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asate, Zigeunerweisen Op. 20

 

 

 

이 세상에는 여러 유형의 사람이 있다.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일을 잘 하는 사람, 감성적이며 다양한 변화를 선호하는 사람, 창의적이며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 리더십과 책임감이 강한 사람, 다양한 사고를 가진 협조성이 뛰어난 사람 등이 있다. 어떤 유형의 사람이든지 성공을 향해 꿈을 꾸며 미래를 설계한다. 꿈만 꾸는 사람은 말하고 생각하고 꿈꾸며 희망한다. 어떤 거창한 일을 해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그 모든 것을 실제 행동으로 옮겨서 성취해낸다.



잘 아는 변호사 한 분이 적지 않은 나이에 미국 로스쿨(law school)로 유학을 가실 때의 일이다. 주변사람들의 반응이 한결같았다고 한다. “도대체 언제 준비를 한 거야? 별로 준비하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 원래 실력이 있어서 그런지 대단하구만!” 그 분은 그 얘기를 듣고 화가 많이 나셨다고 한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눈을 부비며 CNN을 틀어요. 퇴근해서 돌아와도 저녁에 거의 텔레비전은 보지 않아요. 책을 읽다가 잠이 듭니다. 바쁜 와중에도 1년이면 7~8개월 이상을 영어학원에 다녀요. 그렇게 미리미리 꾸준하게 나 스스로 습관을 들이고 준비한 것입니다.” 공부가 끝나고 돌아온 현재도 이 분의 습관은 변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남의 성공을 부러워하며 ‘원래 저 사람은 재능이 있었어.’ ‘나는 환경이 뒷받침이 안 돼.’ ‘조금만 젊었어도....’ 라고 편안하게 생각을 놓아 버리지 않았는가?

스페인의 바이올리니스트이며 작곡가인 사라사테는 파가니니 이래 음악의 거장으로서 명성을 떨쳤다. 그는 자신의 현란한 기교와 강렬한 열정을 음악 속에 담기 위해 많은 바이올린 연주곡을 작곡했다. 사라사테를 어떤 비평가가 천재라고 부른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사라사테가 즉시 반격을 가했다. “천재라고! 나는 지난 37년 동안 하루에   14시간씩 연습했다고,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은 나를 천재라고 부른다니까.” 사라사테는 자기를 19세기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자로 만든 것은 자기의 천재성이나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를 만든 것은 매일 쉬지 않고 꾸준히 연습하는 습관이었던 것이다.

 

오늘 함께할 이 곡은 집시에 전해오는 선율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바이올린의 모든 연주법상의 기교가 총망라된 난곡(難曲) 중의 난곡으로 비범한 기술을 요하며 표현이 어렵기 때문에 사라사테 생존 중에는 이곡을 완전히 연주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고 할 정도이다. 사라사테가 지고이네르바이젠(Zigeunerweisen-집시의 노래)을 작곡한 후 여러 음악가들한테 '지옥에서 온 음악가' 라고 불릴 정도였다고 하니 말이다.

 

Zigeuner란 집시를 가리키며 Weisen이란 선율 ·가락을 뜻하는 말이다. 모두 연속되는 3부분으로 이루어졌으며 제1부에서는 집시들의 잠겨 있는 정열과 억압할 수 없는 애환과 울분이 나타나며 우수에 찬 바이올린 선율을 느낄 수 있다. 제2부에서는 옛 기억을 회상하는 듯한 달콤한 감상이 느껴지며 목메어 우는 애수가 넘쳐흐르고, 음의 악센트가 마치 말을 하는 듯하다. 제3부에서는 집시 특유의 광적인 환희로 돌변하여 잠재하고 있던 정열이 폭발하고 만다. 그 화려한 기교와 집시풍의 선율로 듣는 이를 곧잘 매료시키는 명곡이다.

 

이번 칼럼에 소개된 곡은 한경닷컴이 주최하는 퓨전국악공연 '오케스트라의 新바람' #1 우리가락 우리문화에서 연주될 곡입니다. 앞으로 4주에 걸쳐 공연곡을 소재로 해서 칼럼을 쓸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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