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시원한 계곡처럼 .... 사진 오순옥 님

국수물은 고기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가다랑어나 멸치와 다시마 무우와 대파를 넣고 푹 끓인 육수를 사용하는 게 면발과 더 잘 어울리고 맛도 담백하다.
국수는 충분한 분량의 물이 팔팔 끓을 때 집어 넣고 넘지 않도록 잘 저어주다 면발이 투명해지면 바로 건져 타래를 만들어 찬물에 헹궈 소쿠리에 1인분씩 건져 물기를 빼 둔다.

냉장고에 남아 있는 야채나 버섯을 각각 곱게 채 썰어 소금 간을 한 후 올리브유(혹은 들기름이나 참기름)에 볶아둔다.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쇠고기 갈은 것도 소금과 후추로 밑간하여 기름에 볶아둔다.
달걀을 황백으로 나누고 밀쌈의 전병만큼한 크기로  달걀 푼 물을 팬에 붓고 고기 볶은 것을 속으로 넣은 다음 달걀액이 꾸덕꾸덕해지면 반달 모양이 되게 접어 가장자리가 터지지 않도록 잘 마무리하여 접시에 담아 놓는다.
이것을 알쌈이라 하는데 요리 연구가 강인희 선생이 개발한 아이템이다.
고기 볶은 것을 국수 위에 그냥 올리고 황백의 지단을 부쳐 가늘게 채썰어 꾸미로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나 알쌈을 만들어 사용하면 식사가 끝나도록 국물을 맑게 유지 할 수 있어 필자는 이 방법을 애용하고 있다.

따뜻하거나 찬 육수를 집간장으로 간하여 면사발에 담고 이 국물에 국수를  재빨리 토렴하여 담는다.
그 위에 볶아둔 야채와 버섯 알쌈을 색스럽게 얹은 후 상에 낸다.
열무 김치나 오이지 무침 또는 매실 장아찌나 김 장아찌를 찬으로 곁들이면 좋다.

국수는 조리법이 간단하여 여러 사람이 모인 날 점심 식사로 애용된다.
잔치국수라는 메뉴가 생길 정도로 국수는 특별한 길사에 즐겨 먹던 우리네 음식이다.
자연적인 여건상 밀을 많이 재배할 수 없었던 우리 나라는 밀가루가 아주 귀했기 때문에 국수가 대접받는 음식으로 분류된 듯하다.
해방 후 서양으로부터 밀가루 수입이 많아져 이젠 국수 먹기가 쉬어졌고 각종 탕에 들어가는 식재료로도 많은 양이 소비되고 있다.
최근 국제 곡물가의 폭등으로 밀가루나 국수 사리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아우성이지만, 아직까지 국수는 그래도 저렴하고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대중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국수에 관한 시 한 편 함께 올립니다.



국수가 먹고싶다.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소 팔고 돌아오듯
뒷 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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