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바르고 입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당신도 햄릿 증후군을 앓고 있지 않습니까? 고뇌하는 당신을 위해 한경닷컴이 준비했습니다. 매주 한 차례씩 까다롭기로 정평난 여기자들이 사용한 뒤 솔직하게 평가합니다. 소비로 존재를 증명하는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소비를 돕는 친절한 후기를 만나보세요. 언니, 믿죠?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뚝뚝 떨어져 각 업체의 주력제품이 17도로 낮아졌다. 2006년 처음으로 20도 아래로 내려간 소주 도수는 바닥을 모르고 옅어지는 양상이다. 최근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 등 14도대 소주 칵테일(리큐르)도 각광받고 있다.

 

주량 기준으론 소주 모델감인 여기자들이 모여 소주 한 잔을 걸쳤다. 주류업체들이 밀고 있는 알코올 도수 17도 안팎의 주력 순한 소주를 모아 제품명을 가리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다.

 

시음 제품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17.8도)', 롯데주류의 '처음처럼(17.5도)', 보해양조의 '잎새주 부라더(17.5도)', 무학의 '좋은데이(16.9도)'.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가장 많이 팔리는 17도대 제품을 골랐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제품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었다. 구매의사를 책정한 별점 평균(5개 만점 기준)이 세 개 반에 살짝 못 미쳤다.

 

알코올 도수가 17.8도로 시음 제품 중 가장 높았지만 '모범답안', '소주 다운 순한소주'란 호평을 받았다. 알싸한 소주 특유의 맛과 짜릿한 목넘김이 특징이다.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를 두 차례나 낮추면서 순한 소주 대전에 재차 시동을 걸었다.

권민경 기자는 "진한 느낌과 함께 '표준 소주의 맛'이 난다"면서 "알코올 특유의 향이 강한 편이지만 뒷맛이 길게 남지 않아 스트레이트용으로 가장 좋은 깔끔한 맛"이라고 설명했다.

 

최유리 기자는 "다른 제품들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대신 칼칼하고 소주 특유의 시원한 맛이 난다""소주에 기대하는 맛과 특징에 가장 충실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도수가 상대적으로 높고 쓴 맛이 돌아 '순한 술'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과 보해양조의 잎새주 부라더는 알코올 도수가 17.5도로 같다. 참이슬과는 알코올 도수 0.3도 차이인데도 싱거운 느낌이 두드러진다는 게 중론이었다. 소주 자체의 강한 맛이 덜하다보니 맥주, 과일즙 등과 섞어 마시는 용도가 낫겠다는 의견도 더러 나왔다.

 

두 제품 중에선 보해양조의 잎새주 부라더가 더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별점 평균은 세 개를 살짝 넘겼다. 잎새주 부라더는 호남 지역 소주 브랜드 '잎새주'의 동생격으로 올 4월 출시됐다. 첫 맛이 비교적 순하고 신선한 향이 감도는 점이 특징이다.

박희진 기자는 "첫 맛이 순해 한 잔을 통째로 털어 넣는 '원샷'을 할 때 부담이 덜하다""입에 담고 중간부터 알코올의 강한 느낌을 받게 되지만 끝맛이 깔끔한 편"이라고 말했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단맛이 두드러지면서 호불호가 갈렸다. 처음처럼에 함유된 감미료 '리바우디오사이드' 때문인지 다른 제품들과 다른 달짝지근한 맛과 향이 난다는 의견이 많았다. 별점 평균은 두 개 반을 조금 넘겨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권민경 기자는 "소독솜 냄새를 연상시키는 향에 알싸한 맛보다 달짝지근한 맛이 두드러진다""알코올향이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끝맛이 혀끝에 맴돌아 감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한 소주를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도 처음처럼은 소주에 기대하는 개운한 맛이 없다"며 별점 두 개 반을 매겼다.

 

박희진 기자는 "수돗물을 연상시키는 밍밍하고 인공적인 느낌의 달짝지근한 향이 나서 단독으로 먹기엔 꺼려진다""끝맛이 약하고 맛이 밋밋해 다른 술에 섞어 먹기에 가장 좋을 듯 싶다"고 설명했다.

 

좋은데이는 무학이 2006년 처음으로 선보인 16.9도짜리 소주다. 첫 16도대 소주로 주목을 받으며 수도권에 무학을 알린 제품이기도 하다. 시험대상 제품 중 알코올 도수가 가장 낮아 순한 느낌이 들었지만 밋밋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별점 평균은 세 개를 기록했다.

박희진 기자는 "소주 특유의 알콜향이 덜한데 마시고 난 뒤 혀 끝에 남는 뒷맛은 긴 편"이라며 "'물 탄 소주'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는 처음처럼과 좋은데이에 대해 "소주의 알콜향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다른 음료와 섞어 마시는 '소주 칵테일'을 위한 베이스로 찾을 법 하다""주류 애호가들이 찾지는 않을 맛"이라고 평가했다.


* 2015년 1월부터 연재 중인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의 ‘리뷰-언니 믿지?’ 시리즈를
앞으로 매주 화요일 한경닷컴 스내커 ‘언니 믿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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