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보다 발전적 인생을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한다. 이리도 뛰어보고 저리도 뛰어본다. 결과는 제자리 걸음이다. 그래서 요즘은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갔다’라는 말도 한다. ‘있는 집안의 부모를 만났다면 이렇게 노력했으면 엄청 성공했을거야’, 또는 ‘인생이 좀 더 편하지 않았을까’라고 한탄해보지만 타고난 팔자를 어찌하랴.

다음 인물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맞춰보라.

1. 영국의 억만장자 기업가인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2. 그의 이름을 딴 증권중개회사의 창립자인 찰스 슈워브(Charles Schwab)

3. 휴대전화의 선구자인 크레이그 맥코(Craig McCaw)

4. 미국의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 창립자인 데이비드 닐먼(David Neeleman)

5. 기술 산업계의 거인 시스코의 CEO인 존 체임버스(John Chambers)

6. 킨스코의 창립자인 폴 오팔리아(Paul Orfalea)

7. 골드만삭스의 회장인 개리 콘(Gary Cohn)

위 7명의 공통점이 무엇인가? 그렇다. 부자다. 소위 성공한 사람들이다.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난독증(難讀症)을 가진 사람이다. 난독증 환자는 글을 읽고 단어들을 처리하는 뇌의 특정한 중요 부분의 회백색을 적게 갖고 있다. 이들은 그 영역에 원래 있어야 할 만큼의 뇌세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난독증은 크게 시각적 난독증, 청각적 난독증, 운동 난독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시각적 난독증이란 단어를 보고 이를 소리로 연결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말하며, 청각적 난독증이란 비슷한 소리를 구분하고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이다. 운동 난독증은 글씨 쓰기를 할 때 손을 움직이는 방향을 헷갈려 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개 미취학 시기부터 단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발음을 자주 틀리게 하거나, 말을 더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취학 초기에는 글씨를 베껴 적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학습 자체에 취미를 잃기가 쉽다.

성공한 기업가들 가운데 놀랄 만큼 많은 수가 난독증을 가지고 있다. 런던 대학교의 줄리로건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그 숫자는 대략 3분의 1에 이른다. 이 통계의 흥미로운 점은 그들이 난독증이란 장애를 가졌음에도 성공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이 성공했을까? 난독증 환자는 그들의 어머니가 책을 읽어주는 동안에 어머니의 말을 기억하고, 나중에 주위 사람들에게 그럴듯하게 그 말들을 재현하려면 자신의 한계와 맞서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불안감과 굴욕감을 극복해야 한다. 단어들을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집중해야 하며, 성공적인 재현을 위해서는 당당해져야 한다. ​시스코의 CEO인 존 체임버스(John Chambers)는 듣기와 쓰기 연습을 할 때, 그의 머리에 총구가 들이밀어져 있는 것처럼 절박했다고 한다.

그들이 성공했던 이유는 주어진 현실을 절박하게 받아들이고 실전과 같이 연습했다.(Deep practice), 또한 잦은 실패에 익숙해져 실패를 다루는 능력이 극도로 발달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상황을 볼 때 단점에 익숙해져 있어서 겁먹지 않고 기회를 잡을 노력만 기울인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회장인 개리 콘(Gary Cohn)은 “나에게 난독증이 없었다면 오늘날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절대로 첫 번째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또 놀라운 사실이 있다. 역대 창조적인 인물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조사해보니 그들 중 67%가 열여섯 살이 되기 전에 한 부모를 잃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의 되물림, 건강한 부모의 존재가 반드시 성공의 상관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결핍을 겸허히 인정하고 실전과 같은 연습으로 실패를 용인하고 기회를 찾아보라. 뇌성마비를 극복하고 한국인 최초로 미국의 조지 메이슨 대학교의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정유선 교수는 이렇게 얘기한다. “진정한 장애란 자기 자신의 마음에 한계를 긋는 일”이라고..

아직도 인생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가? 당신은 난독증 환자도 아니고 부모님도 모두 살아계시고, 뇌성마비를 가진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인가?

by. 정인호 VC경영연구소 대표(도서 <다음은 없다> 의 저자) / 경영평론가 (ijeong13@naver.com) / www.vc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