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위에 바짝 마른 낙엽들이 이리저리 뒹굴고 옷 속으로 파고드는 가을바람의 서늘함이 싫어진다. 어쩌다 한번 씩 갖게 되는 아내와의 잠자리도 그저 심드렁하고 부담스럽기만 하다. 성욕만이 아니다. 잦은 피로감, 식욕부진, 안면홍조, 두통, 탈모 등의 육체적 증상과 우울, 불면, 신경과민, 기억력 감퇴 등의 정신신경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를 일러 남성 갱년기가 찾아왔다고 한다. 남성의 갱년기는 대개 40대 중반 이후에 찾아오게 된다. 갱년기라는 것은 인체의 노화현상이 시작되는 시기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선 고환에서 남성호르몬을 만들어내는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으로부터 시작된다. 

 미국의 사회학자 윌리엄 새들러는 갱년기 증상을 보이는 중년을 ‘D’의 시기로 지칭했다. 곤란(difficulty), 쇠퇴(decline), 퇴화(degeneration), 질병(disease), 우울(depression), 의존(dependency) 그리고 죽음(death)을 향해가는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D를 R의 시간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갱신(renewal), 원기회복(revitalization), 쇄신(regeneration), 재발견(rediscovery), 회춘(rejuvenation), 인생의 방향수정(redirection)의 세대라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늘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중년 이후’는 더 이상 나약한 늙은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저서 ‘서드 에이지(Third Age)’를 통해 갱년기를 일러 서드 에이지(Third Age)라 지칭했던 그가 이제 ‘핫 에이지(Hot Age)’를 들고 나왔다. 마흔 이후야말로 젊음과 원숙함을 통합해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더 많은 것을 추구하고, 더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핫 에이지’라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 성공으로 이끄는 핫 에이지의 여덟 가지 원리를 제시했다.

 ▲ 성공을 재정의 하라 = 젊은 시절 성공은 흔히 타인의 시선과 외부적 기준으로 결정되지만, 중년 이후 성공의 기준은 내적 만족에 있다. 따라서 핫 에이지를 준비하려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

 ▲ 자신을 배려하라 = 중년에 이른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 친구, 자녀, 직장 등 주변 사람을 위해 자신을 최소화하며 살아왔다. 자신에 대한 배려가 이기심과 혼동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바로 보고, 자신을 배려해야 한다. 그것이 출발이다.

 ▲ 일과 여유를 조화시키라 = 성공적인 핫 에이저들은 모두 ‘은퇴’ 후에도 소중한 일을 하고 있다. 다만 이 일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따르는 일, 여가와 조화시키는 창조적인 일이다.

 ▲ 정신적 젊음을 유지하라 = 젊음을 유지하라고 하면 흔히 성형수술을 떠올리지만, 외적 변화로는 진정한 젊음을 얻지 못한다. 이보다는 호기심, 자발성, 상상력, 웃음, 명랑함 등 젊음의 특성을 간직하거나 회복하는 것이 젊게 나이 들어가는 길이다.

 ▲ 부부간 친밀한 관계를 만들라 = 서드 에이지에 행복한 생활을 누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배우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시기에도 사랑, 매력과 섹스가 중요하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이때 부부관계는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는 성숙한 관계다. 

 ▲ 나이든 남자가 멋지다 = 나이든 여자, 나이든 남자에 대한 기존 관념을 버리라. 성공한 핫 에이저들은 의외로 나이가 들면서 비로소 진정한 여성, 진정한 남성이 됐다고 말한다. 여성은 여러 속박에서 벗어나 비로소 여자의 삶을 즐긴다는 식이다.

 ▲ 베풀라 = 은퇴기에 접어들면 사람들은 대부분 배우자, 파트너, 친구, 장성한 자녀, 손자, 형제자매와 더 가까워진다. 이때 마음을 더 열고, 더 많은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베풂의 성장 과정을 거쳐야 행복해질 수 있다. 

 ▲ 죽음을 받아들이라 = 자신이 언젠가 죽을 운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죽음을 받아들이면 삶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뚜렷이 알 수 있다. 현재를 최대한 활용하는 길을 찾게 되는 것이다. 

 핫 에이지, 이젠 즐겨라.

-송길원목사/가족생태학자,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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