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지이복(天報之以福: 하늘이 복으로써 이에 보답한다.)  

                         - 블러드 다이아몬드 




 명심보감 계선편(繼善篇)에 보면 위선자는(爲善者)는 천(天)이 보지이복(報之以福)하고 위불선자(爲不善者)는 天(천)이 報之以禍(보지이화)라는 구절이 있다. 이 뜻은 “착한 일을 하는 자에게는 하늘이 복으로써 이에 보답하고, 악한 일을 하는 자에게는 하늘이 재앙으로써 이에 보답한다.” 라는 것이다.




 새해 첫날이면 우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면서 한 해를 시작한다. 그렇다면 복을 받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계선편에서는 착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고 정의내린다. 그러면  착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점심 값이라도 대신 내 주는 사람, 내 업무를 덜어 주는 사람, 나한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착한 사람일까.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내가 봤던 어떤 영화보다도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해 주었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99년 시에라리온, 내전이 다이아몬드 지역 지배를 두고 벌어진다. 수 천명이 죽고, 수 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소박하지만 단란한 생활을 하던 솔로몬 반디의 가족도 어느 날 들이닥친 반군으로 인하여 그들의 삶은 송두리째 바꿔진다. 솔로몬은 잡혀서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끌려가서 노예 생활을 하게 되고, 아들인 반디도 반군으로 끌려가고 모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그러던 중에 솔로몬은 핑크 다이아몬드를 발견해 몰래 숨기려 하지만 감시인에게 적발된다. 그러나 그 순간 정부군의 습격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지게 되지만 불행히도 감옥에 다시 갇히게 된다. 그 감옥에서 솔로몬은 밀거래를 통해서 다이아몬드를 얻고 있던 용병 대니 아처와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아처는 솔로몬이 엄청나게 크고 희귀한 다이아몬드를 발견해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는 그 다이아몬드가 새로운 세상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것을 얻기 위해  솔로몬에게 접근한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순박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어부 솔로몬은 선한 사람, 돈을 쫓고 속이기 좋아하는 교활한 밀수업자 아처는 악한 사람이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계선편의 구절처럼 솔로몬은 해피엔딩으로 아처는 비극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영화의 결말은 나의 예상대로였지만, 아처의 죽음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내게 긴 여운을 남겼다.


 그것은 솔로몬이 핑크 다이아몬드를 반군세력의 지배지역에 숨겨 놓았는데 그곳은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기에, 다이아몬드 산업의 부패를 폭로하고자 하는 보웬 기자의 도움으로 그곳으로 가게 된다. 거기에서 결국 그들은 디아와 다이아몬드를 다시 찾지만 아처는 총을 맞아 부상을 입게 되고, 솔로몬에게 그의 아들과 함께 다이아몬드를 가져가라고 말한다. 그리고 홀로 뒤에 남아 그들을 위해 죽을 것을 선택한다. 결국 그의 희생과 보웬의 도움으로 솔로몬은 가족들과 함께 영국으로 온다.


 솔로몬과 보웬은 엄청난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는 다이아몬드 산업이, 아프리카의 부패한 정권에 의해 다이아몬드의 채굴과정에서 저임금, 강제노동, 아동착취의 등의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는 현실과 돈세탁 과정을 거쳐 분쟁지역의 군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을 고발하여 피 묻은 다이아몬드의 진실에 대하여 세계에 알리게 된다.


 삶은 어쩌면 계속되는 선택의 상황일지도 모른다.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그 사람의 몫이다. 아처는 처음부터 착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선함을 선택한다. 그로인하여 비록 그는 죽지만 솔로몬 반디의 가족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세상이 정의로워지는데 기여한다.


 아처와 더불어 내가 또 생각해 보았던 것은 솔로몬 반디의 아들인 디아인데 그는 평범한 아이였다. 그러나 테러집단에 납치되어 잔인한 테러범이 되기 위한 훈련과 세뇌교육을 받은 후 점점 폭력과 살인에 무감각해지고 급기야 자신을 찾으러 온 아버지에게도 총을 겨누게 된다. 그것은 선과 악에 있어 환경의 영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즉 악한 행동만을 하는 반군들속에서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은 무의미해졌고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추구하는 행동을  곧 선으로 인식한 것이다. 이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써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또한 절대적으로 선한 사람, 절대적으로 악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선을 행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하늘의 복은 선을 선택하고 선을 행하려고 노력하는 인간의 자세에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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