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모든 사람은 철저하게 이해관계의 논리에 따른다. 이해관계 당사자라면 이해관계가 만들어 놓은 '편'의 게임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그런 이해관계 당사자가 진짜 진실을 말하기 또한 쉽지 않다. 세상을 살면서 속고 살지 않으려면, 최소한 이해관계 당사자의 말만큼은 가려 들어야하는 것이다.

부동산대학원 교수나 부동산정보회사의 전문가가 한국의 부동산 대세하락이니 앞으로 한동안은 반등은 없을거라 경고하는거 봤나? 어떻게든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얘기하면서 그때즈음이면 다시 회복될거라는 얘기를 꺼낸다. 결국 시장은 반등할거라며 지금 부동산 하락기가 투자의 적기라고 강조하기까지 한다. 그들은 그럴 수밖에 없다. 그들은 부동산 시장의 이해관계 당사자들 아닌가? 부동산이 하락하고 강남불패가 아닌 강남필패가 되면 가장 손해를 보고 밥그릇 뺏길 분야가 바로 그들과 같은 부동산업의 이해관계 당사자들이다. 그러니 그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상반되는 얘기를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부동산은 계속 올라야 하기에 수시로 반등이나 회복 얘길 꺼내면서 투자를 독려해야 한다.

건설업계도 마찬가지고, 건설업계의 광고를 수주하는 경제지나 일간지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부동산 상승을 통해 이익을 보던 부류이고, 이들 입에선 절대 부동산에 대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얘길 들을 수는 없다. 그런데 놀라운건 주요 언론에서 다루는 부동산 관련 기사의 가장 많은 정보원이 바로 이들과 같은 부동산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라는데 있다. 그러니 지금 현 시점에서도 시장 현실보다 언론에선 부동산 상황이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게 나오고, 간간히 의도적인 장밋빛 환상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가 주가 떨어지기 전에 미리 경고하는거 봤나? 주가가 떨어지기 전까지는 절대 상승에 대한 긍정적인 얘기만 할 뿐, 떨어지니 빨리 팔고 나가라는 얘길 할 수가 없다.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는 그들을 고용한 증권회사의 이해관계가 우선이지, 자기들을 믿고 투자하는 개미들의 이해관계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시장에 대한 객관적인 얘길 할 수는 없다. 아무리 객관화시킨다해도 증권회사의 이해관계, 자사의 투자상황에 대한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기 때문이다.
왜 기관이나 외국인은 돈을 버는데, 개미들은 잃기만 하는지의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이다. 개미들이 언론에 나오는 주식시장의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고 정확한 투자판단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늘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경제학자나 민간연구소의 전문가, 정부의 경제학자들도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자신과 연결된 기업들과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이해관계 당사자의 말은 100% 믿어선 절대 안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100% 부정하란 얘기가 아니라 그들의 얘기에서 믿을 것과 믿지 말아야 할것을 가려야 한다. 대략 50%만 믿으면 그나마 속을 일은 줄어들 거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은 이해관계에 얽혀있다. 전문가들 중에서 특정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는 사람들의 말을 더 신뢰할 필요가 여기 있다. 특정 증권회사나 기업과 연결되지 않은 사람들에겐 상대적으로 기업에 대한 이해관계로부터 좀더 자유롭게 소신을 발언할 기회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왕 전문가의 말을 믿어볼 요량이면, 이해관계로부터 좀더 자유로울 사람을 찾아보자. 적어도 특정 기업이나 특정 정치 세력과 이해관계를 직접적으로 가지지 않는 전문가들의 말을 우선 참고해보고, 그러고나서 다른 전문가들의 공통된 내용을 참고해보면 보다 본질에 가깝게 접근하지 않을까 한다.

전문가의 주장이나 발언 내용만 보지말고, 그 논지를 펼치는 사람의 소속이나 백그라운드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라면 정부가 아닌 민간시장이나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우선 살피는 사람을, 주식전문가라면 증권회사나 대형투자자가 아닌 개미나 일반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살피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내일 망할 회사의 사장도 자신이 가진 주식을 다 처분하고 자산을 정리하기 전까지는 직원이나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건재함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미리 솔직히 말해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버리고 손실을 감당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세상에는 정말 진실되고 객관적인 주장이나 의견은 많지 않다. 특히 이해관계 당사자의 입에서 나오는 얘기일 때는 진실되고 객관적일 확률은 더더욱 희박해진다.

원래 사람들은 불리할때 더 크게 떠든다. 시장이 악화되고 부정적인 기운이 돌수록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은 급증하고 장밋빛으로 물들이는 얘기가 돌아다닌다. 부정적인 얘기가 나오는때는 이미 시장의 악화되고 침체된 다음이다. 결코 먼저 선제적으로 부정적인 신호를 주진 않는다. 결국 뒷북만 칠 뿐이다. 반대로 긍정적 신호는 한참 앞서서 준다. 설령 긍정적 신호가 몇분기 더 남았더라도 최대한 앞당겨서 떠뜨리고 보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든 긍정적 신호가 나와서 시장이 회복되어야만 그들 이해관계 당사자들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정말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 사실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얘길 순진하게 믿는 사람이 바보다. 믿어서 이익될 경우보다 손해볼 경우가 앞도적으로 많은데도 불구하고, 불안하고 무지한 사람들에겐 뭔가의 믿을 거리가 늘 필요한가 보다. 썩은줄일지언정 늘 뭔가의 줄이 나오면 잡고싶어지나보다. 사기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무지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당한다. 절박한 이들에겐 진실처럼 꾸민 이해관계당사자들의 거짓논리가 잘 먹히기 때문이다. 결국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거짓을 진실처럼 포장하며 얘기를 하는거나, 탐욕에 눈이 멀어 진실을 가려내지도 않고 덥썩 자기에게 유리한대로 믿고 따르는 이들이나 한통속이긴 마찬가지다. 장사꾼이 물건팔려고 하는 좋은 얘기들 다 믿어야 겠나? 적어도 이해관계 당사자의 말만큼은 가려서 듣자.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제대로 지키겠다는 말과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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