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사진- 조현숙>

생활하다 보면 불의에 배탈이 나거나 마음 상한 일이 생겨 식사가 내키지 않는 때가 있습니다.
속이 불편할 때는 한두 끼니정도 거르시는 것도  위를 다스리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마냥 식사를 거를 수는 없는 일이지요.
이럴 때 밥 대신 편안하게 드실 수 있는 음식이 흰죽입니다.

쌀을 깨끗이 씻어 두세 시간 충분히 불려 물기를 뺀 다음 참기름을 두른 냄비에 넣고 노릇하게 볶습니다.
쌀 1컵에 끓는 물 7컵의 비율로 물조정을 한 냄비를 중불에 얹고 쌀알이 충분히 퍼지도록 나무주걱으로  계속하여 저어줍니다.

쌀알이 완전히 익으면 간을 하여 바로 상에 냅니다.
아니면 간을 하지 않은 흰죽을 간장과 함께 내셔도 좋습니다.
간단한 물김치나 무우장아찌를 찬으로 곁들이시면 더 좋겠지요.

무우장아찌
단단한 무우를 골라 겉껍질을 벗기지 않고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은 후, 가로 세로 4등분하여 용기에 담고 돌로 꼭 누른 다음 무우 1개에 진간장 3컵의 비율로 간장을 붓고 마른 홍고추 3개와 생강 저민 것도 함께 넣어 4-5일이 지나면 간장물을 끓여 식힌 다음 다시 붓습니다.
20일 정도 지나면 무우가 갈색으로 변하면서 맛이 배입니다.
편이나 채로 썰어 통깨로 무치면 아삭아삭 씹히는 게 기분 좋아지는 무우장아찌가 완성됩니다.

흐린 하늘에 간간이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지난 토요일 아침,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창 순위 1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올라 있었습니다.
몹시 의아해서 텔레비젼을 켜니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노 前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보도되고 저간의 경위도 속속 알려지고 있었습니다.

주말이면 의례 결혼식에 갈 일이 생겨 내키지 않은 외출에서 돌아와 보니 화면 가득 봉화마을 상가소식 일색이었습니다.
저는 평소 정치나 Tv와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이었지만 23일 이후론 거의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되네요.

노 전대동령의 공과에 대한 是是非非를 떠나 그분의 비극적인 殞命이 제 가슴을 오래도록 옭죄어 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헛헛하고 무겁게 가라 앉은 마음에 이런 노랫말이 다가와서 귓전을 맴도는군요.

<형제별> 방정환 작사, 정순철 작곡
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삼형제
반짝반짝 정답게 지내이더니

웬일인지 별 하나 보이지 않고
남은 별만 둘이서 눈물 흘리네

<또 한송이 나의 모란> 김용호 작사, 조두남 작곡

모란꽃 피는 오월이 오면
또 한송이의 꽃 나의 모란
추억은 아름다워 밉도록 아름다워
해마다 해마다 유월을 안고 피는 꽃
또 한송이의 또 한송이의 나의 모란
 
행여나 올까 창문을 열면
또 한송이의 꽃 나의 모란
기다려 마음 졸여 애타게 마음 졸여
이밤도 이밤도 달빛을 안고 피는 꽃
또 한송이의 또 한송이의 나의 모란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그분의 못다한 꿈은, 관용과 화합
온갖 반목과 대립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의 통합 아니겠는지요.
부디 고단한 심신 내려놓으시고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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