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八字)가 센 여자'라는 말은 자주 들어도 팔자가 센 남자라는 말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유독 여자에게만 팔자가 세니 약하니 하는 말이 회자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오행의 흐름에는 순행(巡行)과 역행(逆行)의 기운이 공존한다. 여자의 명국(命局)에서 남편의 자리가 안정되고 순행으로 연결되면 그녀는 남편복(福)이 있다고 한다.

반대로 역행이라면 남편자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결국 자신 스스로가 삶의 곡기(穀氣)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평생을 '팔자가 세다'는 말을 들으며 살아가야 한다.

역행한다는 말은 질서를 무시(無視)한다는 말과도 같다. 여자의 명국에서 질서를 무시한다는 말은 가정에서는 결국 남편을 무시한다는 말이고 무시는 다툼이나 갈등을 조장하니 가정의 불화는 불 보듯 뻔하다.

 

치과위생사(齒科衛生士)로 일하고 있는 40대 초반 여인의 사주간평(四柱看坪)이다.

무관(無官)에 무재(無財)라, 유일한 먹거리인 자격증만이 삶의 곡기를 해결해 줄 사막의 오아시스이다. 배부른 命이라 게으름은 어쩔 수 없으나 그나마 치위생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치과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오행의 흐름이 순탄하지 못하고 사주명국(四柱命局) 또한 편고(偏枯)하다. 그나마 남아있는 신뢰(信賴)의 자리마져 깨져있어 마치 찌그러진 양은냄비라 대인관계가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그녀의 사회성을 엿볼수 있다.

무관(無官)이라 남자의 애정을 기대하기란 애시당초 분외지욕(分外之慾)이다. 30대 초반 흐름에 잠깐 나타난 3등급의 남자와 결혼을 하였다. 박복(薄福)하게도 명국에 나타난 3등급의 남편은 여인의 경쟁자인 다른 여자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으니 ‘시거든 떫지나 말라’는 속담(俗談)은 이를 두고 말함이다. 결국 남편을 쳐내는 시기인 30대 후반 이혼(離婚)을 하게된다.

 

근무하고 있다는 치과의원의 원장(坤) 사주를 보았다. 명국이 순수하여 사람은 좋아보이지만 의원(醫院)도 장사요 사업(事業)이건만, 태신약(太身弱)한 태생에 무엇보다 중요한 아래 직원을 다루는 자리가 없으니 깨지고 탁(濁)한 사주인 치위생사의 먹잇감으로는 딱이다.

한곳에서만 오래 살다보면 여우는 자연히 구미호가 되고 만다. 경문(驚門)에 주작(朱雀)은 달변(達辯)이라, 장점으로 활용하면 좋은 상담사가 되겠지만 세치혀로 나이어린 치과원장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희롱(戱弄)하고 있다.

재물과 연결되지 않은 손(孫)기술은 환자치료에 도움을 주라고 만들어 놓았지만 엉뚱하게도 병원의 돈을 탐하고 있다. 광화문 사거리의 지갑인 치과원장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을까...

호랑이가 없는 곳에서는 여우가 왕 노릇을 하기 마련이어서 의원(醫院) 돌아가는 모습은 굳이 보지 않아도 알 수가 있으니, 깨진 밥그릇 사주를 지닌 사람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행동 형태이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관재수(官災數)를 겪지 않으려면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

 

올해 다시 관운(官運)이 왔다. 모양과 자리가 좋아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남자이다. 치위생사를 만나며 또 다른 여자와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모습이다. 헤어짐은 예상된 시나리오이지만 그래도 이 남자를 쉽게 포기할 수가 없는 이유는 허기진 팔자(八字) 탓이요 거듭되는 이별(離別)은 타고난 정명(定命)이다.

유년운은 이제부터라도 무수리의 마음자세로 살라고 가르치고 있다. 비록 공 맞고 깨진 남자이지만 간택(揀擇)을 받으려면 어쩔 수가 없다. 곰 같은 여자라면 모르겠지만 뛰어난 변득술을 자랑하는 구미호라 아마도 쉽지는 않을것 같다.

삶이 안정이 되려면 오행의 자리가 안정되어야 한다. 결혼생활이 안정이 되려면 남편의 자리가 견고해야 한다. 세치혀와 잔머리로만 인생을 살아 갈수는 없다. 八字에 없는 자리를 욕심내며 살아보려는 여인의 행동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잔머리도 너무 굴리면 스스로의 꾀에 빠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심리적으로 일관성(一貫性)이 있는 존재이며 그 누구의 인생이라도 그것에는 반드시 그의 인생이 그래야만 했던 심리적(心理的) 원인(原因)이 숨어 있다고 한다. 아마도 그 심리적 원인이란 바로 자신의 타고난 오행의 자리에서 부족하거나 깨진 자리가 주는 허기짐이 아닐까..

팔자가 세다는 말은 주어진 명국이 오발탄(誤發彈)이 되었기 때문이며, 자신의 명국을 바로 알지 못하면 결국 오발탄의 삶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가 타고난 팔자대로 행동(行動)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팔자(八字)가 센 여자'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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