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족가락(知足可樂 : 만족할 줄 알면 즐거울 것이다.)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명심보감 안분편(安分篇)에 보면 경행록(景行錄)에 운(云)하였으되  지족가락(知足可樂)이요 무탐칙우(務貪則憂)니라라는 구절이 있다. 이 뜻은 ≪경행록≫에 말하였다. “만족할 줄 알면 즐거울 것이요, 탐욕에 힘쓰면 근심이 있다. 는 뜻이다.







이 글은 사람이 자신을 알고 자기의 정도에 맞추어 만족을 한다면 마음이 즐거울 뿐만 아니라 삶을 온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족할 줄  모르고 끝없는 탐욕을 추구한다면 근심과 걱정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패망의 무서운 재앙을 불러오기 쉽다는 것을 말하는 구절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란  영화를 보면서 이 문제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해 보았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시골로 집을 이사한 치히로는 엄마와 아빠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우연히 길을 잘못 들어 이상한 숲길로 접어들게 된다. 호기심 많은 아빠는 숲길로 차를 몰아 들어가고, 한참 들어가서  막다른 길에 다다르고 차에서 내린 엄마와 아빠는 건물로 들어가는데 치히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따라 나선다. 그들이 도달한 곳은 인적 없는 곳으로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고 아빠와 엄마는 음식냄새를 쫓아가서 주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음식을 먹기 시작하고,  아빠와 엄마는 돼지가 된다.




홀로 남은 치히로는 하쿠의 도움으로 유바바의 온천장에서 일을 하며 엄마와 아빠를 구할 방법을 찾는다. 마녀 유바바는 치히로의 이름 중 몇 자를 뺏어가게 되고 센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준다. 근데 이름을 뺏긴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영원히 유바바의 노예로 살아간다고 한다. 하쿠는 치히로에게 그러기 때문에 이름을 꼭 기억하라고 알려준다.  




 센이 온천장에서 일을 하고 나서 얼마 안 되어 오물신이 유바바의 온천으로 온다. 유바바는 엄청나게 더러운 오물신의 시중을 센에게 맡긴다. 그런 상황에서 지하에서 일하는 할아지와 린 그리고 얼굴없는 요괴의 도움으로 넘긴다. 센은 오물신의 몸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해 잡아당겨 보니 그것은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쏟아진다. 사실 오물신은 유명한 강의 신이었고 인간들이 강에 버린 쓰레기 때문에 강의 신의 몸이 온통 쓰레기 덩어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일로  강의 신은 경단을 하나 주고 간다. 센은 그 경단을  목욕탕을 떠돌며 많은 문제를 일으키던  얼굴없는 요괴에게 주어  다시 착한 얼굴 없는 요괴로 만든다.




 또한 하쿠가 유바바의 심부름을 갔다가 많은 부상을 받고 돌아온다. 유바바는 쓸모없다고 죽이라고 하지만 그런 하쿠를 구하기 위해 센은 노력하는데  알고 보니 유바바의 언니인 제니바의 공격을 받은 것이었다.  유바바가 제니바의 도장을 훔쳐 오라고 시켰기 때문이다. 센은 그런 하쿠에게 나머지 오물신이 준 경단을 먹게 하여 우선은 살린다.




 그러나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하쿠를 구하기 위해 센은 제니바의 집으로 간다. 그런데 제니바는 소문과 달리 착한 할머니로 욕심도 없는 사람이었고 센을 이해해 주어서 모든 어려움을 다 물리치고 이름도 찾고 아빠와 엄마의 마법도 풀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하쿠도 자기의 이름을 되찾고 모두가 행복하게 된다.




이 영화는 우선 첫 장면부터  욕심이란 것이 얼마나 많은 근심을 가지고 오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와 엄마가 돼지가 되어 버리는 장면으로 사람의 기본적인 욕망인 먹는 것에서부터 욕심 부리지 말라는 경고는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또한 이 일로 치히로는 자기 이름도 빼앗기고 아빠 엄마를 구하기 위해 많은 고난의 길을 가게 된다.  




  또한 얼굴없는 요괴의 등장하는데 처음에 이 요괴는 오물신이 왔을 때 센을 도와주고 참 착한 느낌이었는데 돈이면 다 된다는 것을 알고 사람들을 지배한다 그러나 센만은 돈으로 안 되니까 센을 데려오라고 하면서 급기야는 사람도 먹어치우고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 그래서 본래의 자기 모습을 점점 잊어가면서 추악해 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 또한 욕심을 부리면서 자기를 잊어버리고는 결국에는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많은 피해를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만족할 줄 알고 산다는 것은 자기뿐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좋은 삶, 행복한 삶을 사는데 기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감독은 문제만을 제시하지 않고 인간이 욕심부리지 않고 만족하면서 사는 것에 대한 답도 같이 해 준다고 생각한다. 센은 오물신으로부터 받은 경단을 아무 관계도 없고 꼭 그 얼굴없는 요괴를 다시 착한 요괴로 돌려야 할 책임도 없는데 그냥 준다. 그리고 그 때부터 얼굴없는 요괴는 모든 걸 다 토해내고 다시 착한 얼굴없는 요괴로 돌아간다. 바로 이것이 해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로 나누는 것으로, 센에게 있어서 경단은 엄마 아빠를 다시 사람으로 되돌려  빨리 집으로 갈 수 있었던 물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센은 먼저 서슴없이 얼굴없는 요괴한테 주어서 그를 구하고 그리고 같이 협력해서 집으로 가는 방법을 찾는다. 그래서  모두가 행복해 지는 모습으로 끝난다. 




 또한 쌍둥이 자매로 나오는 욕심많고 만족할 줄 모르는 유바바와, 유바바만큼 마술을 잘하는 언니 제니바지만 필요한 만큼만 마술을 이용하며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제니바로 대비되는 삶의 모습도 바로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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