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화두(5.7)-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열정



자연을 들여다보면 세상에는 서로 다른 짝이 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물질이 있으면 정신이 있다. 조선조 최고의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은 <우주의 근원 요소가 이(理)와 기(氣)로 형성되었는데, 내재된 기본 성품인 이(理)가 현상인 기(氣)를 지배하는> 주리론(主理論)을 주장했다. 서로 다른 짝이 있는데, 기본 에너지가 주(主)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지만 빛이 주가 되어야 하고, 진실이 있으면 거짓도 있지만 진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현생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통하는 기본 품성과 정서가 이(理)라면, 세상을 움직이는 기운인 열정은 기(氣)다. 어지러운 세상일수록 중심을 잡아주는 차가운 이성이 필요하다.



차가운 이성은 ‘나’를 ‘나’라고 할 수 있는 본성. 성과가 지배하는 세상은 항상 투쟁과 권모술수가 판을 치기에 이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성은 선악을 식별하고 사유하는 능력,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 먼저 화를 내지 않는 차분함이다. 이성은 얼음장 밑에서도 숨을 쉬는 생명의 기운, 남에게 피해를 안 주는 도덕성, 나가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신중함이다. 고난일수록 영혼의 채찍을 들어 더 차분해지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참고 기다리자. 이성은 서로를 살리는 인간 자본. 저마다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자아를 돌아보고, 이익과 체면 때문에 객지에서 고생하는 이성을 불러들이자. 이성으로 생각과 행동을 정비하자.    
뜨거운 열정은 살아 있음의 증거. 열정은 열정으로 치유할 수 없기에 차가운 이성으로 제어하고 식어버린 가슴은 뜨거운 열정으로 데워야 한다. 열정은 삶을 의미 있고 보람되게 하는 에너지이면서 우리를 뜨겁게 만드는 신바람. 향기로 벌과 나비를 부르는 것은 꽃의 열정이며, 불리한 조건도 뛰어넘으려고 하는 것은 우리들의 열정. 그러나 지나친 열정은 삼가자. 사람은 그가 먹는 량에 의존해서 사는 게 아니라 그가 소화시킨 것으로 산다고 했다.(맛의 생리학, 장 앙텔름 브리야 사바랭, 1826년 펴냄 ) 성공은 열정의 량과 부피의 결과물이 아니라 절박한 열정, 하나뿐인 고유성, 실체가 있는 실효성의 작품이다. 사람은 누구에게 설득당하여 행동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옳다고 믿기에 행동하므로 상대를 움직이려면 상대가 이기게 하자. 차분한 이성으로 뜻을 세우고, 열정으로 돌파하며, 온순한 정성으로 뜻을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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