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심능기인(知心能幾人:마음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 굿바이 마이 프랜드




 명심보감 교우편(交友篇)에 보면 상식(相識)이 만천하(滿天下)하되 지심능기인(知心能幾人)고 라는 구절이 있다. 이 뜻은 얼굴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많지만 마음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라는 것이다.




 얼굴을 아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우리는 친구라고 할 수 있다. ‘친구란 사전적 의미로 보통 친하게 어울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친하다’라는 말은 가까이 사귀어 정이 두텁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굿바이 마이프렌드라는 영화를 보면서 친구란 말이 이렇게 간단히 정의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진정으로 마음으로 서로를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에릭은 부모가 이혼을 했고, 늘 삶이 고단하다고 생각하는 엄마와 함께 산다. 그는 늘 혼자였다. 그런 그의 옆집으로 에이즈에 걸린 소년 텍스터가 이사를 온다. 둘 다 외로운 아이들인데 서로 대화를 하다가 친구가 된다.




  덱스터는 가정의 불화로 외로움을 안고 있는 에릭을 이해해주었고 에릭 역시 몸이 약한 덱스터를 진심으로 위해주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화속에서는 에릭이 에이즈를 치료하겠다고 매일매일 약초를 구하러 다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그런 정성은 정말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에이즈가 공기를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보통 사람들은 에이즈를 마치 전염병으로 생각해 에이즈 환자를 꺼려하고 엄마 또한 텍스터를 만나지 말라는 반대가 있었지만 에릭은 텍스터를 위해서, 텍스터는 에릭이 주는 차를 받아 마시다 오히려 상태가 나빠져 병원에 입원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위해서 모든 것들을 감수한다. 그런 그들을 보며 친구가 된다는 것은 아무리 나쁜 상황일지라도 서로를 믿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비록 의견은 달라도 같은 문제를 바라보며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 그것이 서로 마음이 통한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감명 깊었던 장면은 그들이 에이즈 치료약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모험을 떠나는데, 그때 미시시피 강에서 둘이 보낸 밤에 고통에 겨워 깨어난 덱스터가 에릭에게 물었던 장면이다. 덱스터는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180억 광년에 걸쳐 있대. 그만큼이나 멀리 갔는데 아무 것도 없다면, 다시 돌아올 수도 없는데 끝없이 춥고 어둡기만 하다면 어떡하지?”라고 말했다. 항상 밝고 어른스러웠던 덱스터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이에 에릭은 자신의 운동화를 쥐어주며 말했다. “이걸 가져. 무서우면 이렇게 생각해. 내가 왜 냄새나는 농구화랑 있지? 지구에 있는 게 틀림없어. 에릭이 가까운 곳에 있을 거야” 라고 말이다. 자신이 아끼는 친구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다 해도 마음만은 언제나 덱스터와 함께 하는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결국 덱스터가 두 눈을 감았을 때, 그날 밤의 대화를 잊지 않은 에릭은 자신의 운동화를 약속대로 관 속에 넣고, 덱스터의 검은 구두 한 짝을 가지고 나와 강물에 띄워 보낸다. 이렇게 그들은 슬픈 이별을 맞게 되었다. 그러나 이 장면은 덱스터가 이 세상을 떠났어도 그들의 마음은 언제나 함께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친구란 그런 것이 아닐까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아껴주고 사랑해주며 육체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정신만은 항상 함께할 수 있고 교감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우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친구,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너무나 쉽게 사용하는 말 중에 하나이지만, 진정으로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준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요즘과 같이 경쟁이 심화되고, 자기의 이익을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더욱 더 그러하다. 그러나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의리를 지키며,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상대방에게 헌신적으로 대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친구의 존재는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타인에게 이러한 진정한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노력이 실행될 때, 점점 더 각박해지고 정이 메말라 가는 요즘의 현대 사회가 한층 더 여유로워지고 풍요로워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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