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1인 기업에다가 슬그머니 '창조' 라는 그럴싸한 말을 갖다붙였놨다. 그러곤 1인 창조기업이 뭔가 미래적인 접근이거나 창조적인 비즈니스인양 부추기며 고실업 시대의 대안인양 떠들어댄다. 분명 1인 창조기업으로의 창업을 부추기면서 청년실업자들의 실업상태를 해소하는 듯 보이는 접근이다. 중소기업청을 비롯해 1인 창조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비롯해서 각종 지원자금도 많다. 이번 정권 들어서고 나서 1인 창조기업이란 말을 만들어서 창업을 부추기고 있다. 뭔가 묘한 데자뷰를 겪는듯 하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일이기 때문이다. 바로 과거의 정부가 주도했던 벤처열풍과 비슷한 것이다.

벤처열풍을 주도했던 과거 정권에선 열풍의 후폭풍을 감당해야 했다. 각종 창업자금이나 지원기금들이 허투로 쓰여지거나 눈먼돈이 된 일도 많았고, 쉽게 덤빈 창업에서 실패한 후의 채무나 도덕적 해이 문제도 불거졌다. 사실 벤처라는게 고위험성을 담보한 비즈니스다. 비약하면 도박과 같을 수도 있다. 외국에선 한 나라의 정부가 고위험성을 담보한 벤처를 저렇게 육성하느라 투자를 하느냐며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고 하기까지 했다. 벤처열풍 덕분에 너도나도 창업을 했고, 덕분에 실업률은 줄고 사업자는 늘고 경제가 활성화되는 착시효과를 가져왔다. 결국 벤처열풍 속에 숨겨진 정치적 계산이 있었던 셈이고, 이에 따른 부작용이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갔다.

1인 창조기업 자체가 나쁘다는게 아니다. 분명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고, 좋은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더 근본 문제는 창업하면 다 되냐는 것이다. 창업 자체가 능사냐 말이다. 정말 아무나 1인 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느냔 것이다. 그럴싸한 이름인 1인 창조기업으로 창업을 했지만, 막상 비즈니스는 전혀 못하고 있는 백수 같은 창업자들도 꽤 많을 것이다. 창업자금만 날리는 것이고 기회비용만 쓰는 셈이다. 취직도 못하는 백수니까 그런 기회비용이라도 써야 한다고? 그 말도 맞긴하다. 하지만 그건 무책임하다. 칼도 없는 애들한테 전쟁에 나가라고 부추겨놓고, 전쟁에서 죽으니까 그래도 나가서 잘 싸웠으면 이길 기회가 있었지 않냐고 하는거나 다름없다. 준비안되고 실력안되는 1인 기업은 창업이 곧 망하는 지름길이 된다. 말이 좋아 1인 기업이지 프리랜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용시장에서 가장 약자가 프리랜서라 불리는 단기 계약직이 아니던가. 1인이 할 수 있는게 얼마나 있을까? 아무나 1인이 될 수 있는걸까?

사실 1인이라도 같은 1인이 아니다. 유능하고 경쟁력있는 프리랜서들은 충분히 1인 기업화될 수 있다. 대표적인 1인 기업들이 연예인, 스포츠스타를 비롯한 유명인들이나 저술이나 강연, 컨설팅 등 지식정보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 모두 인지도와 전문성이라는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즉, 자기 분야에서의 전문성이나 경험, 혹은 확실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1인 기업이다. 이들을 취직 못하고 있는 그냥 1인과 같은 1인이라 볼 수 있는가 말이다.
1인 기업이라고 1인 기업끼리만 경쟁하는게 아니다. 기존에 번듯한 기업과 경쟁해야하고, 신생 1인 기업이 아닌 이미 탄탄하게 자리잡은 전문가들과 경쟁해야 한다. 과연 전문성 미약하고 경험도 일천한 청년 실업자들이 1인 기업을 해서 경쟁력이 얼마나 있을까?

1인 창조기업을 부추길때 롱테일을 얘기하며 온라인에서 작은 틈새나 작은 수요도 충분히 시장성을 가진다는 말로 현혹하고, 앱스토어 열풍에 힘입어 앱개발로 대박한 개인의 사례를 소개하면서도 대박의 환상을 심어주기 바쁘다. 블로그나 개인인터넷미디어를 통해서 돈을 버는 이들도 소개되고, 이를 기반으로 책을 쓰거나 강연 활동을 하는 이들도 소개된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만으로 대박을 낼 수 있음을 자꾸 강조한다. 하지만 과연 이런 사례들만 보고 1인 기업에 덤벼들어도 되는걸까? 이런 1인 기업의 성공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 일이지, 보편화될 일은 아니다.

롱테일의 긴 꼬리에 들어간 상품은 돈이 안된다. 그걸 모두 다 파는 곳이라야 그것이 돈이 될 수 있지, 그 꼬리에 들어가는 상품을 생산해내는 이들은 돈이 안된다. 앱이 그렇다. 실제로 대박나는 상위의 극소수 앱외에는 상당수가 몇달에 한개 팔릴까 말까하는 롱테일이다. 개발비용은 커녕 인건비도 못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희박한 가능성을 가진 대박만 노리고 1인 기업에 덤벼들었을때는 대박을 차지하지 못하는 절대다수의 실패자들을 양산시킬 뿐이다. 일시적으로 실업률이 줄어들어보였어도, 시간이 지나면 손해본 실업자 혹은 빚을 진 실업자들을 대거 만들어낼 수 있는 위험함이 있는 셈이다.

참고로, 미국의 IT컨설팅 전문가 토미 에이호넌이 발표한 보고서 '앱스토어 경제학'에 따르면 아이폰 앱스토어의 유료 앱 연간 평균 순수입은 682달러(약 83만원)인 반면 평균 개발비는 3만5천달러(약 4천280만원)로 나타났다. 손익분기점 도달에만 51년이 걸리는 셈이고, 앱 개발에서 돈을 벌기 보다 잃기가 훨씬 쉽다는 얘기다. 총 다운로드 50억회 중 14.7% 정도만이 유료구매였고, 나머지는 다 무료 앱을 이용했다. 잘팔리는 유료 애플리케이션은 소수이고, 이마저도 초기에 선점된 것들도 많다. 아무리 스마트폰과 아이패드가 열풍이고, 이후 스마트TV까지 열풍이 된다해도 스마트 미디어에서 사용할 앱 개발에 뛰어드는 1인 기업으로선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아 보인다.

1인 창조기업이라는 얄팍한 수 보다는 고용을 늘리는 문제, 대기업 위주가 아닌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살리는 문제, 복지에서 근본적인 답을 찾는 문제가 더 접근되어야 하지 않겠나. 가뜩이나 임금노동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이 세계 최고인 나라다. 영세 자영업자도 엄밀히 따지면 1인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자영업을 쉽게 덤벼들었다가 빚을 가진 실업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실업율 문제를 두고 1인 창조기업을 비롯해 창업을 부추기는 것으로는 접근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가뜩이나 자영업자들이 많은데다가, 1인 창조기업 신드롬을 부추기면서 부각시킨 업종이란 것도 실제로 창업자 중 살아남을 사람들은 아주 희박해보이기 때문이다. 정치논리로 문제를 풀어선 곤란한게 바로 경제에 대한 접근이다. 한번 방향을 잘못 들이면 그 부작용이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결국 다음 정권에서 뒷감당해야하지않을까? 1인 창조기업 열풍을 부추겨놓고 일시적 경제 착시 효과를 노리는 정치권으로선 뒷감당까진 걱정 안하나보다. 그건 그들이 아니라 국민들이 감당해야할 몫이라서 그런건가. 우리 세금이 눈먼돈이 되고, 우리 세금이 정치논리로 허투로 쓰이는 것은 결국 우리 손해이지 그들의 손해는 아니라 여기는지도 모르겠다. 

난 실업자들이 모두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길 바라고, 1인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자영업이건 창업한 이들에겐 더 많은 성공의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하지만 장밋빛 환상만 심어주기엔 현실은 너무 가혹하다. 책임지지 못할 환상 심어주기와 정치논리가 결합된 접근에는 큰 우려를 표한다. 1인 기업, 생각만큼 그리 쉽지 않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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