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과 교육은 어려워야 한다

인천상공회의소와 인천 경영자총협회에서 시행하는 조찬강의와 저녁 강의에 10년 넘게 출강을 하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 주변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에 사는 사업가나 임직원들도 참석하여 아침 저녁으로 강의를 들으러 온다. 세계무대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기업 삼성은, 20여 년 전부터 전세계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파견해서 교육을 시키는 “지역전문가”를 양성해 왔으며, 지난 6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매주 수요일 아침에 계열사 사장들이 모여,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한다. 충북 진천의 S사와 인천 검단의 C사, 용인의 H사 등은 중소기업이지만 10년 넘게 매월 한 번씩, 아침마다 애국가를 부르고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이들의 교육은 정치 불안이나 경제불황에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persistent consistence) 시행되고 있다.

이런 교육을 받으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성과가 날까? 교육의 필요성과 효과를 논하기 전에 이런 교육마저 없으면 어떻게 될까?

 

이야기를 바꾸어, “물수능과 인성교육법”,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무엇일까?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의 무책임한 탁상행정의 결과라는 점이다. 수능시험이 어렵든 쉽든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 정상에 올라서게 되고, 그러기 위한 사교육의 팽창은 절대로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너무 쉬운 시험의 결과는 오히려 변별력이 약해져서 더욱 우수한 학생들이 더욱 열심히 공부할 의욕을 상실하고,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잃게 될 뿐이다.

인성교육법 또한 불필요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체육시간에 함께 뛰어 놀면서 운동하게 하고, 다 함께 어울려서 그림을 그리게 하며, 음악시간에 합창을 하게 하면 인성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국어와 영어,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 체육과 미술과 음악시간을 줄이니까 별도의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온 것이다.

 

강의를 하러 가면, 가장 많이 듣는 요구사항이 “강의는 쉽고 재미있게, 편하고 간단하게 해 주세요.”라는 부탁이다. 문화센터도 아닌 기업체나 대학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대상으로 개그나 코미디를 하라는 요청이다. 방송 출연 요청이 있어 회의에 참석했더니, 그곳 역시, “중3 학생이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가볍고 편하게, 흥미로운 강의”를 요구했다. 높아진 국민들의 교육수준을 중3으로 낮추겠다는 오만과 편견이다.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consistent persistence) 교육을 실시해온 기업체의 직원들은 재미없고 딱딱하지만, 진지하고 깊이 있는 강의를 한다고 해서 외면하거나 졸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알고 싶고 배우고 싶고 깨닫고 싶은 지적 갈증을 느껴왔고, 존중의 욕구(esteem needs)를 채우려는 듯 했다.

그렇다고 한창 뛰어 놀고 재미있게 자라야 할 어린 학생들을 지옥 같은 학원과 교실에 묶어 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렸을 때는 쉽고 재미있게 교육을 시킬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다만,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강의 역량과 기술이 필요할 뿐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