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의경


 

"빚을 냈으면 원금은 못 갚더라도 이자는 갚아 나가야 되지 않나. 아무리 벌이가 시원찮더라도 그 정도는 갚을 수 있을 만큼 벌어야 되지 않나."

 

이런 기본적은 요구를 반영한 지표가 바로 '이자보상배율'입니다.

 

‘이자보상배율(Interest Coverage Ratio)’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기업의 영업이익으로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감당한 후에도 얼마의 여유가 있는지를 가늠할 수가 있습니다.

 

◆ 이자보상배율 = 영업이익 ÷ 이자비용

 

위의 공식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숫자가 1보다 클 경우엔 기업의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이자비용을 커버하고도 남는다는 의미로 재무적으로 안전한 기업이라고 볼 수 있겠죠. 참고로 통상 시장에서는 이자보상배율이 1.5배 이상이면 충분히 안정적인 회사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이 숫자가 1보다 작을 경우엔 기업의 자체 수익으로는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다 갚을 수 없다는 의미로 대출해준 쪽의 입장에선 불안하기 짝이 없는 기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좀비기업 = 살아있느나 살아 있는 게 아닌 기업

 

특히,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은 상태가 3년 연속 지속되는 회사의 경우 금융권에서는 이를 ‘좀비기업’이라 부른답니다. 기업이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이나 지속된다면 이는 살아있으나 살아 있는 게 아닌 좀비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죠.

 

최근 들어 경기가 점점 침체되면서 이러한 좀비기업의 숫자가 증가하는 추세라 금융권과 정부 당국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회사의 비중은 중소기업의 경우 2013년 38.3%에서 2014년 37.0%로 1.3%포인트 하락하였으나, 대기업의 경우에는 오히려 2014년 28.1%로 2013년(24.8%)에 비해 3.3%포인트 상승하였다고 합니다.

 

2014년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전체적으로도 증가하였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그 이유를 기업 부채규모 축소, 저금리 기조 등에도 불구하고 기업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저하된 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정부, 좀비기업 처리에 박차를 가할 계획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에서도 이들 좀비기업을 처리하기 위해 2016년부터 기업구조조정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겠다는 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가 금융권에 종사하다 보니 이런 논의가 최근 들어 점점 구체화되는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집니다.

 

특히 올해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우리나라의 금리도 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좀비기업의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금융기관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쳐 우리 경제에 더 커다란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 하나가 기존 유암코(UAMCO, ‘연합자산관리㈜’로 부실채권관리,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임)의 기능을 확대해서 민간주도로 사모펀드(PEF) 형태의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설립하게 하여 좀비기업의 구조조정을 해보자는 것이죠. 이를 통해 나름 살릴 수 있는 기업은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통해 살려내고, 정말 맛이 간 기업은 퇴출시켜 시장의 건전성을 회복시키겠다는 것입니다.

 

부디 이러한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만들어 살아도 살아 있는 게 아닌 그래서 금융기관이나 다른 건전한 기업에게까지도 피해를 주는 좀비기업들의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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