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스승의 마지막 수업>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30년, 고등학교 때 은사님이셨던 이 정삼 목사님이 은퇴를 앞두시고 서울에 오셨다. 아끼는 제자들 몇을 불러 모았다. 고속터미널 근처 매리어트 호텔이었다. 아침 조찬과 함께 시간을 가지게 됐을 때 일이다. 교목님이 뜻밖의 얘기를 하는 바람에 충격을 받고 말았다. 그렇게 존경했고 그렇게 행복할거라고 여겼던 그 가정에도 여전히 아픔은 있었다. 둘째 아들이 얼마나 속을 썩였던지 교목님이 너무 화가 나는 바람에 한번은 큰 맘 먹고 이놈을 혼을 내야되겠다 싶어서 몽둥이를 하나 준비해 가지고 방에 들어섰다. 그리고 방문을 걸어 잠갔다. 눈에다 힘을 줬다. 그런데 아들이 난데없이 이랬다. “목사님”



아들의 이 한마디에 허를 찔리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안절 부절하고 있는 자신에게 아들이 말했다. “목사님이 몽둥이 들고 설치면 성도가 은혜가 안 됩니다.” 그 순간 온 몸에 힘이 쫙 빠져나가더라는 것이다. 무장해제를 당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는 자신을 향해 아들이 그랬다. “앉으세요.” 그래서 힘없이 털썩 주저앉았더니 아들이 물었다. “아버지가 언제 내하고 외식한번 제대로 해 본일 있습니까?” “야..이놈아! 해..해운대에서 한 번 먹고... 또 어디가지 않았냐? 거...” 그랬더니 “맞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언제 나하고 여행이라도 한번 제대로 해본 일 있습니까? ” “야..이놈아. 그..그것도 어디 가지 않았냐 거...” 순전히 아들한테 심문을 당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아들이 또 한마디를 했다. “그런데도 아버지가 할말이 있습니까?” 그리고 마지막 말이 이랬다. “부탁할게 뭡니까?”



그렇게 자기 속을 썩이던 아들인데 그 아들이 회심을 하고 변화되어 지금은 세상에서 자기를 제일 존경할 뿐만 아니라 신앙생활도 열심히 해 주어 감사할뿐이라 한다. 선생님은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꺼내시면서 어쩌면 교실 밖에서 행해지는 마지막 수업일지도 모를 그 시각에 제자들에게 남기고 싶어 하는 교훈하나가 있었다. 자신의 인생을 돌이키면서 가장 아쉬운 게 뭐냐고 묻는다면 자기는 딱 하나라고 했다. 가족들하고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이란다. 그러면서 저희에게 간곡하게 부탁하시는 것 하나 있었다. “가족들하고 보내는 시간 절대 소홀히 하지 말아라”



프랑스의 작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처럼 귀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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