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넋두리처럼 내뱉는 말이 있다.

“기분이 다운되기라도 하면, 나도 모르게 음식에 손이 간다니깐!
이 놈의 식탐만 없었어도, 나도 S라인인가 뭐시긴가 하는 몸매는 문제 없을텐데…”
물론, 주로 여성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조절,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바로 ‘식탐’이다. 저칼로리 음식이니, GI(Glycemic Index, 혈당수치)가 낮은 음식이니, 아무리 잘 선별해서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끊임없이 먹어대면, “매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살이 찔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하더라도, 음식조절에 실패하면 다이어트 성공은 물 건너 가는 것과 마찬가지.

생물학적으로 허기가 지면, 먹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눈 앞에 있다면, 먹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어쩌다가 기분이 우울해지기라도 하면, 자신도 모르게 냉장고 문을 열고는 허겁지겁 음식을 마구 먹어 치우게 되는 이 식탐이 문제다.

이 식탐이 ‘어쩌다가’ 빈도 정도로 생기면 그래도 괜찮은데, 사는 게 별로 재미도 없고, 마음 한 구석이 늘 허전한 듯 하기도 하고 웬지 모를 불안감으로 음식을 찾게 되는 정도이면 식탐 수준이 아니라, 폭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식탐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이런 식탐은 대개 식탐은 과도한 스트레스가 그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여, 불안하거나 불편한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음식이 댕기는 데 기인한다. 하지만, 적지 않은 경우, 이런 식탐은 ‘삶의 방향성’이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않는 경우에 생기기도 한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사는 게 재미가 없다는 것은 재미있을 만한 일이 없다는 얘기다. 이는 열정적으로 할만한 일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자신이 하는 일이 열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얘기다. 보다 확실히 말하자면, 자신이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그야말로 단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일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는 걸 의미한다. 이러니, 마음 한 구석이 늘 2%(사실, 이 보다 최소 10배는 더 크지않을까!) 부족한 듯 허전하기도 하고 열정적으로 할 일을 아직 찾지 못했으니, 웬지 모르게 불안한 것이다. 자신의 이런 허전함과 불안함을 음식으로 달래며, 위안 삼는 것이다.

원래, 인간은 지금 이 순간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것이 가장 몸에 좋다고 한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우리의 신체에 꼭 필요한 것을 우리의 몸은 스스로 인식하여 먹고 싶어짐으로써,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몸과 마음 즉 육체와 정신이 정상적인 때에 해당한다.
예컨대, 심신이 아주 건강할 때, 아이스크림이 댕기는 것은 몸에 당분이 부족하여 당분이 많은 아이스크림이 댕기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 아이스크림이 댕기는 것은 몸에 해로울 수 있다. 특히,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을 때는 자신에게 해악이 되는 음식이 더욱 댕길 수도 있다.

필자는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는 상태 중 가장 근원이 되는 것이 바로 삶의 방향성이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삶의 방향성이라는 것은 비록 아주 구체적이고 명확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내가 올바른 길로 걸어가고 있다는 느낌 정도만이라도 있어야 한다. 삶의 방향성에 대해 아직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면, 다음의 예를 보라.

요즘은 주말에만 가끔 운전을 하는 정도지만, 필자는 한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1주일에 거의 400~500 킬로 정도를 달린 때가 있었다. 네비게이션이라는 용어 자체도 생소했던 시절, 운전을 하고 낯선 길을 가다 보면, 주로 지도에 의지해 목적지를 찾아가게 된다. 아무리 중간에 길을 헤매더라도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목적지를 향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불안하지도 않고 우왕좌왕 하는 그 자체도 목적지로 가는 과정의 뜻하지 않은 즐거움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목적지로 가는 방향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을 경우, 가기는 하면서도, 이거 더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니면 과감하게 돌아가야 하나 하면서 불안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비단, 식탐의 경우만이 아닌, 자신이 지금 가고 길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거나,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면, 삶의 방향성을 점검 해 보자. 지금 내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진정 원하는 가슴 뛰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바쁜 걸음을 멈추고 곰곰이 생각해 보자.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그리고 “시작이 반이다”라는 옛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을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단 올바른 방향으로” “방향만 제대로 이라면 시작이 반이다”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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