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의경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보다는 안전한 예금에 돈이 더 몰리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 가계, 투자보다는 안전한 예금 선호

 

지난 9월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6월말 현재,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금융자산 잔액은 총 3천57조2천억원으로 상반기 중 105조5천억원이 새로 증가했으며,

 

이 중에서 현금 통화와 예금은 59조5천억원이 신규 유입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전체 가계자산 순유입액의 56%를 차지하며 상반기 중 가계자산 증가액으로는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반면, 저금리시대라면 의례 인기가 있을 것 같은 주식이나 투자펀드로 유입된 가계자금은 7조4천억원에 불과했다는 것이죠.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기둔화, 미국의 금리인상 등이 사람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해서 투자보다는 안전한 예금으로 자금을 몰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 제약, 화장품관련 주식을 필두로 엄청난 폭등 장세를 구가했던 올 상반기에도 가계자금이 예금으로 몰렸다는 걸 보면 그 불안심리의 근원이 중국이나 미국 등 외부요인에 있지 않고 어쩌면 우리 내부요인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그 고약한 ‘디플레이션’이란 놈 말입니다.

 

디플레이션이 지속된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체온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경기는 침체되고 자산의 가격은 점점 떨어지는… 그야 말로 어둡고 기나긴 터널을 지나가야 하는 상황인 거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의사결정이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었나 봅니다.

 

 

♠ 새로운 표준 -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몇 년 전부터 ‘뉴 노멀(New Normal)’이란 말이 경제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새롭게 바뀐 표준’을 의미합니다. 이 말은 2003년 미국의 벤처 투자가인 ‘로저 맥나이’가 처음으로 사용한 말인데요.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세계적 채권운용사인 ‘핌코’의 CEO인 ‘무함마드 앨 에리언’이 그의 저서에서 이를 언급함에 따라 경제용어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과거에 우리가 믿고 있었던 경제의 표준은 ‘성장’이었습니다.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GDP는 계속 올라가며 이에 동반하여 인플레이션이 계속 발생한다는 것이었죠. 순간순간 위기가 있어 경기가 침체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슬기롭게 대처해 나간다면 경기는 다시 살아나고 큰 시각에서 볼 때 경제는 상승을 한다는 것이었죠.

 

이게 바로 경제를 바라보는 지금까지의 ‘노멀(Normal)’이었죠.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람들은 상황이 아예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경제가 계속 성장하지 않을 것이며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던 시대가 끝났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마치 왕정이 무너지고 시민사회가 도래했듯이 거대한 패러다임이 이미 바뀌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죠.

 

즉, 경제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기존의 믿음과 표준을 이제는 새롭게 세워야 되는 게 아니냐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게 바로 ‘뉴 노멀’이죠.

 

그럼 경제에서의 새로운 표준인 ‘뉴 노멀’은 무엇일까요?

 

바로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이 세가지가 지속되는 세상이 될 거라는 거죠.

 

더욱더 무서운 것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서 경제를 성장시키려 해도 일시적 상황개선은 가능할지언정 결국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상황에서 벗어 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사람들이 이를 피부로 느끼고 있기에 현금을 쓰지 않고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니 정부의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는 상투적인 소리는 여기서는 하지 않겠습니다.

 

여태껏 우리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뉴 노멀’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 그리 쉽게 나올 리는 없지 않겠습니까? 다만, 이제라도 표를 의식해 단기적 활성화 대책으로 국민을 속이기 보다는 많은 고민과 논의를 거쳐 장기적인 대책을 부탁 드린다는 정도만 이야기하겠습니다.

 

그 보다 직접적인 것은 ‘뉴 노멀’ 시대에 우리 서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일 겁니다.

 

바로 그 동안 당연하다 생각해 왔던 우리들 개개인의 소비행태를 바꾸어야 한다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국가경제 측면에선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시대일수록 소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 하지만 집단에서의 선(善)이 반드시 개개인의 선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뉴 노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돈 쓰는 것을 줄이십시오. 특히 투자를 한답시고 집행하는 돈은 더더욱 줄이시기 바랍니다.

 

①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녀들의 교육비 지출’입니다. 앞으로 저성장 시대가 지속되는 한 자녀들에게 투자한 돈은 결국 무의미한 지출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② 아울러 ‘자산의 가격상승만을 보고 하는 투자’도 줄여야 합니다. 저물가 시대가 지속되는 한 가격상승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과거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지출이나 투자에서 벗어나야 할 시기라 생각합니다. 시대가 변했으니까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가 ‘새로운 표준’이라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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