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져가는 속성이 있다. 불필요한 경우에도 점진적으로 인원이 늘어나 계속 비대해진다. 현대 행정학에서 말하는 파킨슨의 법칙(공무원의 수는 업무의 중요성을 불문하고, 일의 유무와 상관없이 계속 늘어난다)같은 것을 논하지 않더라도 조직은 커지면서 민첩성을 잃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마치 수십 톤의 거대한 공룡이 움직이는 것처럼 한걸음 한걸음이 둔하고 무거워 보이게 된다.

 

물론 이런 비대한 조직의 불합리성을 개선하고자 수많은 경영학자들이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비대한 조직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컨설팅 그룹들이 문제를 진단하며 개선책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획기적인 방법은 별로 없어 보이며, 획기적인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Ernst Friedrich Schmacher)같은 학자는 ‘Small is beautiful’ 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작은 것은 자유롭고, 창조적이고,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편하고 즐겁고 지속적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동시에 그는 비인간적으로 변해가는 거대 조직의 폐해를 비판했다.

 

편하고 즐겁고 지속적이어야 할 조직이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조차 없고, 어디서부터 진단하고 개선해나가야 할 지도 모르는 불편하고 불쾌하고 단명한 조직으로 변해가는 것을 우리는 일상에는 많이 봐왔다. 개선책을 마련할 수 없으니 조직의 불합리는 계속 악순환 되고 그 안에 있는 조직원들은 지쳐간다. 지친 조직원들의 머리 속에서는 어떤 종류의 새로운 아이디어도 기대할 수 없다. 결국 대화의 단절과 거대한 조직의 그림자에 가리워진 불합리를 수용해야만 하는 스트레스 속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 난다.

 

  

 

 

 

 

 

 

 

 

 

모든 것이 작은 것으로 가득 찬 레고랜드. 난 레고랜드에서 작은 것의 아름다움과 편리함을 발견했다. 한눈에 지붕이 보이고 창문이 보이고 정원이 보이고, 호수와 나무도 보이고 교각과 자동차도 보인다. 조금만 자세히 봐도 어디가 문제인지를 금방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디에 어떤 블록이 떨어져 있으며 어느 곳에 다시 끼워 넣어야 하는 지가 금방 파악된다. 작기 때문에 새로운 블록을 가져다 끼우는데 많은 힘과 비용도 들지 않는다.

 

결코 레고랜드에서는 코끼리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이 눈을 가리고 코끼리 다리를 만지며 코끼리의 모습을 상상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의 이면에는 간소화의 의미도 들어 있다. 큰 것을 작게 줄이기 위해서는 선과 선, 면과 면, 각과 각을 간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레고랜드의 모든 작품들은 간소화를 위해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없앴다. 꼭 필요한 부분만을 강조하고 아름다운 색깔의 블록으로 마무리 했다. 거대한 빌딩과 도시의 축소판이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으며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절제된 아름다움의 이면에서, 블록을 사용함에 있어서의 집중과 선택이라는 전략적 사고를 발견해 낼 수 있었다. 간단하지만 아름답게 보이는 간소화의 역설과 미학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것이 언제나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름다운 것이라고는 할 수 있다. 적어도 조직의 문제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진단하며 개선책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는 작은 것이 거대한 것보다는 훨씬 유리하다.

 

우리 개개인의 일상 속에서 늘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와 갈등의 본질을 찾아 간단하게 만들고,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에 집중과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는 성공을 쌓아 올리는 블록 하나가 더 주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작기에 자유롭고 창조적이며 효율적인 것이야말로 레고랜드가 보여주는 비즈니스의 성공 원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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