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모 대학 교수 퇴임식이 있었다. <000 교수님 퇴임식>에 늘 익숙한 우리에게 낯선 플랜카드가 보였다. 거기엔 <000교수님 환륜식(換輪式> 이라고 붙여 있었다. 왠 환륜식? 은퇴는 영어로 Retirement이다. 바퀴를 바뀌어 끼운다는 뜻인데 “퇴임은 무슨 퇴임식이냐 환륜식이지?” 라고 그 교수가 주장했다고 한다.

 우리네 인생 이제는 100세 시대라고 한다. 과거에는 인생을 3기로 분류했다. 부모님 보호아래 공부하고 취직하기가 1기(0~25세), 취업하고 결혼하고 퇴직하기가 2기(25~60세), 그리고 70세 후반 죽음에 이르는 시기가 3기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가 더 있어 <4기>까지 다. 퇴직 후 30년과 그 이후 죽을 때(3기 및 4기)까지로 나눈다고 한다.

 재불(在佛)화가 한 묵 씨가 백수(白壽 99세)를 맞이하여 <논현동 갤러리 현대> 전시장에서 개인전을 연다고 한다. 샘표식품 박승복 회장은 올해 90세인데 흑초로 건강을 유지하며 황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 안과 이사장은 올해 84세로 최고령 대학교수이다. <총장 오빠>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다. 나이를 잊고 인생 3기를 보내는 대표적 인물들이다.

 지질학자 이상만 서울대 명예교수는 올해로 86세이다. 가수 이문세 씨의  장인이며 부인이 현대무용 개척자 육완순 씨이기도 하다. 그는 인생 2기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지질학자,  인생 3기에는 시인과 수필가 그리고 동양화와 서예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중국여행을 위해 80세에 중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그는 101세가 되면 담담한 심정으로 물러가겠다고 한다.

“ 내 인생에 은퇴는 없다. 은퇴는 죽을 때 하는 것이다.”라고 김희수 총장은 말한다.  진정한 인생은  <인생 3기> 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기왕이면 <인생 3기>가 <인생 2기>를 위한 직업과 관련된 것은 버리고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더 이상 나이 탓 하지 말고 최고의 날을 위해 뛰어보자.

 인생 3기엔 우리 모두 타이어를 바꿔 달아보자. 바퀴를 다는 의식(換輪)을 해보자. 바꿀 타이어가 없으면 빌려서라도 달아보자. 그래야 굴러 갈 게 아닌가? 은퇴 시공의 첫 작업은 오래된 바퀴를 빼고 새로운 바퀴를 다는 일이다. ⓒ강충구201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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