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山)에서 배우는 자아의 행복 - 자아, 단순함, 성장

- 당신 안에는 언제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성스러운 장소가 있다. -헤르만 헤세







마음의 평화를 찾는 자아에게!



상대의 시비에 마음 몸살을 앓는 자아여! 마음이 몸살을 앓는 것은 자아의 광장을 남에게 뺏겨 작은 일에도 흔들리기 때문이다. 마차의 바퀴가 축(軸)을 중심으로 돌면서 나아가듯, 나는 자아를 중심으로 살고 살아간다. 산이 있어 산새가 있고 내가 있기에 상대도 있다. 산은 산새들의 울음소리에 놀라지 않고, 거친 물줄기에 계곡이 파여도 몸을 비틀지 않는다. 산은 산이요, 나무는 나무라고 했다. 암석과 발자국이 눌러도 무겁다고 하지 않는 중심이 깊은 산처럼 자아의 중심을 잡아서 상대의 시비에 아파하지 마라. 수많은 나무들이 붙어살아도 갑갑하다고 하지 않는 산처럼 자아와 타자를 분별하여 상대의 해코지에도 놀라지 않고 평화를 유지하자.



상대의 무시에 자존심의 창칼로 맞서느라 평화를 잃는 자아여! 마음의 평화를 잃는 것은 내가 중심 없이 흔들리고 스스로 아파하기 때문이다. 의식과 행동의 주체인 내가 너로 인해 흔들리고 아프다면 누구도 나를 치유하지 못한다. 자기 잘 난 맛에 사는 상대 때문에 아프지 말고, 내가 굳이 나서서 상대의 평화를 깨지도 마라. 마음의 평화를 위해 나의 평온한 자리를 정하고 준비와 노력으로 진보하자. 마음속에 자라는 나만을 위한 욕망을 반성하고 상대의 아픔을 헤아려 존중하자.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배려하는 산처럼 고된 일 뒤에는 휴식을 주고, 기분이 나쁜 일은 웃음으로 치유하여 평정심을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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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시절에는 체력단련 목적으로 등산(행군)을 했고 사회로 나와서는 건강을 찾기 위해 등산을 했다. 산을 오르면 형형색색의 나무가 저마다의 형상과 색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물이 흐르는 계곡은 시원한 바람과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선경(仙境)을 보여주었다. 산은 이름 모를 풀부터 산새와 길짐승을 키우고, 암반과 괴석을 품고 있다. 산은 아마도 백과사전 속의 단어들을 다 동원해도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한 자연 박물관이다. 등산을 통해 내가 느낀 산은 자연학습장이면서 몸을 단련시키는 경사진 운동장이었다.



벌이가 쉽지 않아 마음이 산만하고, 일 때문에 마음을 다치고, 작은 일로 가슴이 아프고 복잡한 고민이 생기면 등산을 다녔다. 등산은 육체와 정신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잊을 것은 잊게 하고, 달랠 것은 달래면서 잃었던 자아를 정립하고 자기를 찾게 해준다. 등산은 산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 운동이다. 등산은 한 발을 내 딛는 만큼만 움직이게 하는 정직한 육체적 운동이며, 육체적 고통을 통하여 마음의 평화와 성취감을 주는 정신 운동이다. 등산은 자기를 돌아보고 자신과 대화할 기회를 주면서 마음을 정비시키고, 신심의 고행을 통해 기쁨을 주고 정서를 순화시키는 자기 수양이다. 등산은 생명체는 저마다 쓰임새가 다르다는 것을 체험시키고, 세상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통찰력을 키워주는 영적인 운동이다.



등산은 고행을 통해 기쁨을 주고 산을 오르는 자체만으로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등산을 해보면 산 중턱에 이를 때까지는 몸과 정신이 따로 놀면서 괴롭지만 고통의 순간이 지나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희열을 느낀다. 등산은 다양한 기쁨과 행복감을 준다. 물을 흡수하고 땀을 배설하면서 원초적 기쁨을 주고, 힘든 순간에는 소중한 가족과 소중한 존재들을 떠올리게 하여 사랑의 기쁨을 주며, 살아 있기에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다는 생명의 기쁨과 자기 존재를 자랑스럽게 해야 한다는 자아의 기쁨을 주고, 산의 기운을 받아서인지 몸과 마음이 뭔가 보호받고 있다는 평온한 기분과 정신적 기쁨을 준다. 등산을 통해 산에서 배울 수 있는 자아의 행복을 살펴보자.



산은 산이요 나는 나다. - 자아의 행복



산은 성난 물줄기가 산허리를 베어 먹어도 산은 산이다. 물줄기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고 물을 탓하지 않는다. 가뭄에 나무들이 타들어가도, 산불이 나서 살아 있는 생명체를 재로 만들어도 산은 산의 위용을 지키면서 새로운 생명체를 키운다.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지키는 산은 ‘나는 나로 살아야 한다.’는 자아의식을 일깨워 준다.



산은 명확한 주체성과 강한 자아의식부터 찾을 것을 깨우쳐 준다. 현대인은 일에 쫓기고 규범의 틀에 갇혀 남의 눈치를 보느라 진정한 자기를 잃기 쉽다. 경지에 이른 사람은 자기를 버리면 아픔도 괴로움도 사라진다고 하지만, ‘나’라는 자아의식을 버린다면 닭장 속의 닭과 다를 게 무엇이 있겠나? 자연의 표상인 산은 우리에게 산은 산이듯, ‘나’는 ‘나’라는 명확한 주체성과 강한 자아의식부터 찾을 것을 깨우쳐 준다. 나는 ‘나’라는 자아의식이 있어야 기쁘다고 경솔하지 않고, 슬프다고 자기를 버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



산은 강해야 남에게 존중받는 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산은 정(情) 때문에 약한 존재를 거두지 않고, 산은 자체의 생명 프로그램으로 생명체를 순환시킨다. 문제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나다. 나에게 문제도 있고 그 문제를 풀 정답도 내가 쥐고 있다. 뚜렷한 자아의식만으로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실과 조화를 이루면서 평정심을 찾고, 묵묵히 나가는 힘이 필요하다. 자아의식은 뚜렷한데 실천력이 없으면 꽁생원이다. 인간 세상은 스스로 현실에 적응하고 발전을 시도하는 사람과 함께 가고자 한다.



산은 모든 것이 자기 마음에 있으니 남에게 흔들리지 말 것을 깨우쳐 준다. 산에는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등 파동이 퍼져 나가면서 ‘산은 물줄기가 아니라 산이다. 상대 때문에 흔들리는 바보야, 너는 너야. 남의 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네 마음이 외치는 소리부터 들어봐.’라고 속삭인다. 치열한 경쟁 속에 사는 우리는 저마다의 자아의식이 부딪힐 수밖에 없다. 서로 잘 난 맛에 살기에 상대의 간섭과 시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지만, 상대 때문에 아프거나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산은 비교하지 않고 고고하게 살 것을 주문한다. 산의 생명체는 저마다 살기 위해 다툼을 하지만 서로를 비교하지 않는다. 산의 공통 언어는 있는 그대로 온전함이다. 산의 생명체는 자기자리를 지키면서 ‘나, 지금 열심히 살고 있고, 그래서 정말 행복하다.’고 당당하게 자기를 보여준다. 자아의식에 충격을 주는 것은 비교의식이다. 비교의식이 자기프로그램에 개입하면 본연의 모습을 잃게 한다. 주변의 행복한 사람 때문에 상대적인 불행을 느끼고, 잘 난 사람 때문에 밥맛을 잃기도 한다.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산은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는 정해진 기준이 없고, 의미를 부여하는 대로 기쁨이 되며, 묵묵히 자기 방식대로 사는 게 행복이라는 지혜를 준다. 나의 행복은 상대와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의 의식과 의지로 만들어야 한다.



산은 복잡한 가운데 단순함을 추구한다. - 단순함의 행복



산에는 백과사전에 나오는 모든 단어를 품고 있지만 산을 압축하면 환경에 적응하는 생명체만 사는 생명의 광장이다. 산은 신비와 아름다움만 있는 게 아니라 비정한 다툼과 경쟁의 광장이다. 수많은 열매들이 싹도 피우기 전에 짐승의 먹이가 되고, 빛을 받지 못하는 나무들은 몸부림을 치다가 죽어가고, 강한 짐승이 약한 짐승을 먹이로 삼는다. 산은 모든 것을 키우지 못하기에 산은 산이 필요로 하는 생명체를 선택하여 키우고 때로는 자연의 이치로 정리한다. 산은 생명으로 말하고 생명으로 이어간다.



산은 현실에 적응하는 존재를 선택한다. 산은 온몸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다. 산에는 곧고 굽은 나무, 중심을 잃고 쓰러진 나무, 이름 모를 꽃과 잡초들, 사람의 형체를 닮은 그루터기, 부서진 탱크 같은 암반과 공룡 알 같은 바위, 계곡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와 바위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작은 물줄기 등 다양한 생명체와 무생물이 있다. 산은 물줄기에 쓸려가는 흙과 돌들을 붙들지 못하고, 다툼과 경쟁에서 밀린 생명체를 구하지 못하고 방치한다. 산은 철저하게 산에 적응하고 산을 이롭게 하는 것들만 자리를 주고 더불어 살려고 한다.



산은 현재에 몰입할 것을 깨우쳐 준다. 등산은 예기치 못한 위험이 따르기에 가볍게 도전할 수 없다. 등산을 하면서 잠시라도 방심하고 잡념을 품으면 발을 헛디뎌 발을 삐거나 다치게 된다. 산은 등산을 할 때는 등산만 하라고 한다. 등산을 하면 수많은 장애물을 만난다.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하지 못하면 온전한 몸으로 하산하지 못한다. 낭패를 당한다. 산은 그 시간에 해야 할 바를 알고 그 시간에 몰입하게 한다. 공부할 때는 공부만 하고, 운전할 때는 운전만 하고, 직장에서는 직장 일만 하고, 가정에서는 가정 일을 해야 한다. 산은 그 시간, 그 자리가 요구하는 일에 몰두할 것을 가르쳐 준다.



산은 건강이 행복의 기초임을 깨닫게 한다. 등산을 하면 숨이 차고, 다리가 떨리고, 힘이 든다. 고통을 이겨야 표현할 수 없는 희열과 기쁨이 생긴다. 몸이 부실하여 고통을 이기지 못하면 몸의 오감(五感)이 주는 기쁨과 다양한 자연이 제공하는 쾌감을 느끼지 못한다. 등산은 육체라는 부동산을 튼튼하게 만들고, 정신이라는 동산을 강하게 하고,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병원에 갈 일을 줄여주어 간접적으로 돈까지 벌게 하며,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등산을 자주하면 다리가 튼튼해지고 얼굴에 생기가 돌고, 살아서 움직인다는 자체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등산은 심신이 건강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원초적 각성을 준다.



산은 균형감각의 필요성을 깨닫게 한다. 등산은 움직이는 명상을 통해 자아의 소리를 듣게 하고,휴식 시간에 홀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등산은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정신수양을 하게하며, 행복을 만들고 깨트리는 것도 모두 다 ‘나’라를 것을 깨닫게 한다. 등산의 고행은 자아의식이 약해도 문제지만 자아의식이 너무 강하면 다툼이 많다는 것을 알게 한다. 등산은 마음의 소리를 듣게 하면서 현재 자아의 오류를 진단하여 반성할 기회를 주고, 흔들림 없이 묵묵히 살려면 자아의식이 평형감각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욕망으로 평상심을 잃었을 때 등산을 하면 고통속의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산은 더불어 성장한다. - 성장의 행복



산은 경쟁과 어울림이 공존하는 생명의 집합체다. 산에는 참나무, 상수리, 졸참나무, 산 뽕, 야생 벚나무 등 무수한 이름의 나무, 사암과 화강암, 암벽과 자갈 등 수많은 이름의 돌들, 그리고 산에 사는 풀과 새들은 저마다 개별적인 존재이지만 하나로 어울린다. 산에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용사, 다양한 형체, 아직도 이름을 붙이지 못한 생명체,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색깔과 소리 등 서로 모습은 다르지만, 서로 어울려서 살아간다. 산은 꾸밈도 잘남도 없이 서로 어울리며 살면서 인간도 어울려야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등산은 인간을 철학자로 만든다. 산에 오르며 숨이 가쁠 때에는 들리지 않던 계곡의 물소리가 내려올 때는 유난히 크게 들린다. 마음은 몸의 고통에 따라 소리까지 선별한다는 것을 체험하면서 행복도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산은 마음의 상태와 크기만큼만 보게 한다. 다양한 생명체를 제대로 알 수 없지만,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도 존재 이유가 있고 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산은 악조건을 이기면서 사는 방법을 보여준다. 햇살을 찾아 수풀을 헤치고 나오느라 등이 굽은 참나무, 물 한 방울 얻을 곳이 없는 산 정상의 암반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바위틈을 뚫고 나온 잡초 등 저마다 현재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존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등산은 행복은 마음에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산은 현실에 적응하면서 진보하는 적극성을 깨우쳐 준다. 산은 있는 그대로 살라는 운명적인 소극성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먹이를 찾아 집요하게 날아드는 산새들, 칡넝쿨을 뚫고 나오려는 잡목들, 빛을 찾아 원줄기마저 비트는 참나무 등 환경에 적응하면서도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가는 억센 장면을 보여준다. 산을 오르면 몸은 피곤해도 강한 생명력의 에너지가 심신에 전이되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용기, 그리고 행복을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제조물임을 알게 한다. 등산은 무쏘의 뿔처럼 홀로 걸림 없이 나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준다.



산은 행복은 마음의 평화에서 온다는 것을 알게 한다. 건강이 행복의 하드웨어라면 마음은 행복을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다. 오만 가지 마음은 수시로 변덕을 부려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산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며 평온하다. 산에는 썩어가는 나뭇잎, 썩지도 못해 뒹구는 낙엽들, 바위에 밀려 허리에 상처를 입은 나무, 날지도 못하는 새 등 상처 입은 생명체들도 있고, 산에는 직선과 곡선, 급경사와 완만함 등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자연의 일부로 평온하다. 어느 것 하나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 산은 ‘있는 그대로 사는 산처럼 자네도 있는 그대로 살게나.’라고 하면서 마음의 평온을 주고 흐트러진 마음을 잡아준다. 물질에서 찾는 행복은 이기적이지만, 마음의 평화로 찾는 행복은 주변을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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