일은 숭고하고, 보는 것도 즐겁기 그지 없네)

That's what they call MCKC!

(그게 바로 맥킨지!)

Challenges, engages, nothing really fazes us

(도전, 헌신, 거칠 게 없어)

Come hell or high water, You can always count on us.

(지옥에 가더라도, 노도의 바다에서도 언제나 믿고 찾을 수 있는 우리, 맥킨지)

 

       개인적으로 알던 맥킨지에서 일했던 사람과 얘기하면서 사가 얘기를 한 경우는 전혀 없는 것 같고, 추측컨대 사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싶지만, 어쨌든 자존심과 일중독증의 맥킨지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웨스팅 하우스는 칼립소 리듬으로 50년대의 만담 민요풍으로 색다른 재미를 준다. 딱히 사가는 아니고 딜러들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서 만든 노래라고 하는데, 본래 목적의 달성 여부는 모르겠으나, 딜러들이 즐거워는 했을 것 같다.

 

Washington, he come back from ice-cold Valley Forge,

All the people they say, You've done a fine job, George.

He got cheers and applause from the mob. They gave him the presidential job.

But was George happy? No, he sob.

Why? Because, everybody! ?

He got no Westinghouse franchise. He got no Westinghouse franchise.

He won the war, but him got no store.

And that's why the tears stay in his eyes.

When Dwight D. Eisenhower Came back from across the sea,

He was joyous, he was greeted by the G.O.P.

They say, "Ike, you were such a great hit,

We think in the White House you should sit."

But was Ike happy? Not a bit.

(워싱턴이 매섭게 추운 포지계곡에서 돌아 왔을 때,

사람들이 환영하면서 말했네. 죠지, 정말 대단한 공훈을 세웠어.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대통령 직을 맡겼지.

죠지가 좋아했냐고? 아니, 그는 울고 있었어.

(후렴)

왜? 자, 다 함께.

웨스팅 하우스 대리점을 받지 못했거든. 웨스팅 하우스 대리점을 받지 못했어.

전쟁에서는 승리했지만, 대리점을 받지 못했어.

그러니 울고 있을 수 밖에. 

아이젠하워가 바다를 건너 개선했지.

그도 기쁨에 겨웠고, 공화당에서 따뜻하게 맞이하며 말했지.

'아이크, 정말 대단한 일을 했어. 이제 백악관으로 입성하자고.

아이크가 좋아했을까? 아니, 전혀.

(후렴 반복))

 

             노래 스타일에서 보이는 안이함과 보수적인 성격이 웨스팅 하우스의 브랜드를 규정지었고, 그것이 바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초라하게 정상에서 밀린 큰 원인이라 할 것이다.

             흔히 정보가 부족하다는 불평을 많이 한다. 그리고 그런 정보들을 구하기 위하여 2차 자료도 모으고 직접 조사도 시행하곤 한다. 그런데 뒤집어서 너무 규격화된 정보만을 가치있는 것으로 취급하고 있지는 않은 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거기서 브랜드와 연결하여 의미를 캐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알지 못하는 사가라도 거기서도 충분히 브랜드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반대로 어떤 일을 하든지 브랜드를 생각하고, 그에 맞추어 다시 생각하고 재단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광고만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내부용으로 만든 사가까지도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자신의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 의미를 이해하고 각자의 역할에 맞추어 재정의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중요성을 사가 사이트의 인기가 보여 주었다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의미를 찾는다면, 커뮤니케이션에서 더 이상 내부와 외부의 완벽한 구분은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인터넷 시대의 기업들은 거의 발가벗겨진 상태로 고객 앞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원하는 내용만을 기업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는 거했다. 고객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자세로 접근을 해야 한다. 브랜드가 뜻하는 바를 바로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모든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믿고, 자신들의 역할에 맞추어 그대로 실행을 해야 한다. 사내에서의 일이라고 그냥 괴리를 놔두어서는 언젠가는, 요즘같은 경우 예전과는 비교가 안되게 빠른 시간에 그것이 고객들에게 알려지고, 결국 브랜드에 큰 균열을 가져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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