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황당한 일과 부당한 일, 갑작스런 변고와 시련을 겪으면 누구나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난감하다. 어찌할지 모르는 공황상태를 극복하는 것은 정신력 혹은 멘탈(mental)이다. 전쟁론의 저자 클라우제비츠는 정신을 칼에, 물질을 칼집에 비유하면서 정신력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인생은 기분과 기운에 좌우되는 멘탈(mental) 게임이며,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제1의 요소가 정신력인데, 정신세계는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추상 세계다보니, 세상의 과학과 지성 에너지는 물질에만 치우쳐 물질세계를 진보시켰지만, 아직도 정신세계의 비밀은 변방으로 밀려나 있다. 정신력을 강하게 변화시키고 세련되게 진보시키는 이론적 근거를 찾다가 진화론을 만났다.



다윈의 이론과 정신세계의 상관관계

다윈은 <종의기원>, <인간의 유래>,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을 통하여, 1) 생물체의 변이 흔적과 자연 진화 현상을 과학적으로 제시하여, 생물체들이 창조주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오랜 믿음을 깨고, 모든 생물들은 태초 생명에서 우연히 분화된 생명체로 진화된 산물이며, 2) 현재 생존하는 150만의 종은 강한 종이 아니라 자연에 적응한 종이라는 자연선택론을 주장했고, 3) 다양한 진화 과정을 간결하게 설명하면서 생물체들은 근본적으로 한 가족이며 생명권의 평등을 주장했다.



다윈의 이론도 복잡 미묘한 우주현상을 우연으로 해석하기엔 벅찬 것도 있고, 생명체의 설계도인 유전자 정보가 저절로 만들어진다는 면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모든 변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손색이 없다. 창조론과 진화론이 공생하려면 ‘태초에 창조된 생명체가 진화했다.’고 인식하면 된다. 다윈의 진화론은 DNA 구조 변화부터 가치의 변화, 사회제도의 변화까지 변화 현상을 설명하는 훌륭한 이론이다. 진화론은 이제 생물학뿐만 아니라 사회학, 경제학, 인류학, 심리학, 법학 등의 인문사회과학 분야는 물론 음악, 미술 등의 예술 분야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진화론을 통해 행복의 조건을 알아보자.



1) 강한 정신만이 진보한다.

현생 인류는 강한 사냥꾼의 후손들이며, 인간의 발자취는 고난과 고통을 극복한 역사다. 고통의 기억이 잠재된 심신은 불편과 고달픔을 피하고 싶고, 질병과 손실이 발생하면 두려워하는 본성도 있지만, 쉽게 좌절하지 않고 인간 세상을 꾸준히 이어가게 하는 것은 강한 정신이었다. 현재의 인류 문명은 어떤 고난과 문제가 생겨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여유와 자신감으로 만든 결과이며, 현재의 정신문명은 어떤 부당성과 손해도 받아들이는 배짱이 있는 인간이 창조한 산물이며, 인류가 혼란 속에 진보한 것은 때로는 죽음까지 각오하면서 강하고 당당하게 처신했기 때문이다. 강한 정신, 흔들리지 않는 정신이 현재의 인류 문명을 만든 에너지였다. 이제 물질문명을 통해 배운 오류와 폐단, 결핍과 박탈감, 불안과 산만함을 강한 정신으로 극복하여 행복이 찾아오게 하자.



2) 변화를 읽고 자발적으로 변하자.

서양 철학의 대부인 플라톤은 변이(變異)를 진리의 불완전한 그림자로 인식했는데, 다윈은 환경 변화로 생기는 변이는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로 보았다. 변화는 진화를 의미한다. “진화의 개념을 통하지 않고서는 생물학의 그 무엇도 의미가 없다”고 했다. 생물체는 환경에 맞는 신체 조건을 갖추려고 한다. 바이러스가 백신을 이기려고 계속 변종을 만들고, 자연산 광어와 양식 광어는 맛이 다르고, 매연이 많은 도시에는 흰 나방보다 검은 나방이 많다. 생물체는 환경이 변하면 생존하기 위해 형태와 행동을 변화시키면서 조상의 형질을 바꾸어 나간다. 인간도 스스로 변해야 생존하고 번창한다. 진화론의 핵심 주장의 하나가 환경 적응이다. 살아남은 종(種)은 강한 종이 아니라 자연에 적응한 종이라고 한다. 환경에 적응해야 생존하는 것은 생물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이 생존하려면 변화를 읽고, 따르고, 적응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도태된다.



3) 어려운 환경은 정신을 담금질하는 기회다.

어려운 환경이 진보하게 만든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고, 역풍이 없는 항해가 있을 수 없듯, 사람을 강하게 하는 것은 좋은 환경이 아니라 나쁜 환경이다. 사람은 아픔과 고통을 겪은 뒤에 성숙한다. 육체의 본능과 욕심으로 사람 구실을 잃고서 자책하고 반성하면서 정신은 성장하고, 참지 못하여 화를 내고 일을 복잡하게 한 경험, 유혹을 이기지 못하여 흔들려본 체험, 가치관 혼란으로 행동을 놓치고 용기 부족으로 기회를 상실해본 사람이 자기반성의 기회를 가지면 더 발전한다. 부러졌던 뼈가 아물면 더 강해지는 이치처럼 말이다. 인생은 어렵고 힘든 일, 고통을 통해 담금질 된다.



4) 안일과 편함을 버리자.

스스로 환경에 적응해야 강해지고, 강해야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 고민과 고통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발전의 에너지로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고민과 고통은 두려운 대상이 아니라 진보의 기회다. 작은 생각 작은 행동으로 세상의 선택을 잃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쉽게 일을 하려는 안일함과 귀찮아하고 편해지려는 소극성을 버리고 몸이 좀 더 수고하고, 자기 방어적인 자존심을 내려놓고 한 발 더 나가야 한다. 복잡한 일일수록 단순하게 대응하여 에너지를 비축하고, 자기 집착을 버려서 웃으면서 화합하는 사회적 인간이 되자. 상대가 밉다고 부딪히면 사람을 잃고, 조직이 요구하는 가치를 따르지 않으면 자리를 잃고, 나이 든 정치인이 트위터를 사용하지 못하면 젊은 민심과 소통할 수 없다. 변화를 따라가는 것은 고단한 일이지만 살기 위해 변화와 물결을 따라가야 한다.



5) 살아남기 위해 챙길 것과 버릴 것.

살아남으려면 고난과 불행을 수용하고 모난 자기를 버려야 한다. 고난의 운명, 기대와 반대로 가는 위기, 양심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 험난한 정의는 수용의 대상이며, 실패의 고통, 쉽게 살려는 안일함, 처참한 기억의 화끈거림, 자존심 상하는 끈적거림, 미련과 체면, 막연한 두려움은 도태시킬 대상이다. 왜냐하면 수용의 대상은 정신을 강하게 하는 조건들이며, 도태의 대상들은 나의 것이 아닌데 내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도태 대상을 고수하는 것은 궁지기가 궁궐이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이미 나의 것인 고난을 받들지 못하면 스트레스는 복리로 불어나고, 나의 것이 아닌데 집착하면 행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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