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서 상사로 모셨던 분의 자녀 혼사가 있어서 주말에 한 성당을 다녀왔습니다. 현직에 있는 임직원도 있었지만 오래 전에 퇴직해 근황이 궁금했던 반가운 얼굴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건설현장에서 같이 동고동락했던 동료나 선후배들입니다. 얼굴경영학을 공부한 인연으로 얼굴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얼굴을 보면 <은퇴 후유증>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그동안 어떤 삶의 여정을 걸어왔는지 대략 보이기 때문입니다.

 

 건설 전공을 살려서 감리 현장이나 계열사 아니면 전문 업체에 재취업한 동료나 선후배는 그나마 괜찮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멀리 아프리카 오지에 나가서 제 2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선배도 있습니다. 커피재료 납품업체를 운영하는 과거의 동료, 보험설계사로 새 출발한 후배도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진 것 같다고 하던 동료 선후배들이 나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백수생활로 얼굴색이 그리 좋지 않고 말이 없는 선배도 있어서 마음이 무척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은퇴는 누구에게나 온다.>는 것입니다. 어떤 은퇴전문가가 본인이 실제로 막상 은퇴를 하고는 자신이 멘붕에 빠졌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막연히 어떻게 되겠지 하고 퇴직하면 우울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 뿐 입니다. 요즘 불황이 계속 되면서 구조조정이 계속 진행 중 입니다. 특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에 의해서 퇴직을 당하면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후유증을 겪게 됩니다.

 

 심리학자 라이카르드는 은퇴자의 유형을 다섯 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우선 은퇴 후 늙어가는 자신의 삶을 그대로 받아드리는 <성숙형>과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무거운 책임에서 벗어나 조용한 생활을 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은둔형>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 두 가지는 순응하는 유형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장형>은 늙어감과 소외에 대한 불안이 심한 경우이며 <분노형>은 은퇴 후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자신의 인생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 못하고 은퇴를 했다고 비통해 한다고 합니다. <자학형>은 은퇴 후 자신의 삶을 실패로 보고 비통해 하지만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고 자신을 꾸짖는 유형입니다.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은퇴 후유증>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언제든지 을(乙)이 될 자세를 갖추기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허세와 체면 버리기 ●사람과의 관계, 건강, 취미, 자산 잘 챙기기는 필수 ●소득, 자식, 창업, 사기 등 위험(크레바스) 요소 제거하기 ●새로운 꿈을 꾸고 호기심 충만한 생활 습성 갖기 ●나이를 초월해 자신만의 방식대로 근사하게 살아가는 <어모털(Amortal)족> 되기 ⓒ강충구201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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