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5.25)- 꽃은 향기로 말하고 인간은 사랑으로 말한다.  


아카시아 잔향이 남아 있는 숲을 걸었다. 향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사방으로 퍼져가는 듯 걷는 걸음을 따라와 기분을 좋게 했다. 돌과 꽃, 바람과 물속 등 물질이 있는 곳에 고유한 냄새가 있다. 돌에는 돌 냄새, 꽃에는 꽃향기, 갯가 바람에는 바다 냄새, 물에는 물 냄새, 사슴의 뿔에는 사향(麝香)이 있다. 꽃은 벌과 나비를 초대하기 위해 화려한 색으로 진화했고, 꽃을 볼 수 없는 악천후 상황에서도 꽃을 찾아올 수 있도록 향기를 진화시켰다. 꽃은 색, 향기, 자태로 말하고, 인간은 미소, 매력, 품격으로 말한다. 꽃의 색은 인간의 미소, 향기는 매력, 꽃의 자태는 품격으로 짝이 된다. 싸움과 갈등으로 악취가 진동하는 인간 세상을 기분 좋게 만들 인간 향기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물질마다 고유 향기가 있듯 인간에게도 향기가 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겸손의 향기를 풍기고, 자기를 고집하지 않고 이것과 저것을 포용하는 인간은 서로 살려는 상생의 향기가 있고, 상대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산소 향기가 풍긴다. 향기는 냄새의 물질이면서 고고한 정신세계를 상징한다. 인간향기는 내면의 진지함과 뜨거움에서 생겨나, 고난과 아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며, 인간 세상을 부드럽게 만든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고 밝지만 표현하지 않는 무색무취의 체향, 인고의 세월을 이긴 뒤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기품, 조건 없는 사랑의 향기, 의지와 기획으로 만든 인위적 감성 등은 다 인간의 향기다.   꽃은 향기로 말하고 인간은 사랑으로 말한다. 자기는 어려워도 남을 돕는 사람, 자기 일이 바빠도 순서를 양보하는 사람은 진한 커피 향기 같고, 자기를 모함하고 해코지해도 용서로 아픔을 덮는 사람은 밟힐수록 향기 뿜는 꽃향기 같다. 고난의 상처 이겨내고 우뚝 선 사람. 힘겨울 때 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사람은 향로 속에서 피어오르는 향냄새 같고, 남의 눈물까지 닦아 주는 사람은 가지 잘린 상처를 감싸는 송진 향기 같고, 맑은 정신으로 남까지 기쁘게 하는 사람은 솔향기 같다. 한줌 티끌로 사라지기 전에 영혼의 향기를 풍겨서 이 지구상에 왔다 갔다는 흔적을 남기자.




악취도 완전분해하면 향기가 된다. 향기가 있으면 악취도 있다. 향기가 기분을 좋게 하는 기체라면, 악취는 비위를 상하게 하는 기체. 꽃향기도 산산이 부서지지 않으면 악취가 되고, 악취도 제대로 부서지면 향기가 된다. 두엄도 완전 썩어서 문질러지면 구수한 향기를 풍긴다. 향기는 자기를 미세한 기체로 분해할 줄 알기에 꽃의 형상을 떠나서도 향기를 풍기고, 향기는 형상에 묶이지 않기에 한 자리에 멈추지 않고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고통도 극복하면 기쁨의 향기가 되지만 노력 없이 행복을 찾으면 추한 악취가 난다. 자기를 버리고 함께 기쁨을 찾으면 일마다 향기를 풍기고, 자기 것을 붙들고 자기를 고수하면 일마다 악취가 난다.  뾰족한 이익의 자아를 버려서 기쁨의 향기를 만들고 스스로 부서져서 인간 향기를 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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