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1 “이번 달부터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래서 고용 담당 부서에 문의해보니 11개월만 계약하는 이유가 더 많은 청년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했어요.”

국내 종합 문화 예술 공간 중 한 곳에서 작년 6월부터 안내 아르바이트를 했던 대학생 A양 (21)은 올해 5월 일을 그만 둬야 했다. 고용계약서에 명시된 11개월 계약 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이곳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아르바이트생들을 계약 기간에 제약이 없는 무기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그러나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항의가 들어오자, 2015년부터 11개월 계약 기간을 명시해 채용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이 같은 고용 실태는 비정규직 근로자도 12개월을 넘겨 1년 이상 일한다면, 한 달 치 월급을 퇴직금을 줘야 한다는 퇴직급여법 조항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즉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11개월만 계약하는 실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퇴직급여가 명시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1항’ / 사진=국가법령정보센터 제공


실제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이하 퇴직급여법)을 살펴보면 위와 같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다만, 계속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조항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아르바이트 고용자는 1년 미만 계약직을 고용하기를 원한다.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11개월 아르바이트 모집 사례 / 사진=온라인 구인 사이트 화면캡쳐


 

# 사례2 국내 모 영화관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생 노은지 (22세) 씨는 채용 담당자로부터 “벌써 11개월이나 일했다며, 한 달 동안 쉬고 다시 와”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를 물으니 단순히 회사 내부 방침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한다. 한 달 후, 다시 일하게 되었을 때는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같은 아르바이트생은 퇴직급여는 꿈도 못 꾼다며, 다시 일하게 된 것으로 다행이라 여긴다.”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가 일상이 된 대학생들 / 사진=김채빈


대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란 더는특별한 경험이 아니다. 특히 과거에는 청년들이 기본적인 노동법을 몰라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았지만, 요즘은 문제를 알면서도 참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문제제기를 했다가는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생들은 ‘취업’이라는 인생의 난관 앞에서 언제나 을이고 약자다. 피해자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에 앞서, 이를 개선할 제도의 필요성이 시급해 보인다.
*이 기사는 한경닷컴 스내커 대학생 기자단이 직접 취재하여 작성했습니다.

김채빈 한경닷컴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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