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酒: 술 )
                                       - 반성 16



명심보감 성심편에 보면 사기왈(史記曰) 교천예묘(郊天禮廟)는 비주불향(非酒不享)이요 군신붕우(君臣朋友)는 비주불의(非酒不義)요 투쟁상화(鬪爭相和)는 비주불권(非酒不勸)이라 고(故)로 주유성패이불가범음지(酒有成敗而不可泛飮之)니라



이 뜻은 ≪사기(史記)≫에 말하였다. “하늘에 교제를 지내고 사당에 제례 올림에도 술이 아니면 흠향치 않을 것이요, 임금과 신하 그리고  벗과 벗 사이에도 술이 아니면 의리가 두터워지지 않을 것이요, 싸우고 나서  서로 화해함에도 술이 아니면 권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술에 성공과 실패가 있으니 함부로 마셔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장마다. 누구나 비가 오면 생각나는 것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따끈한 국물, 부침개, 소주 이런 것들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누군가가 옆에 있어 그것들을 함께 나눈다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들을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막상 술자리를 마친 후 김영승 시인과 마찬가지로 반성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반성 16

                                                                               김영승

술에 취하여
나는 수첩에다가 뭐라고 써 놓았다
술이 깨니까
나는 그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세병쯤 소주를 마시니까
다시는 술마시지 말자
고 써 있는 글씨가 보였다

                                  ( 김영승, 반성, 민음사, 2007.)






특별히 설명이 필요 없는 시이다. 아마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술 마시고 다음 날, 이 시를 읽으면 만감이 교차될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반성을 하더라도 비가 오는 날이면 한 잔의 술과 사람에 취하고 싶다.









김영승



1959년 인천에서 태어나 제물포고와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계간「세계의 문학」가을호에「반성·시」외 3편의 시를 발표함으로써 시작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차에 실려가는 차」「취객의 꿈」「아름다운 폐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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