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파는 카페가 아니라, 와인을 파는 와인바가 아니라 물을 파는 워터바, 워터카페가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백화점과 특급 호텔에 워터바가 운영되고 있는 곳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고급 레스토랑을 비롯하여 젊은층들이 많이 찾는 트렌디한 카페나 대중문화의 하나가 되어버린 스타벅스와 커피빈 같은 카페에서도 다양한 생수를 팔고 있습니다. 워터바에는 와인바의 소믈리에처럼 워터 어드바이저가 있어 각종 생수에 대한 맛과 효능도 알려주고, 칵테일 하듯 생수를 활용한 다양한 음료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이제 어디가서 물한잔 공짜로 얻어마시긴 점점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냥 물이나 한 잔 주세요' 했다간 정식 주문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테니까요.

호텔 레스토랑이나 청담동을 비롯해 고급 레스토랑이 있는 지역에선 메인 메뉴를 주문받기 전에 물에 대한 정보가 담긴 워터리스트를 보여주고 선택하게 하는 일을 쉽게 접하게 됩니다. 와인 주문할 때 와인리스트 보듯이 말이죠. 이런 레스토랑에서 고급 생수는 맥주나 와인 판매량에 버금갈 정도로 잘 팔리는 상품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모습은 뉴욕이나 런던, 파리 등에선 우리보다 한참 앞서서부터 볼 수 있었습니다. 고급 생수 시장이 유럽을 중심으로 커졌고, 워터바나 워터카페도 그쪽에서 시작되어 확산된 것이니까요. 해외여행갔다가 레스토랑에 가서 다른 음료보다 비싼 물을 마시면서 '그래도 한국은 물 인심은 후하단 말야' 라고 혼잣말을 했던 일도 이젠 정말 옛날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느새 우리나라에서도 고급 레스토랑에선 유리병 속에 담긴 프리미엄 생수를 시켜야 물을 마실 수 있고, 물 값이나 음료수 값이나 그게 그거이거나, 간혹 물 값이 더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먹는물이 처음 시판 허용된 것이 1995년이었는데, 그후로 먹는물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더니 이제 5000억원 규모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먹는물 시장 규모는 최근들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생수 시장에서 최근 들어 수입산 생수를 비롯한 고급 생수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음료시장은 정체되어 있는 상태인데, 유독 음료 중 생수시장만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탄산수나 빙하수에서부터 해양심층수, 자작나무 수액을 비롯한 각종 기능성 워터 까지 고급생수 종류는 아주 다양합니다. 심지어 500ml 한 병에 수만원 하는 것까지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국산 생수와 수입산 생수, 기능성 워터 등 100여종이 넘은 생수를 취급하는 워터바를 상설로 운영하는데, 월평균 매출 신장률이 15%대에 이릅니다. 식품매장에서 팔리는 물 중엔 만원대를 호가하는 제품도 있으니, 그런 물이 카페나 레스토랑에 가면 훨씬 비싸게 팔릴 것은 자명하겠지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음료코너에서 파는 수입 생수 종류는 매년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고급 생수시장을 노리고 워터카페와 워터바 사업을 노리는 것은 자영업자에서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기존에 와인바나 사케바가 막걸리바로 바뀌듯이, 카페가 워터카페로 바뀌는 트렌드도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높은 가치로 대접받는 물, 바로 그 물 한 잔에서 누군 또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겠지요?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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