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남자 친구가 있다고 하면 다른 대학생들이 정말 놀라요, 그게 왜 놀랄 일이죠. 그들도 저도 똑같은 대학생인데요. 저는 일반인 남자친구가 있으면 안되는 건가요? 그런 이유 없는 편견들이 장애보다 저를 더욱 힘들게 해요.”

지난 1학기 숙명여대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을 하면서 장애인 친구한테서 들은 이야기다. 깜짝 놀랐다. 그동안 동정과 연민이라는 허울 좋은 말 속에서 장애인 친구들에 대해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져왔는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었다. '장애인이라고 다를 게 없는데…'라고 생각하니 창피한 느낌도 들었다. 2년째 도우미 활동을 하는 필자로선 가장 기억에 남는 '충격 발언'이었다.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은 일반 학생들이 시각장애, 청각장애 학생들과 함께 수업에 들어가서 대신 필기해 주고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다. 봉사 활동을 통해 장애인 친구들이 정말 다양한 꿈을 꾸고 있고, 여러 가지 목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봉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이렇게 다양한 장애인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지 몰랐다.

이 활동을 처음 시작할때 장애인 학생이 과연 교실을 잘 찾아올까, 안내견과 같이 수업에 들어올 수 있을까, 대화는 어떻게 나누어야 할까 등 걱정을 많이 했다. 수 많은 학생들 중에 누가 장애인 학생인지 한눈에 알 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내 눈 앞에 나타난 장애인 학생은 스스로 장애인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전혀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아 차릴 수 없는 모습이었다. 불편해 보이는 모습은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녀는 내 얼굴에 나타난 놀란 표정을 읽었는지 "놀라셨어요?"라는 말을 웃으며 건넸다. 늘 있는 일이라는 듯이...

장애인이라고 하면 보살펴 주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휠체어, 안내견, 움직임이 불편한 사람들, 등 주로 부정적인 단어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것은 정말 큰 편견이다. 그들은 일반인 친구들보다 더욱 적극적이고 다양한 꿈을 꾸고 있다. 삶의 의지와 열정도 일반인보다 더 강하다.

며칠 전 장애인을 나타내는 표시를 좀 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인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다룬 기사를 보았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모습의 수동적인 장애인 표식을 확 바꿔 놓았다. 좀 더 능동적으로 자신의 휠체어를 직접 끌고 가는 형태로 고안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의 하나다.


국제표준 장애인마크(왼쪽)와 뉴욕시의 새 장애인 마크(오른쪽)



 사라 헨드렌이 고안한 뉴욕시의 장애인 마크 / 사진=Accessible Icon Project


그동안 도움이라는 명목으로 오히려 장애인에게 편견의 잣대를 들이댄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세상에는 몸이 불편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많지만, 마음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 개인화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언제든 마음의 장애를 갖게 될 수 있다. 누군가를 이유 없이 괴롭히거나 편견과 오만으로 다른 이를 대하는 것 또한 마음의 장애가 아닐까. '그동안 그런 마음의 장애를 갖지는 않았는가'를 스스로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경닷컴 스내커 대학생 기자단이 직접 취재하여 작성한 기사입니다.

박수진 한경닷컴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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