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방식의 LP 턴테이블에서 나오는 잡음은 옛날 노래에 운치를 더한다. / 사진=최자영


등굣길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거나 검색하는 사람이 많다.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접하느라 몸을 수그리는 '수그리족'이다. 이들은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서비스 'TGIF(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를 즐긴다. 컴퓨터 부팅속도도 빨라져 5초면 켜지지만, 사람들은 그것마저 귀찮아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고 포스팅한다. 4살짜리 꼬마가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 검색도 한다. 이제는 TGIF 시대를 지나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으로 저장하고, 빅 데이터(Big data) 기술로 분석해서 모바일(Mobile) 기기로 서비스하는 'ICBM 시대'다.

디지털 발달을 통해 세상이 바뀐 지 한참 됐다. 하지만 디지털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아날로그는 디지털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아날로그는 느리지만 깊고 풍부하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를 넘어서 인간관계 내 집 마련 등 N개를 포기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디지털 세대에 느끼는 아날로그의 매력이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하지 않을까. 디지털화 된 삶을 잠시나마 접어두고 아날로그적으로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하는 습관을 지녀보자. 아날로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과 꿈의 싹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은가.

 
잡음마저 분위기로 만들어 내는 음악, LP

MP3의 등장 전 카세트테이프나 CD를 통해서 노래를 들었던 기억은 있다. 하지만 LP판을 직접 사용해 본 적은 없었다. 얼마 전 뮤직 라이브러리를 방문했다가 처음으로 턴테이블을 통해 LP 음반을 듣게 되었다. LP판의 굵은 부분이 트랙을 구분해 놓은 위치다. 원하는 트랙 위치에 바늘을 놓고 버튼으로 내리면 노래가 헤드폰을 통해 흘러나온다. 마치 인형 뽑기를 하듯이 원하는 위치에 바늘을 내려야 하는데 잘못된 부분에 바늘이 얹히면 노래의 어느 부분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그렇게 해서 노래를 재생했다.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 다운받아서 들었던 매우 익숙한 음악이었다. MP3의 깨끗한 음질이 아닌 LP판을 통해 듣자 음악에 잡음이 섞여 들려왔다. 하지만 그 잡음이 소음으로 거슬리지 않고 노래에 깊숙이 묻어 나왔다. 노래의 노이즈가 더 운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순간 사는 것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깨끗한 음질로 세상을 살면 좋겠지만 언제 어디서든 잡음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잡음마저도 얼마나 좋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의 분위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잡음으로 인한 문제, 그것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거나 해결하는 과정에서 인생은 더욱 깊어가는 듯하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사진, 폴라로이드

디지털 카메라 시대도 반짝하고 사라졌다. 물론 렌즈교환식 카메라(DSLR)를 쓰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 사진은 역시 스마트폰 카메라다. 사진을 찍어서 바로 보정도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공유까지 한 번에 된다. 많이 찍어도 삭제버튼 하나면 해결이 돼 자원의 낭비가 없다. 하지만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다르다. 찍을 때 잘 못해서 플래시를 가렸다간 필름을 날리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랑하는 이유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진이기 때문이다. 소중하게 기념하고 싶은 날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찍는다. 그럼 그 소중한 날은 소중한 사진 한 장으로 남는다.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애틋함을 키우는 일이다. 함부로 삭제할 수도 없고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 중요시 여기게 된다. 디지털처럼 뭐든지 소모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소중한 날이 되는 것이다.

0과 1로만 되어있는 삶을 사는 것은 편리하긴 하겠지만 대학생은 어쨌거나 인간이다. 시간은 연속적인 아날로그에 놓여있다.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미친 듯이 달리다가도 가끔은 삶의 아날로그 적인 면을 즐길 필요가 있다. LP판이나 폴라로이드 사진 말고도 고전 영화나 헌 책 등 주변에 아날로그의 매력을 접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그러니까 가끔씩은 쉬어가도 좋다.
*이 기사는 한경닷컴 스내커 대학생 기자단이 직접 취재하여 작성했습니다.

최자영 한경닷컴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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