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숙 님의 봄꽃>

우수가 지나니 햇살이 한결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아직 몇 차례의 꽃샘 추위가 남아 있겠지만 봄빛은 완연합니다.

밥상 위에 봄을 불러들여 보았습니다.
우중충한 묵은 음식들을 내려놓고 산뜻한 봄나물로 몸과 마음의 낡은 기운을 신선하게 바꿔보고 싶습니다.
어수선하고 가라앉기만 하는 세상의 이야기들도 잠시나마 봄기운을 닮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입니다.

시장에 나가보니 벌써 취나물이며 달래 냉이 두릅 쑥같은 향기로운 봄나물들이 가득하군요.
이들은 아직 실한 햇빛을 받고 자란 노지작물은 아니지만 아쉬운대로 봄기운을 느끼기엔 부족하지 않습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난 채소가 달갑지 않다 싶으면 섬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탐스러운 이파리에 비옥한 땅기운을 가득 머금은 봄동이며 시금치나 풋마늘도 아주 좋은 제철 먹을거리들 입니다.
봄동은  간단한 양념으로 겉절이 하시거나 살짝 데쳐서 된장기 조금하고 청양고추 몇 개 썰어 넣고 멸치 육수로 국을 끓이시면 좋습니다.

풋마늘은 겉절이나 그냥 생으로 된장 찍어 드셔도 상큼하고 금방 데쳐서 마른 파래와 함께 무쳐드셔도 맛납니다.
빨갛고 노란 파프리카를 손질해서 양념하지 않은 생된장에 찍어 먹으니 그렇게 아삭거리고 신선할 수가 없네요.
지금부터서 출하되기 시작하는 주꾸미도 숙회나 볶음으로 곁들이시면 알록달록 향기롭고 맛깔스런 저녁상 마련으로 손색이 없겠지요.

가뜩이나 침체된 분위기를 봄향기 가득한 밥상으로 한번 바꿔보시면 잃었던 입맛도 되찾고 작은 희망도 생겨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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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에 다친 손가락이 오진으로 인해 치료가 더디어 이제사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른 손을 쓰지 못해 뜸한 글올리기가 좀더 이어질 수밖에 없어 아쉽습니다.
잘 나아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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