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 1,040명 대상 설문조사 / 자료제공=albamon



“알바 근무 중 ‘갑질’을 경험한 적 있나요?”

아르바이트 구직 포탈 알바몬에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아르바이트생 1,040명 대상)에 따르면 "알바 근무 중 '갑질'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92.4%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구체적으로 경험한 ‘갑질’에는 ‘무조건 친절이나 참음 등 감정노동 강요’가 47.6%로 1위를 차지했다. ‘불합리한 요구’를 경험한 알바생도 47.2%에 달했다. 3위를 차지한 ‘인격적인 무시’(43.3%)도 적지 않았다.  …

‘서비스’라는 단어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이다. ‘서비스직’의 개념에서는 ‘사람에게 편리함을 주는 것을 상품으로 하여 판매하는 행위’를 뜻하고, 다른 하나는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이 값을 깎아 주거나 덤을 붙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아르바이트생은 ‘서비스(전자)’직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들은 제품에 달려오는 ‘서비스(후자)’ 취급을 받고 있다.

서울 목동에 사는 민모 씨(24)는 군대 전역과 동시에 한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자 시작한 그 일은 그에게 현 사회에 대한 큰 실망만 안겨주었다. 민모 씨는 “생각보다 손님들에게 손님이 왕이라는 생각이 크게 잡혀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갑질은 생각보다 사소한 곳에서도 많이 일어났다. 손님이 자신의 실수로 쏟은 커피를 다시 달라고 역정을 낸다거나, 리필이 되지 않는 음료를 리필해 달라고 한다거나 레시피 상으로 정해져 있는 메뉴를 바꿔달라고 하는 등의 경우다. 민씨는 “어려운 부탁이 아니긴 한데, 회사의 규정상 제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며 “곤란하다. 그래도 결국은 손님의 말씀대로 따라가야 한다. 화를 내시니까...”라고 말했다.

홍대의 또 다른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중인 배모씨(21)는 이들을 “진상”이라고 불렀다. 그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중년의 남자가 주문했다. 손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한 번 더 말씀해달라고 하자, 그 남자는 벌컥 화를 냈다. “본인이 잘못 들어서 한 번 더 말해달라고 하면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손님에게 혼쭐이 난 이유였다. 배씨는 “손님이 되게 큰소리로 그러셨다. 너무 자존심이 상했지만 나는 이미 죄인이었다.”며 “매니저님께서 오셔서 대신 몇 번을 머리를 조아리고 나서야 그의 화는 풀렸다.”고 말했다.

그나마 손님만 상대한다면 다행이다. 그들에게 ‘갑’은 손님뿐이 아니다. 함께 일하는 오래된 알바생의 갑질도 있다. 알바생이라는 같은 입장의 ‘을’의 ‘갑질’은 더욱 서럽다. 서울 동작구 광장동에 있는 신발가게에서 일하던 이모씨(23)은 이를 버티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어야 했다. “텃세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녀는 그렇게 운을 뗐다. “처음에는 매니저는 되는 줄 알았다. 애사심이 투철했다. 일에 대한 교육을 넘어서 내 인생교육까지 하더라.”며 “한번은 퇴근할 시간이라 내가 챙기고 가려는데 그러더라, 자기가 퇴근하라 그럴 때까지 가는 거 아니라고.”

그녀는 후에 그 사람도 자신과 같은 알바생이었단 걸 알고 회의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눈칫밥이 웬만한 사장님보다 더했다. 손님도 없고 다리가 너무 아픈 날이었다. 그런데 그분이 대뜸 나한테 소릴 치더라. 왜 안 웃고 있냐고. 나는 그날 서비스 정신이 부족하다며 일장 연설을 들어야 했다.” 아르바이트생들도 스스로를 '을'이라고 '서비스'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모든 손님들이 그들처럼 ‘진상’은 아니다. 가끔은 먼저 고맙다는 말을 건네주시는 손님들을 볼 때면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있다고 그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서비스를 하기 위해 고용된 아르바이트생들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다만, 우리 사회가 너무 소비자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그들을 ‘공짜상품’ 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이 기사는 한경닷컴 스내커 대학생 기자단이 직접 취재하여 작성했습니다.

김벼울 한경닷컴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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