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11월 20일) 개봉한 영화 ‘퓨리FURY’는 2차 세계대전, 전차부대를 이끄는 워 대디(브래드 피트)가 4명의 병사와 함께 탱크 퓨리를 이끌고 적진 한가운데로 진격하며 펼쳐지는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퓨리’는 리얼한 전쟁 액션과 흡입력 있는 스토리, 배우(브래드 피트, 로건 레먼, 샤이아 라보프)들의 뜨거운 열연으로 호평 받고 있다.

나는 134분 동안 이 영화를 보면서 하나의 생각에서 벗어날 수 가 없었다. ‘미국에는 이런 영화를 있는데 왜 우리나라는 이런 영화가 없는가’ 였다.

영화의 내용으로 잠시 들어가 보면 주인공인 워대디(브래드 피트)는 전쟁의 ‘전’짜도 모르는 신참에게 독일의 나치즘에 반대한 거친 표현을 과감히 표출한다. “독일인들을 다 죽여라”, “어린아이가 연필 깎는 칼을 쥐고 있어도 죽여버려라” “그들(독일군)을 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죽는다, 모조리 죽여버려라”라고… 이 대사속에서 나는 뭐가 모를 전율을 느꼈다. 반면 현실의 안타까움도 느꼈다. ​

우리나라는 1910년 8월 29일 부터 1945년 8월 13일까지 약 35년간 일본의 식민 지배속에 많은 것을 잃었다. 정신도, 문화도, 생명도, 조선인의 자존심도, 역사도, 우리의 정체성도 잃었다. ​특히 일본의 만행 중, 남경 대학살(난징 대학살)은 약 30여명에 이르는 군인과 시민들을 갖가지 방법(생 매장, 목베기, 총살 등) 학살 하였으며, 9만여명에 이르는 부녀자들을 강간했다. 오죽 잔인했으면 같은 동맹국이었던 나치 독일마저 일본을 짐승 같은 놈들이라고 욕했을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본을 대하는 태도가 왜 이렇게 관대할까? 정치, 경제, 군사적 약자이어서 일까? 용기가 없어서 일까? 그렇다면 좋다, 국가적 차원에서 대항할 힘과 용기가 없다면 영화 ‘퓨리’처럼 일본의 만행을 그대로 보여주고 그들을 향해 대항하는 강력한 영화 한편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는가? 왜 우리나라는 일본을 비하하는 ‘퓨리’와 같은 영화가 없을까? 왜 없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최근 가수 이승철씨가 일본을 방문했다가 4시간 동안 억류를 당하고 결국에는 입국 금지를 당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일본에서는 직접적인 이유를 피했지만 이승철씨가 독도에서 통일노래를 발표했는데 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서 전 세계에 배포함으로서 일본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에 입국을 거부당한 것이 사실화 되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행위는 이승철씨 한 사람을 둔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전체를 무시한 처사다. 이 문제는 일본, 중국 뿐만아니라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에도 보도가 되었다. ​사건이 있은 뒤 이승철씨는 독도에서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불렀던 ‘그날에’ 음원을 무상 배포하기로 하고 향후 발생되는 수익 역시 통일과 독도, 평화와 관련된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음원은 전 세계인들이 함께 들을 수 있는 영어 버전으로도 공개했다. 그의 결단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약자는 운신의 폭이 좁다. 주변의 눈치도 많이 봐야 한다.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결국 약자는 힘없이 쓰러진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약자가 아니다. 이젠 눈치 볼만큼 봤다. 이제는 영화 ‘퓨리’처럼, 이승철씨 처럼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죽더라도 우리의 목소리는 한 번쯤 높이고 죽어야 할 것 아닌가!

by. 정인호 박사 / VC경영연구소 대표(ijeong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