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집에서 키웠던 난초가 최근 꽃을 피웠다.

표현할 수 없는 그윽한 향기가 집안에 넘쳤다. 난초 향기는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게 했다. 나의 과거는 향기로운 날들보다 다양한 악취 - 욕심의 악취, 조급함과 예민함이 만든 악취, 믿음과 신념 부족이 저지른 악취, 나 중심의 경솔이 만든 악취 등 - 들이 기억의 공간을 가득 메웠다. 깊은 반성을 했고 앙금처럼 남아 있는 악취 제거를 위해 향기에 관심을 가졌다. 향기는 기분을 좋게 하는 냄새 물질이면서 고고한 정신세계를 상징한다. 꽃이 꽃으로 기억되는 것은 향기 때문이며, 위인과 성자가 오래 기억되는 것은 인간 향기를 남겼기 때문이다. 향기 속에는 인간을 행복하게 물질과 정신의 요소를 갖추고 있는 듯하다. 향기를 통해 행복을 찾는 방법을 보자.



향기는 기분을 좋게 하는 기체, 악취는 비위를 상하게 하는 기체다.
꽃향기도 분해되지 않으면 악취가 되고, 악취도 제대로 썩으면 향기가 된다. 생기와 활기가 넘치는 곳에는 분위기 향기가 있고, 욕심으로 마음이 부서지면 집착의 악취가 생긴다. 남의 눈물까지 닦아주려는 손에는 인간 향기가 나고, 남에게 눈물을 주는 손에는 악마의 악취가 난다. 내 마음 중심을 잡고 다스리면 향기가 풍기고, 집착으로 중심을 잃으면 아귀들이 다가와 악취를 풍긴다. 태양보다도 밝고 용의 불보다 센 영혼이 활동하면 향기를 뿜고, 영혼이 방황하면 악취를 뱉는다. 악취는 향기의 부재현상으로 향기가 생기면 악취는 사라진다. 향기가 열린 공간을 거쳐 나의 코로 다가와도 마음이 향기를 흡수하지 못하면 그냥 공기일 뿐이다. 현재 나의 활동은 향기인가? 악취인가? 스스로 자문을 해보자.


자기만의 인간 향기.

스스로 찾고 풍기지 않으면 향기는 잠을 잔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고 밝은 사람은 온화한 체향이 있고, 인고의 세월을 이긴 중년의 풍채엔 넉넉한 기품의 향기가 흐르고, 자기를 고집하지 않고 이것과 저것을 결합하여 새로움을 찾는 인간은 열정의 향기가 있고, 상대를 인정하고 정감을 주는 이는 감성의 향기가 넘치고, 신의 음성을 듣고자 하는 가슴엔 영성의 향기, 풋풋한 풀 향기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은 사랑의 향기가 퍼진다. 세상을 밝게 읽는 사람은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향을 사르지 않아도 산소 향기가 난다. 인간의 향기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응집되어 생겨나 고단한 세파를 밀어내고 번잡한 일상사가 배출하는 부딪힘과 갈등을 마취시킨다. 내가 찾고 풍길 향기는 뭔가?



고난으로 만든 인고의 향기.

꽃향기는 비바람의 시련을 이겨낸 결과이듯이, 인간 향기는 고통을 이겨 낸 산물이며, 불행을 행복으로 탈바꿈시킨 인간 에너지다. 법문과 사리를 남기고 홀연히 떠난 수도승, 복음을 생활의 언어로 보여주고 떠난 향기로운 목자, 불행을 이기고 행복한 사람은 인고(忍苦)의 비용을 치룬 사람들이다. 고난과 고통 속에서 숙성된 사람, 슬픔을 이겨낸 사람일수록 인간 향기를 뿜는다. 자기는 어려워도 남을 돕는 사람, 자기 일이 바빠도 순서를 양보하는 사람, 자기를 모함하고 해코지해도 모순을 포맷하는 사람은 밟힐수록 향기 뿜는 꽃향기 같다. 고난의 상처 이겨내고 우뚝 선 사람. 힘겨울 때 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고, 마음속의 눈물까지 닦아 주는 사람은 가지 잘린 상처를 감싸는 송진 향기 같다.



조건없이 버려서 만든 영혼의 향기.

향기는 자기를 조건 없이 주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향기는 상대를 기분 좋게 하면서 더하고 빼기의 계산을 초월한다. 향기는 무색무취의 물에서도 녹고, 하늘 공간에도 논다. 향기는 자기를 고집하지 않고 희생 할 줄 알기 때문이다. 항상 웃음을 머금는 사람은 영혼까지 맑게 하는 진한 커피향기 같고, 나의 허물을 덮어주고, 내 부족함을 고운 눈길로 지켜주는 사람,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은 자기 몸 태워 향기를 풍기는 향불 같다. 한번 밝힌 마음의 등불을 지키는 사람, 인생의 여정을 진실하게 가는 사람, 삶을 사랑하며 사랑을 귀히 여기는 사람은 잘 익은 과일향기 같다. 향기로운 꽃은 이미 열매다. 인내와 희생으로 만든 인간 향기는 이미 행복이다. 오늘도 커피 한 잔을 하면서 영혼의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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