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라선 사람들이 가진 어떤 기준도 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에겐 좀 생소할 ‘이혼식’을 통해서 본 새로운 변화에 대한 얘깁니다.
일본에선 이혼 행정업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업을 비롯해 이혼 전문 카운슬러나 이혼 플래너라는 직업도 생겨났고, 결혼식이 아닌 이혼식을 대행하는 업체까지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4월 처음 등장한 이혼식은 헤어질 부부가 가족이나 친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헤어지고 새출발을 하자는 의미로 치러진다는데, 이혼 경위를 설명하고 양육에 대한 책임이나 양육비 등 이혼에 따른 결정사항들을 참석자들을 증인삼아 공개한다고 합니다. 반지 끼워주는 대신 끼던 결혼반지를 망치로 부시는 이벤트를 한다고 합니다. 내용은 조금 달라도 형식에선 결혼식과 아주 흡사하게 전개되는 이혼식입니다. 이런 이혼식 평균 비용은 5-6만엔이고, 대개 30대 중반의 부부들이 이혼식을 치뤘다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이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라짐을 의미하고, 이혼할 대상들 중에서 가장 젊은 편에 속하는 30대 중반들이 이런 이혼식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말합니다. 물론 아직은 보편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하지만 확산되어가는 상황임에 분명하고, 점점 결혼산업의 비중에 버금갈 정도로 이혼산업도 성장해갈거란 전망입니다. 흥미로운건 오늘 뉴스를 보니 일본의 이혼식 이벤트 업체가 한국에 진출했다고 하더군요. 한국에서의 사업성을 긍정적으로 판단한 것이지요.  

심지어 이혼을 시뮬레이션 해보는 모바일 게임도 나와있습니다. '속도위반 이혼' 이라는 게임 타이틀은 이혼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게임을 진행하며 이혼이나 재결합 중 하나의 결론을 내리는 게임입니다. 이혼에 대한 인식 태도가 젊은 층에선 어느 정도로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이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혼식은 이미 10년 전부터 미국에서 시도되었습니다. 젊은 부부들이 이혼한 후에도 서로를 존중하고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이혼식을 치루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일부 교회에서도 결혼의 종말을 인정하는 식을 거행하거나, 이혼하는 커플을 위한 기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도 교회 신도들을 위한 이혼식이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혼식이 이혼을 조장하는건 절대 아닙니다. 새로운 출발이자 관계 회복을 위한 자리이니까요. 이처럼 이혼식이 가진 긍정적인 의미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여기에 이혼율은 전세계적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보니 이젠 이혼식이 하나의 문화이자 산업이 될 소지도 충분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이혼율도 세계적 수준입니다. 이혼을 더 이상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듭니다. 덕분에 황혼이혼은 점점 늘어가고, 젊은 부부들의 이혼도 늘어납니다. 이혼이 우울하고 불행할 일이 아니라, 하나의 선택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가면서, 이혼과 재혼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듭니다. 이렇듯 이혼이 증가하면서 이혼식도 하나의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고, 결혼산업과 대비되는 새로운 이혼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사회의 변화, 사람들의 생각의 변화는 늘 새로운 비즈니스로 이어져왔음을 우리는 늘 지켜봤었습니다. 보는 이에 따라선 씁쓸하겠지만, 지금 시대의 트렌드로는 이것도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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