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꽃, 사진 조현숙>

절후는 어찌 이리도 감쪽같은지요.
한동안 선선하여 시절 가는 줄 모를만큼 봄꽃과 여린 잎새들의 잔치에 취했었는데 入夏(5일)가 지나니 후끈 달아오른 열기가 여름이 왔음을 귀신같이 알려주는군요.

번창과 무성함을 상징하는 여름은 힘과 젊음이 넘쳐나는 계절입니다.
지금 청계천 주변에는 이팝나무가 하얀 꽃망울을 터뜨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하네요.
入夏木이라고도 불리는 이팝나무는 입하 무렵에 꽃이 피는 나무라서 명명되었다고 하며 꽃의 생김새가 하얀 쌀밥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제가 본 이팝나무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고창 선운사 경내에 있는 수령이 수백년 된 노거수입니다.
눈부시게 희고 소담스런 꽃의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처음 보는 순간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더군요.
국내의 각 지방에 마을의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 있는 거대한 이팝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 되어 보호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기온이 오르니 입맛은 자연스레 차거나 새콤한 것을 찾게 됩니다.
미역과 오이채로 만든 냉국도 더위를 식혀주는데 안성맞춤이고, 콩나물찬국도 숫가락 적시는 찬으로는 그만입니다.
이열치열이더라고 더위를 찬 것만으로 달랠 수는 없는 법.
마늘과 대추 수삼 넣고 푹 삶은 닭백숙도 여름 보양식으로 아주 좋은 음식입니다.

여름철에 즐기는 닭요리는 조리법도 다양합니다.
감자와 양파 굵직하게 썰어넣고 매운 고춧가루 풀어 매콤하게 끓인 닭볶음탕도 좋고, 국물 없이 양배추와 떡볶이용 떡과 고구마 넣고 바뜩하게 졸인 닭갈비도 맛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조리법으로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후 달콤하게 양념한 닭강정도 별미입니다.

무성하게 자란 갖가지 생야채로 쌈밥 마련하셔도 더위를 이길 수 있지요.
야채에 곁드려 한두 가지 더 마련하시면 좋은 음식은, 참치(캔) 기름기 따라버리고 살덩어리 잘게 부숴 고춧가루와 깨소금으로 버무린 것과 다진 고기와 물기 짠 두부 갖은 양념하여 기름에 지진 완자를 준비하시면 밥상의 모양새가 조화롭게 갖추어 집니다.

쌈장도 된장 푼 물에 애호박 청양고추 양파 해물 듬뿍 썰어넣고  바글바글 끓인 강된장이나 약고추장 또는 추자 생멸치젓 무침이나 토하젓을 준비하시면 아주 맛깔스런 상차림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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