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수능한파가 우리들 곁을 찾아왔네요. 오늘 하루 길에서 마주치는 수험생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를 건네주면 어떨까요?

어제는 비와 함께 더욱 스산한 날씨 속에서 우수수 쏟아지는 은행잎들을 보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찬바람이 불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겨울이면 우리를 즐겁게 하는 많은 먹을거리들도 있겠지만 왠지 온기가 넘치는 정감 있는 말 한마디가 더 생각이 나는 것은 왜일까요? 여러분은 평소 주변사람들과 어떤 얘기를 어떻게 나누시나요? 특히 요즘처럼 1년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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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통해 내용을 전달할 때 말(7%), 목소리(38%), 몸동작(55%)이 차지하는 비율을 얘기했던 메라비언(Mehrabian)에 의해 우리가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어떻게 말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아는 만큼 우리들이 얼마나 실행하고 있는지 한 번 되짚어 보았으면 한다.

 

 38%를 차지하고 있는 목소리에도 크기, 빠르기, 음질, 온도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를 갖는다. 큰 목소리는 무신경하고 제멋대로 들리며 작은 목소리는 심약하고 소극적으로 들린다.

너무 빠른 목소리는 조급할 것이며 느린 목소리는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다. 음질은 또 어떨까? 날카로운 목소리는 신경질적이며 감정적이고 탁한 목소리는 거칠고 교활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따스한 목소리에는 관심과 애정이 묻어나오며 차가운 목소리에는 무관심과 냉담을 피할 길이 없다. 아무리 친근한 몸동작과 예절바른 내용이라 해도 목소리의 온도에 의해 느껴지고 받아들여지는 의미는 사뭇 다른 것이라 생각된다.

 

 일과 관련하여 가끔 통화하게 되는 남자분이 있다. 이 분은 항상 목소리가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정말 무미건조한 음성이다. 가끔 만날 때에도 물론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다. 그 분의 너무나 사무적인 음성과 태도에 갑갑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일전에 행사를 진행하며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 분의 마음씀씀이가 너무나 섬세하고 따뜻하며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너무나 놀라워서 그 사실을 언급하며 칭찬해드렸더니 쑥스러워 하시며 ‘제가 원래 그런 사람 이예요.’하는 것이다. 누가 알았겠는가? 그 분에게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좋은 관계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인 크라이슬러가 작곡한 바이올린 곡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인 "사랑의 기쁨"을 들어 보자. 이 곡은 제목과 마찬가지로 화사하고 행복한 느낌으로 가득한 곡이다. 빈 태생의 크라이슬러는 대단히 관대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러한 성격은 그가 남긴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으며, 또한 음악을 통해서 그의 따뜻한 성품을 느낄 수 있다. 그는 풍부한 정서와 따뜻한 표정으로 청중들의 마음에 호소하는 연주를 함으로써 한 세대를 풍미한 연주자였다.

 

오늘 어깨가 처진 벗과 동료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화기애애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여러분의 목소리 온도를 1도씩만 올리자. 세상이 따뜻해 질 것이다.

 

Kreisler, Fritz  Liebesfre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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