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가 며칠째 이어지니 절로 몸의 기운을 보강해 줄 음식이 당깁니다.
여름철 보양식의 식재료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우선 닭고기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영계의 뱃속에 수삼과 대추 찹쌀 마늘을 집어넣고 푹 삶은 삼계탕도 좋고, 토막 친 닭고기에 감자와 양파를 도톰하게 썰어 넣고 매콤하게 끓여 낸 닭복음탕도 칼칼합니다. 매운 양념이 싫으면 불고기 양념장으로 조려낸 닭찜도 별미입니다. 닭요리는 비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두루 즐기는 음식이지요.

<닭죽>
저는 삼계탕 보다 닭죽을 더 즐기는 편입니다. 먹기에도 편안하고 맛도 좋으니까요.
넉넉한 크기의 백숙용 닭을 한 마리 사왔습니다. 꽁지와 목 부분의 기름을 도려내고 깨끗이 씻어 마늘과 대추 한 줌, 수삼 두 뿌리와 함께 냄비에 넣고 중불에 45분 정도 푹 삶습니다. 먼저 닭이 잠길 정도의 물만 붓고 끓이다가 그 국물은 따라내버리고, 다시 물을 넉넉히 붓고 부재료를 넣어 푹 삶습니다. 압력솥을 사용할 경우엔 15분이면 됩니다.

잘 삶아진 닭은 건져 너른 접시에 담아 식힙니다. 닭육수도 차게 식혀 면보자기에 걸러 국물의 기름기를 제거합니다. 고기가 식으면 뼈를 발라내고 적당한 크기로 찢어 볶은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둡니다. 준비된 육수에 불린 맵쌀과 찹쌀을 3대 2 정도의 비율로 넣고 센 불에 끓이다가 약불에 뚜껑을 열고 나무주걱으로 눌지 않게 계속 저어줍니다. 쌀알이 거의 익을 무렵, 발라놓은  살코기와 당근과 건표고 불린 것을 잘게 다져 넣고 한소끔 끓인 후에 불을 끄고 뚜껑을 닫아 뜸이 들도록 기다렸다가 천일염으로 간을 맞추면 완성입니다. 기호에 따라 닭죽에 삶은 녹두나 죽순을 넣어 끓이기도 합니다. 

닭죽에는 별 반찬이 필요없습니다.
열무김치나 배추김치 한 가지와 풋고추와 오이에 쌈장을 곁들이면 그만이에요.
좀 넉넉히 만들어두시면 주말 아침이나 저녁은 아주 간편하게 닭죽으로 해결하실 수 있지요.

죽을 즐기시지 않은 분은 닭곰탕도 좋아요.
조리법은 닭죽과 비슷합니다. 닭을 푹 삶아 육수를 만들고 고기는 찢어 밑간을 하여 따로 보관 합니다. 육수에 다진 마늘과  준비된 살코기 넣고 파르르 끓어오르면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파채와 후추로 양념을 하여 상에 냅니다. 닭곰탕에는 새콤하게 익은 무깍두기나 오이소박이를 곁들이면 되지요. 닭 한 마리로 몇 끼니가 해결되니 오지고도 기특한 일 아닙니까.

<더위를 식혀주는 냉국>
날씨가 더울 때는 시원한 냉국이 밥상에 오르면 느낌부터가 즐겁습니다.
딱히 맛이 있지는 않지만 콩나물냉국이나 오이미역냉국 준비해놓으시면 상차림이 수월해져요.
콩나물냉국은 2.3일 두고 드셔도 되지만 오이미역냉국은 식초가 들어가니 즉시 만들어 드셔야 색이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냉국에는 깨를 넣지 않는 게 정갈합니다.

<여름철에 좋은 전통음료>
가공음료 참 많이들 드시데요.
만들기는 좀 번거롭지만 준비해놓으시면 며칠은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전통음료 몇 가지 소개합니다.

*대추차- 대추를 씻어 씨를 발라내고 주전자에 뭉근히 끓여 식혔다가 대추 과육은 주물러 육즙을 짜내고 찌꺼기는 버립니다.
*미숫가루- 보리나 찹쌀 콩 등을 볶아 가루로 만들어 단맛을 가미하여 냉수나 우유에 타서 마십니다.
*콩물- 콩을 씻어 물에 푹 불렸다가 파르르 삶아 믹서에 곱게 갈아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춰 냉장하여두고 마십니다.
*오미자화채-오미자를 씻어 5배 정도의 찬물에 하룻밤 담궜다가 꿀에 타서 마십니다.
*생강계피차- 수정과 만드는 법과 동일합니다. 손질한 생강과 계피를 달여 차게 하여 마십니다. 곶감만 생략하는 것이지요.
*산수유차- 씨를 빼고 말린 산수유를 은은한 불에 달여 마시는 차인데 맛은 오미자처럼 시고 떫지만 몸에는 이롭습니다.
*식혜- 식혜는 추운 겨울에 제맛이지만 더울 때 마셔도 아주 그만이에요. 여름 식혜는 밥알을 작게 넣으셔요. 차거운 식혜 한 사발이면 갈증과 피로가 싹 달아나지요.
* 미삼대추차- 미삼을 깨끗이 씻어 씨를 발라 낸 대추와 함께 달여 냉장하였다가 마십니다.

덥지만 몇 시간 투자하셔서 음식 준비 넉넉히 해놓으시면 주부님들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주말 되시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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