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은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그 날이 그 날인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 자체가 삶의 이벤트이기 때문입니다.
색다른 모자에 칼라풀한 티셔츠와 무채색의 면바지 두어 벌이면 패션은 준비완료입니다.
식사를 모두 매식으로 해결해버리면 간편하겠지만, 취사 시설이 갖춰진 리조트나 캠핑의 경우엔 함께 온 가족이나 친구끼리 협력하여 밥상을 마련하시는 것도 즐겁습니다.
여행지의 특색 있는 맛집을 순례하며 몇 끼는 밖에서 해결하고, 나머지는 그 지방의 특산물을 구입해서 즉석요리 만들어 드시면 재미 있고 알뜰한 휴가가 되시겠지요.
휴양지에서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요리 몇 가지 소개합니다.

<해물탕>
대부분의 피서지는 계곡이나 해변이지요.
바다로 가신 분들은 그 지역의 재래시장을 꼭 찾으셔서 장을 보세요.
싱싱한 수산물을 염가에 구입할 수 있으니까요.
손질이 되어 있는 물오징어나 문어 새우 게 조개와 탕에 들어갈 야채를 취향대로 삽니다.
모든 재료를 깨끗이 씻고 썰어 준비합니다.
끓는 물에 해물과 야채 고춧가루를 넣고 끓이다가 소금으로 간을 맞춘 후, 마지막에 다진 마늘로 향을 내면 해물탕 완성입니다.
식재료가 좋으니 별다른 양념이 없어도 간만 맞으면 맛은 아주 시원하고 담백합니다. 

<된장찌개>
여행지가 계곡이든 산이든 취사를 계획하셨다면 된장 준비는 기본이지요.
바닷가면 해물을 조금 마련하시고 시장보기가 여의치 않은 계곡의 경우엔 멸치면 충분합니다.
해물이나 멸치 한 줌 넣고 된장 풀어 호박이나 풋고추 감자 저며 넣고 바글바글 끓이면 된장찌개 뚝딱 완성입니다.
찌개에 김치나 마른 반찬 한두 가지면 밥 한 공기 비우기는 일도 아니지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된장찌개는 모두 당기는 음식이니까요.

<비빔밥>
뜨거운 밥과 약간의 거섶에 고추장만 있으면 어디서고 비빔밥은 만들어 먹을 수 있지요.
열무나 배추김치를 잘게 썰어 설탕과 고추장 한 숫갈 씩 넣고 조물조물 무칩니다.
혹 근처에 재래시장이 있으면 반찬가게를 찾아 나물을 조금 사시면 좋아요.
많은 밥을 비빌 때엔 나물만으론 밥이 좀 싱겁거든요.
나물 마련이 여의치 않을 경우엔 상추나 깻잎같은 생야채나 해초를 잘게 썰어 넣으셔도 됩니다.
널직한 양푼에 밥과 고추장, 나물과 생야채, 김치무침을 얹고 젓가락이나 나무 주걱으로 비빕니다.
참기름을 두르면 금상첨화고요.

<감자조림>
감자와 양파를 씻어 도톰하게 자릅니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반반 씩 섞고 설탕 한 숫갈과 진간장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준비 된 감자와 양파에 버무려 물을 자작하게 붓고 센 불에 끓이다가 중불에 감자가 익을 때까지 졸입니다.
마지막에 참기름 한 숫갈을 두르면 고소한 향이 나는 감자조림 완성입니다.

집을 떠나면 먹는 것 자는 것이 다 설고 불편하기 마련입니다.
식사 너무 거하게 드실 생각 접고 간편하게 드시는 것으로 만족하시면, 눈 앞에 펼쳐지는 우리 강산이 더욱 새롭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내가 머물다 일어선 자리에 다음 사람이 미소지을 수 있도록 작은 배려 잊지 않으신다면 그 또한 향기로운 마무리입니다.
모두모두 즐겁고 뜻 깊은 휴가 되시길 바라면서 제 마음 속에 늘 품고 사는 시 한 수 올립니다. 

                 인생
                       김광섭
      너무 크고 많은 것을    
      혼자 가지려고 하면  
      인생은 불행과 무자비한
      七十年 전쟁입니다.
      이 세계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닙니다.
      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낮에는 해 뜨고
      밤에는 별이 총총한
      더 없이 큰
      이 우주를 그냥 보라고 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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